벌써 새해도 삼일이 흐르고 있는데…

새해의첫날성당엘갔다.

성모마리아대축일미사를드리려고기대를잔뜩했는데유아방아이들돌보는순번이돌아왔기에

혹시나오늘같은날은건너뛸수있으려나하면서친교실을가보았더니부모님들이기다리고계신다.

할수없이(?)그러면서도기쁜마음으로아이들을데리고놀이방으로올라갔다.

아이들과함께있으면그렇게마음이좋을수가없다.그들의포송포송한볼에내볼을비비면마냥행복하고

그들의포동한손을잡고엉덩이를두드리면그렇게기쁠수가없다.안아주고잡아흔들고그렇게아이들과

함께하다보면방금전에지지궁상이던마음도다날라가버린다.

난또어렸을때부터모창이나모성을잘해서아이들한테책도온갖쇼를다부리면서읽어주는데그걸듣는

아이들의눈동자가날한없이끌어잡아당긴다.내안의감성에불을지르고자극하여젖먹던힘까지낸다는

말을이해하게되고온갖재주를다부려보인다.일전에수녀님께서보시곤내게완전아이들과노는게딱이다

라고하셨다.나도내가왜유아학과를전공안하고유아방교사가안되었는지모를지경이다.

사람들이흔히하는말로나이가들어가면서아이들을더욱이뻐하게된다고하는데난어려서부터아이들을

좋아하긴했지만그말이맞는듯하다.나이가들어갈수록아이들이더욱이뻐진다.이젠그저바라만보긴

성이안차서꼭안고볼을비비고만져야만직성이풀린다.그들을느끼고싶은것이다.

그렇게새해첫날을보내고집으로돌아와쉬고있다가둘째조카대모님께서초대하신저녁식사초대에가나

마나고민하다가결국집에서있기로했다.그이도가고싶지않다하고나역시도조금은편하게집에서있고

싶기에동생네식구만데려다주고집으로돌아왔다.

그리고그다음날인어제는조금늦게일어나여유를부리다점심식사초대받은곳에동생네와그이와함께갔다.

동생과내가특히이뻐하는유빈이라는꼬마아가씨가있는데한번내방에사진도올린적이있고만세살어린

꼬마가존댓말을쓰면서너무귀여워서한인학교와성당에만가면안아주고뽀뽀해주는아이다.내가잠시딴눈을

팔면그꼬마도섭섭해하는눈치를보낸다.정말딸이라도삼고싶을정도로이뻐하는아이이다.

유빈이의아빠가특히야구를좋아했어서우리제부를보곤무지반가와했고천주교송년파티에서도한테이블에

앉아대화도많이나누고그때남편과도일면식이있었고제부가바로다음날떠나기에함께점심이나먹자고우릴

초대하였는데유빈의엄마가또아이를가져삼월이예정일이라몸도무겁고미안한마음이었지만초대에응하게

된것이었다.

점심을맛나게먹고또지난번송년파티에서의비디오도보면서즐거운시간을보내다돌아왔다.그리고유빈의

아빠와신에대해서도대화를조금나누면서나랑생각이많이비슷한걸느끼고더욱더친근감이들었다.세상엔

생각이비슷한사람들이종종있고그걸발견할때의기쁨이란무엇과도비교할수없을정도인데짧은순간이지만

아주흡족하고행복했던순간이었다.유빈엄마역시교양있고차분하고이지적인분으로두분이아주잘어울린다

는생각을늘해오고있었는데집을방문하고보니더욱확실히그런느낌이들었다.

오늘아침일찍제부가여길떠나는데그이도출근길에들러인사나누고나는공항까지배웅을나갔는데거기에서

또유빈의아빠를만났다.일부러아침일찍이비행기안에서심심할때먹으라고계란까지삶아들고나와주신

거였다.우리모두감동먹고정말로좋은벗으로제부의가슴에새겨진듯하다.아쉬워하며이별을마치곤잠시

카페에앉아커피를마시며대화를나누다헤어졌다.차가운기온과는상관없이마음은따뜻해지면서말이다.

동생은며칠전부터감기기운으로골골했는데제부가떠난후집에돌아가선자라고했지만긴장도풀리고얼마간

몸살을앓을듯싶다.남편과일년에한번만나는기러기엄마노릇하랴또뒤늦게공부하랴고생이이만저만이

아닌데오늘웬지돌아들어가는동생의뒷모습이안되어보인다.큰조카에게오늘은엄마괴롭히지(?)말고

너희들이알아서해먹고엄마좀챙겨주라했다.말안해도잘할아이들이지만또노파심으로….

나역시도제부가떠나고이른아침조금잠을설쳐멍한상태이지만쏜살같이흘렀던시간의흐름속에서모처럼

해방되어목욕도하면서여유를부려보고싶다.조금있으면아이들이깨어나또정신없어질지도모르지만

얼마동안이라도조용한나만의시간으로음악을들으며생각들을정리해봐야겠다.그러고보니아직새해결심도

작심하고한게없는듯하다.이게과연자연스러워지는것일까아님무덤덤해지는것일까또숙고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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