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이야기 6

여기서조금이전의잊었던얘기를하고싶다.

내가아주어렸을때기억이가물가물하지만아마도초등학교도들어가기전부터우리동네에서함께살고

내기억이떠오르기시작하는건초등학교때인듯한데아무튼우리집과친하게지냈던집이있었다.

말이친하게지냈던이지사실로보자면그집은점점뻗어나가는아저씨의막강한힘을가지고있었고우리어머니와

그집아줌마가이웃으로친하고서로좋게생각하고특히가까운피붙이도많지않은우리어머니께서더마음을

의지하셨다는게솔직한얘기일것이다.실지로아줌마께서어머니보다두살위이시니언니도없는어머니께는

친언니같으셨던것같다.

그집엔나보다두살위인언니와나랑동갑인남자아이,그리고내동생보다한살위인남자아이이렇게삼남매가

있었다.초등학교때그집에놀러가면그렇게좋을수가없었다.동생과함께다섯명이너무재미있게놀았고

또우리어머니와그집아주머니께서좀많이닮으신듯하여어린시절엔정말로이모인줄로착각하기도했다.

그래서친척집놀러가듯어린시절그집만간다면기대에부풀었었고실지로도너무즐거웠다.

두살위인언니가대장으로그리고그다음엔나와내동생이나랑동갑인친구와그동생을데리고노는그런관계를

형성했던것같다.어린시절엔특히나남자보단여자애들이더영악하기도하고담대하듯그집두남자아이들은

그저순진하고조금은꺼벙하기도했던것같다.우린걔네들얼굴에화장도시키고이래라저래라하면서코치를

하였었고언니와더불어아주그걸즐거워들했었다.그렇게어린시절부터함께커나가는친구사이가되었다.

그집아저씨께선공직에계셨었고승승장구로운을타셔서나중엔중요한정부인사가되셨지만우리어린아이들은

그런것에아랑곳않고순수한동심을지키며자랄수록얼굴볼기회는줄었지만마음속에좋은추억을늘지니고

있었다.중학교때다섯명이서함께영화도보러갔었고또고등학교때부모님께서여름피서를떠나셔서홀로

집을지키고있을때언니와나랑동갑인영0이가집에와서함께지내주기도했었다.

나는사실영0이를남자로생각했던적이별로없는듯한데(얼굴도잘났고점점자라면서멋진모습이긴했지만

웬지어렸을적조금은꺼벙한모습이더생각나그저친구로만생각되었다.)그아이랑그런쪽으로대화도하지

않았었고그아이또한자기마음을내놓고이렇다라고할정도로베포가없어서그렇게친구로만지냈었다.

그러다대학을가게되었을때돼서야평소공부를잘했었다는나는별볼일없는그저그런대학을가게되었지만

그아인서울에서제일이라는S대를들어가고보니그때부터웬지좀내가주눅이들었던게사실이다.그리고

영0이가미팅을한번하자고해서단체로미팅을하게되었는데그쪽애들이내놓고우리여자쪽을무시해서화도

나고자존심마구구겨졌던기억이생생하다.그때영0이는무척이나미안해했었고.그아이도그렇지만친구들도

하나같이다들조금은’하버드대학의공부벌레들’에나오는주인공들마냥독특하고개성이넘쳤던기억이난다.

대학생이되고나서가끔그집에놀러가면그때부턴웬지서로가내우를하는듯조금불편했던기억도있고

그아이가내가영문과에다니니까비틀즈의노래를틀어주며이노래들이영어로다들리고이해가되냐고물은

적도있다.그냥보면모를까노래로듣고이해한다는건정말어려운거라고난대답을했었고.

내생일날내친구들과그아이도초대를하고또내가사귀던사람도다초대해서먹고떠들고한참을얘기할때만

해도난그아이가날어려서부터계속좋아했었고이성으로느꼈다는걸눈치채지못하고있었다.난웬지그아인

여자에관심도없고그런쪽과는거리가멀어도한참멀다는고정관념을가지고있었던듯하다.

가끔언니랑얘기하다보면"우리영0이는너는뭐든지다잘하는줄알아.어렸을때부터너만보면그냥좋아라

했고너를완전히공주처럼생각했었지."란말을했었는데그때난영0이가그저우리집환경을알고날안되었다

라고만생각한다고단정짓고있었다.그저동정어린눈길로그렇게봐주는거라고.그리고웬지그아인나랑

남녀관계로는발전할수없는그런머나먼곳에있는현실이아닌다른세계의아이일뿐이라고지레마음을먹었고

또그때이미내겐사랑하는사람이있었고말이다.

지금돌이켜보면나도그아이가좋게느껴지고사랑했던사람과결혼을하지않으려고마음을먹고그가군대간

다음의도적으로멀리하면서영0이와가까와지면어떨까를생각해본적도있긴하다.그런데생각을해보니괜시리

그런사이가되면우리어머니와아줌마사이가어색해질것같고그동안쌓아왔던두집안의우정과신뢰가무너질

수도있음이깨달아지면서마음을접었다.순진하고착하면서거기다전도가양양해보이는그아이에게순간적으로

마음이쏠리긴했었지만내마음을다잡았다.그냥좋은친구로만기억하자고.괜히부담스러운파장은일으키지

말자고.

그렇게서로자기생활에바쁘게살다가내가결혼을하게되었고결혼식에나타난영0이는내가봐도한눈에눈치

수있을만큼곤혹스럽고힘들어하는기색이완연했고그게내마음한구석을묵직하게만들었지만후에언니에게

말을듣곤더욱강하게날짓누르게되었다.이미돌이킬수없게되었지만말이다.

"정생아.우리영0이는원래부터자기의사를내놓고하는애가아니잖아.걔가너결혼식날얼마나상심하고

가슴아파했는지아니?너가걔를잡았다면너랑우리영0이랑은분명잘될수있었는데…."약한게인간이고

나역시도약하디약한인간이다보니그말을듣는순간흔들리고가슴이싸했던기억이있다.특히나결혼초부터

실망하고후회스러웠기에더욱더그랬다고나할까?그러기에운명은어쩔수없다는말들을하나보다그렇게

생각했던시절이었다.어쩜안이루어졌기에더욱아스라하게애타고싸한게아닐까싶기도했고.

그렇게난결혼을했고그아인미국으로유학을가고한참을더있다내가미국에이민을가고난후한국에

나와좋은규수를만나결혼을하였고지금은대학교수로지내고있다.아마지금은마음속에서나를그런상대론

지우고가슴한편에추억으로간직하며아마내일(?)을생각하며가끔은가슴도아파하면서잘살고있으리라믿는다.

나역시그가좋은여자를만나서정말로행복하게잘살고있어기쁘고재작년말쯤엔미국에공부할겸와있다고

통화를한번하고잠시옛추억에젖었던적도있었다.그렇게추억은남아있고시간은흐르고있는것이다.

우리는현실이아닌추억속을가끔은항해하며그리움속에나를맡기게되고그러고도싶게되는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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