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의 제국’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읽고…

내가책한권이아니고몇권의책을각각다른장소에구비하고늘읽고있다는얘기는어디선가한듯하다.

그런와중에베르나르베르베르의이책’천사들의제국’을읽게되었는데너무도흥미진진해다른책들은거들떠도

안보고순식간에다읽어버렸다.이책보다는’타나토노트’란책이순서로는먼저라는데집에있긴하지만어쩌다

이책을먼저집어들게되어순서를바꾸게되었는데사실그렇게중요한문제같진않다.

베르나르베르베르의’나무’와’뇌’를읽고또그의이력을보곤참으로박식하고상상력이뛰어난사람이라여겨

한동안많이부러웠던적이있는데이책을읽는내내에도그런부러움이모락모락피어올라글에집중하기가

좀어려웠던것도사실이다.왜신은공평치않으실까부터그가문학적으로도우리보다는월등한곳에태어나(프랑스

는많은철학과문학의寶庫가사실이니까…)좋은글들을일찍부터자기나라말로읽고느낄수있었던것까지

모두가부러움의대상이었다.그러면서나는어려서부터하나면오직그것만알고고지식하게지내온게내사고의

영역을틀어막은듯하여그게아쉽고불운이란자포자기의마음까지되어버렸다.

책제목대로천사들의나라를들려주는이책은우리인간들을천사의입장에서내려다보고또인간들의직접적인

목소리를통해서도인간과천사의입장과한계를분명히보여주기에우선은우리인간을탐구할수있는좋은얘기

거리이고또한불완전한인간들을’환생’이라는지옥(?)로부터벗어나게도와주려는착한천사들의모습을보여준다.

천사들간에도역시나인간처럼불협화음이있을수있고그들에게도역시나등급이있는등상상의나래를마음껏

펼쳐우리들이책에서눈을뗄수없게만드는매력이넘친다.또한천사와인간사이에는’떠도는영혼’이란자살

하거나원한이너무사무쳐천국엔올라가보지조차못한귀신들의얘기까지더해져흥미를더한다.

일단대략의줄거리는미카엘팽송이란사람이사후천국에올라가에밀졸라라는천사의변호에힘입어인간으로

다시환생하려던순간에천사로바뀌어져인간셋을돌보는천사의역할을하게되는것으로시작된다.그에게

할당된세인간은바로그의’의뢰인’이되며그는그들을잘도와그들역시인간으로다시환생하지않고천사가

되게하는업무를맞게된것인데여기엔인간의어쩔수없는’자유의지’가들어가기에전적으로인간들을입맛에

맞게만들수는없는노릇이고그저결정적순간에도움을줄순있다는법칙이있다.

또한그법칙은직감이나꿈,징표,영매등을통한간접적인영향을미쳐야한다는것이고천사들이그들의임무에

충실하여인간이사후천국에도착했을때600점이넘어천사가되면그천사는보다높은단계로격상된다.또

미카엘을관장하는지도천사가있는데그는이미천사임에도불구하고역시나인간에게서보여지는갈등과의심과

시기,질투등의감정을지닌천사들을바람직한방향으로이끄는역할을한다.미카엘과그의동료천사라울은

과연천사위에는어떤게존재할까에대해서무한한호기심을품고자신들이풀어나가고자노력하고실행한다.

베르나르베르베르는그의박학다식으로여기저기서절묘하고도재미난얘깃거리를적절히구사하는데그의타고나

보이는듯한말재주(혹은글재주)에도박수를보내지만역시나많은공부의흔적을볼수가있었다.또한중간중간

보이는그의철학을대변하는<상대적이며절대적인지식의백과서전>에서도고개를많이끄덕이게된다.그의

철학엔동양의사상도많이발견되고그가느끼는상상의세계와접목되어특이한분위기의새로운스토리가샘처럼

퐁퐁솟아나는듯하다.

우리인간들의비극이란어찌보면모두다자기위주로세상을본다는거아닐까란생각을평소했었던나로써는

그렇게자기위주의이기적판단으로타인을재단하고타인과의소통이그저공허한메아리로밖에끝날수없음이

사실로이책에서도보여지긴하지만그렇더라도노력마저안한다면우리의존재이유는당위성을잃고끝내끝없이

떠도는가여운영혼밖엔다름아니다라는것을알게된소득이있다.

또한호기심많은나같은사람에게는그의모든이야기들이사실이아닐까란상상을불러일으키며한동안마음을

싱숭생숭하게만드는재주또한그의탁월함이아닐까싶고조금은황당스럽게느껴질수있는이야기의전개와

더불어전반적으로느낄수있는삶과인간에대한따뜻한시선(주로결론에서그리비쳐진다.과정은많이암울하고

비관적이더라도…)이너무도좋다.그는솔직담백하고순수한영혼이분명한듯하다.인간의구원의문제를천사의

힘을빌리긴하였어도결국인간의자유의지에의한그들의’승리’를믿는결말이맘에들었다.상투적으로보일

수도있는문제이지만나는이런식의결론이좋다.그래야희망이있을테니까…

그래서마지막’아마겟돈전쟁’의장면에선손에땀을쥐게하면서착한천사들은사랑을칼로삼고유머를방패로

삼아증오를칼로삼고결멸을방패로삼는악한천사들을무찌르는데(사실어감도그렇고무찌른다기보다는

그들을감화한다는게더맞지싶다.)더할나위없이통꽤했고’선’의승리를축하하게되는것이었다.

황당하고거창한문제가될수도있는주제를다룬이책이또주는재미로는등장인물들인데요즘세상에서선망이

되는그런직업군(작가,군인,영화배우)과프랑스,러시아,미국,한국이라는국적을가진주인공들의얘기가현실감

있게다가온다는것이다.그중에서도특히나한국여자가작가자신을보여주는듯한주인공’쟈크’의아내가되어

그와영혼의동반자가되고해로를하는모습이보기좋았다.이건순전히나만의느낌일수도있겠지만그의

독자층이두꺼운나라를선택한것이그의유머의한단면이아닐까란추측을해보았다.ㅎㅎ

신의존재를부정하지는않지만인간의자유의지에힘을많이실어주고그러면서도결함있고나약한인간을돌보아

주는수호천사의이미지를형상화함으로써앞으로의우리인간들이더욱자신을닦고’선’으로향하려는노력을

기울여야한다는교훈과또한동양의윤회사상을곁들여이승의삶이결코끝일수없다는암시를주므로써현생의

삶에더욱책임있게대처할수있게이끄는점이좋았고결국은선이승리한다는’권선징악’의대결말을보여주므로

우리들의의지를고양한것에도흡족했다.

무조건신에게만의지하려는,인간의본질의끈을놓아버리는듯한태도보다는인간의자유의지와함께궁극적인

선으로향한다는그의결말은그래서나처럼율법과원칙보다는과정의선함을중요시하는사람에겐더할나위없는

달콤함으로다가왔고설혹그의본의는그것이아니었을지라도그의책을접함으로내가그리느꼈다면그것이더욱

중요하고의미있는일아니겠나싶어졌다.어차피책을읽고느끼는감상은사람마다차이가있을수있다는전제와

<오해와편견>이라는어쩔수없는불가피성에도은근히기대고싶어지면서말이다.

*사족으로열두살무렵부터개미를관찰했고그때부터개미만가지고20여년의세월을보내며개미에관한소설을

쓰기위해1120번의개작을거치면서2년동안컴퓨터와씨름했다는베르나르베르베르의인내심과탐구정신에경의를표한다.그는직접집안에개미집을들여다놓고개미를기르며그들의생태를관찰한것은물론이고아프리카의

마냥개미를탐구하러갔다가개미떼의공격을받고죽을고비를넘기기도했다고한다.위대한작가의탄생은결코

저절로이루어지는것이아님을입증한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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