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뒤바꾼 여인들 이야기 5 ‘라일라 할레드’

‘아랍의잔다르크’라고불리우는라일라할레드.
그녀는1945년지중해의항구도시하이파에서넉넉한집안의열둘자녀중하나로태어났다.
그녀가세살나던1948년유태인들이팔레스타인에이스라엘을세우면서행복했던그녀의가족을비롯

수많은팔레스타인난민이속출하게되었는데그녀는고향에서쫒겨나난민캠프를거쳐친척이있는

레바논으로가게되었고그후로예기치않은삶을영위하게된다.

뛰어난학업성적으로록펠러재단장학금을타서레바논의수도인베이루트에있는아메리칸대학에진학하여

법학을공부하던그녀는난민캠프에서영양실조로아버지가죽고홀로된엄마와형제들의고통을대할때마다

울분을느끼다가결국아랍민족주의에빠져들게되고대학시절알고지내던남자친구를따라게릴라조직에

들어갔는데그녀가들어간PFLP라는단체는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내에서도제일과격한단체였다.

그녀를세상에알리게된건1969년로마를떠나텔아비브로향하던미국TWA항공기납치사건이었는데그녀는

그당시스물네살의매력적으로보이는젊은여자하이재커였기에전세계매스콤의시선을받게되었다.

그당시그비행기에탔던영국인사업가가그녀에게’당신은정말그런일을할사람같지않았소’라고후에

다른장소에서말하자그녀는이렇게대답했다고한다."아무도제가놀란것의반만큼도놀라지않았을겁니다.

사실저는나뭇잎처럼떨었답니다."

그녀는자신조차놀랄정도로떨면서도자신의신념을지켜내고그걸몸소실천해보였다.여자하이재커로

이름을날리며그녀는자신의투쟁으로세계에팔레스타인이라는나라가존재한다는것,그들이어떤처지로,

왜싸운다는걸보여준것이다.폭력을미화할생각은없지만사실어느누구도관심갖지않는사안을드러내고

싶을때그들이택할수있는방법이이런것말고또무엇이있을까싶기도하다.온세계의강대국이이스라엘

편으로기울고조그만나라에대해선애써외면하려할때말이다.

그녀는자신을혁명과결혼했다고하며그이후로도무기사용법과사상교육을게릴라훈련소에서10대돌격

요원들에게시겼고팔레스타인젊은이들사이에팬클럽까지만들어질정도로그들의영웅이되었다.한때

중학교에서영어를가르치던그녀의이력이실로극과극으로바뀌게된것이다.평범했을한여인의삶을

역사의한장이담대한운동가로바꿔놓은예가아닐수없다.또한그녀는눈꼬리가위로치켜올라가고

광대뼈가두드러져변장하기가어려웠는데마취시설도없는병원에서다섯달이나성형수술을받고두번째

임무를따냈을만큼신념에철저한,강인한여인이었다.

그녀는1970년신혼부부를위장해암스테르담공항에서뉴욕으로향하는이스라엘항공비행기에올랐고역시

하이재킹을시도하다실패하여영국히드로공항에내려런던경시청에구속되었다.그녀가구속되자그녀를

비롯테러리스트들을빼내기위해PFLP는여러군데서하이재킹을단행했고그녀를자신의나라로넘겨달라고

영국과치열한외교전을벌였던이스라엘은국제법을내세워거부한영국에승복했지만그녀의행방을계속

‘모사드'(이스라엘정보부)요원들을통하여추적해암살하려고했다.

1970년9월영국에서풀려난후그녀의행방을아는사람은거의없었는데그녀가다시세계의이목을집중시킨

것은1980년코펜하겐에서열린유엔여성회의에서팔레스타인대표로참석했을때였다.그녀에게는세계여러

곳으로부터초청장이몰려들었지만그녀는모두거절하고자신의조국으로돌아갔는데이것역시모사드를

의식한때문이었고그후로도몇차례나죽을고비를넘기기도했다.

그녀는1970년이후로더이상하이재킹에서는손을떼었지만여전히훈련교관으로활발히활동했고1980년

이후론일선에서벗어나행정직(난민캠프의사회복지문제)을맡았다.1985년팔레스타인인민여성위원회가

발족되어초대회장으로선출된후그녀는어머니들이인티파다(저항운동)에참여할수있도록돕는일을하고있다.

현역에서물러났지만그녀는여전히팔레스타인들의투사이며영웅이고한번의이혼을겪고지금은의사인남편과

두아들들과다마스쿠스의난민캠프에서살고있다.

어떤시각으로보느냐에따라극명한대립적견해를보일수있는테러리스트에대한나의생각이약간은동정적이고

어느정도의당위성을부여할수있었던것도이여인의얘기를읽고나서이고팔레스타인에대한인식도변한게

사실이다.그들이이스라엘에대항할수밖에없는그들의처절한투쟁에차라리공감도가면서식자층까지테러에

가담할수밖에없는현실에마치우리과거질곡의역사를보는것같은안타까움도있다.힘있는자들이세계사

쓰고있고힘없는민족은어쩔수없는패배와피해자가될수밖에없는무시할수없는현실을인식하게되고말이다.

세계사의위치에서우리나라의처지를대비해보게되는것도피할수없는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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