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니….

어제블러그에글하나올리려고열심히글을쓰고있는데한인학교교감선생님께서전화를하셨다.

교장선생님과사모님께서는뉴욕에계시는아드님댁에다니러가셨고다음주토요일이면한인학교개강인데

아직포스터를못부치셔서마음이급하시다고하시며또안좋은소식하나를알려주신다.

한인학교교사중한분이신불어선생님께서가뜩이나소아마비로걸음이불편하신분이신데넘어지셔서무릎뼈가

부러져지금병원에입원중이시라고.그분은우리아이들처음이곳에와서불어도봐주셨던분이라나와는

남다른인연도있으셨던분이시고우리어머니또한다리불편하신장애자시니늘맘속엔그분을향한안쓰러움이

있었었다.

교감선생님께서는할일도많고마음은바쁜데함께다니시기로약속하신또다른교감선생님(중,고등부한분씩)

께서도지금차가없으셔서어찌해야할지…라고하시는데그때까지도맹초처럼말귀를못알아듣다가(아니어쩜

신경이다른곳에있었다는게더솔직한말인듯하다.내가원래두가지를한꺼번에못하고그거면그거하나에만

온신경을집중하는편이라)그러면추운날씨에두분넘고생스러우시겠단생각에겨우미치게되었다.

그래서내가차로모시고다니겠다고말씀드리고약속장소를정해만나기로하고전화를끊었다.

물론불어선생님병원에도내친김에병문안가기로했고난잠시상념에젖어들게되었다.우리아이들과외를

일년넘게봐주셨던그선생님.나보다나이는한살어리지만혼자힘겹게사셔서인지선천적으로몸도약하시고

얼굴도많이나이들어보이신다.그래도성격은강단이있고옹골지신면이강해서조금은사람들과부딪낄수도

있는직선적인편이고그래서사실나도섭섭함이마음속에남아있었다.

우리어머니께서도다리가불편하시니어머니생각을해서라도그분께늘잘해드려야겠다고생각하고난나름대로

최선을다한듯한데(지하철역에서픽업해서모셔오고모셔다드리고저녁까지꼭챙겨우리집에서드시고가시고.)

내마음같지않게마지막마무리가좀서운했었다.아이들여름방학이거의끝나갈무렵내가불어학교다니느라

픽업할형편이못된다고말씀드리고버스타시고오셔야겠다고하니처음엔그렇게오기힘들다하더니만내가잊고

한번더그렇게말씀드리자이번엔"내가그렇게지하철한번갈아타고또와서버스까지타면서여기오고싶은

마음은전혀(이부분에서유난히강조하면서)없거든요?"이러는거다.난그순간그표현의냉정함에너무놀라서

기가딱막혀버렸었다.

워낙직선적인성격인건알고있었지만사람의도리란주고받는것인데그동안의인정이나그런걸생각해서도

어찌저렇게표현할수있을까싶었고이해도되지않았다.섭섭한마음에우리아이들에게말하였더니그참에

자기들도쌓였던걸풀어놓고결국첫째는그만과외하고둘째만그선생님이제의하는대학도서실에서공부좀

더하다가그만두었다.그로써또한번사람과의소통과사람에대한공부를한셈이라고나할까?

아무튼그런찜찜한마음으로그래도표안나게한인학교에선마주치고했는데이번엔또내가불어공부하라고

추천한내조카들이그선생님의행동이이해가안가는면이많다고다음학기부턴아예안다니겠다고한다.

걔네들표현으로너무잘난척이심하고개인얘기로수업시간에도30분이상을보내고너무아이들에게함부로

말하고행동한다면서….

역시나어른들께대하는태도나아이들에게대하는태도나사람은숨길수가없구나하면서혼자만느꼈었는데

막상다쳤다는얘기를들으니마음이안좋고가엾다는생각이들었다.누구하나없이이곳에서혼자지내는데

얼마나상심이크고외로울까싶으며가슴이답답해져왔다.

두교감선생님들을만나포스터를여기저기한인업소에붙이고그러고나서병원엘갔는데이곳에선이름스펠링을

정확히알아야병원호실을알수있는데아무리뒤져도’LEE’로는찾을수가없고응급실까지가서’Yi”Li’이렇게

다해보고나서야드디어찾을수있었다.허둥지둥(남편이늘4시전에돌아오니까)급한마음으로올라가보니

혼자외롭게누워있는데그래도생각보다얼굴은못되어보이지않아다행스러웠고반가워하는기색이역력하다.

이런저런얘기를나누곤나는다른선생님도한분더오신다고해서먼저자리를떴다.돌아오는길에그동안의

일들에대해만감이교차하며여러감정이소용돌이쳤지만그래도빨리수술받고무사하게퇴원하길기도드리며

그렇게마음을비워버렸다.모든걸비우는마음은남을위해서라기보단역시내자신을위해서더필요한듯하다.

좋아하시는것뭐하나라도준비해서동생과한번더병문안을가봐야겠다란결심을하며그렇게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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