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덕 ‘때 늦은 우수’

때늦은우수…나희덕

정암사일주문을들어서는순간
눈녹은물이뚝,
내이마를때렸네

용서의한말씀

사북같은날을지나
고한같은날을지나
타오르지않는뜨거운몸으로
나여기까지왔네

검붉은계곡의신음소리와
채탄되지못한슬픔을지나서왔네
믿겨지지않게

시리고맑은물한방울이
온뭄을서늘하게뚫고지나갔네

내속에도새가지돋으려나
마른지팡이에가지뻗고
잎이나고붉은열매맺혔던
자장율사의주목처럼
어떤것도죽음이라말하기에는이른것인가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