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미궁. 그 은밀하고도 신비한…

[원문]섬세하고천재적작가의고뇌를들여다본영화’카포티'(따뜻한세상을위하여)

인간으로태어난이상누구나공평하게맞게되는죽음.
종교를가진사람은영생을믿고자신이믿는종교에따라그영생의방법도다다를수있겠지만
일단우린모두한번은이승을떠나게되어진운명을갖고태어난다.

죽음의방법도여러가지라병으로,또는노쇠해지면서자연적으로,또는어이없게도비명횡사하는

죽음을맞기도한다.병으로나자연적인죽음을맞이한다면그건어느정도의예측이가능하였단

얘기니까여기서논외하기로하고오늘은정말예기치않은,어처구니없는죽음에대한나만의생

각을끄적거려보고자한다.

내가쓴영화’카포티’에서두명의살인자에의해어이없이죽음을맞게되는일가족네명의얘기

가나온다.그들은아주평온하고조용하다못해지루할지경인조그만마을에서이웃들과사이좋

게잘지냈던사람들이었다.특별히누구와원수진일도없고(영화에서그런걸추측할수있다.)

아주평범하게살았던사람들이었고조그만마을에서그런어마어마한살인사건이날거라건누구도

예측할수없었다.어이없이죽음을맞게되었단표현은일반적으로어떤사고나사건이원인과결

과라는공식에의해설명되어지는것에반해이들의죽음은그런경우와는전혀다르기때문이었다.

그어떤원인도존재하지않고그저결과만이존재하는보이는게바로이사건의비극성이었고

그런만큼이사건은지극히충격적이었다.

살아가면서너무도졸지에어떤일을당하는경우가종종있다.자신의의지가전혀개입되지않

고아무런연관성도없어보이는일을당하는경우도있고그일이나의일이든남의일이든어떻게
해석하고이해해야할지실로난감할때가있다.그저일어나는일상적인사건도그러한데하물며
그일이살인사건이고우리들중누구라도그사건의희생자가될수있다면,우리는그전까지의

무덤덤에서화들짝놀라며주의를한번환기하지않을수가없다.

그런데이쯤에서이런의문이솔솔피어난다.그런우연적인재앙은누구에게나일어날수있는

일일까?아님그것역시예정된어떤운명에의한불가피성으로말미암은결과일까?우연으로

이지만거기엔어떤불가피성이내재되어있는것일까?

이영화에서보여주는일가족네명도아무런그들의의지가개입되지않은,그저두명의강도의

침입을받게되고마침내는그들의손에죽음을맞았다는진실만을우리에게남겨놓았다.왜그

들은전혀상관도없던사람들에의해서그렇게도무참한죽음을맞이할수밖에없었던것일까?

이것이나를깊은고뇌와갈등의늪으로끌어들이는첫번째이슈가된다.이렇게황당해보이는,

비참한죽음을맞게되는건왜일까?매우난해한명제다.

사람이이땅에올때에는다각자의소명을가지고온다고믿고있는내게,이런예측불허의불

상사를뛰어넘는재앙은나의이런사고의뿌리를뒤흔드는격렬한고통과번민을수반한다.무

릇모든참됨과선의를부정하고픈유혹에순간적으로내자신을맡길수밖에없음이다.도대체

어디에서의미를찾을수있단말인가?한인간에게죽음을뛰어넘는그무엇이있다고믿는다

한들,또그것이어떤위대하신분의뜻이고계획이라고한들,이미고통으로밖엔보이지않는그

사람들을보며무슨수로어떤의지를이해할수있단말인가?그저믿어야한다라고하는한마디

는너무무력하게느껴짐이사실이다.

만약그러한일에도신의뜻이존재한다면우리는과연그런일들을어떻게받아들이고해석하여

야하는것일까가나의두번째이슈다.그런일들이남에게일어났을경우엔솔직히좀더의연

해질수도있겠지.하지만만약그런일이내가족이나측근에게일어난다면?????

내게도이와비슷한일이일어날뻔한적이있었다.캐나다로이민오기한일년전쯤에인천공

항에출장다녀오는남편을픽업하러가는길에쏟아지는졸음을못이겨운전중졸다가중앙가

드레일을들이박고오른편구석으로쳐박혀공항도로를지키게되어있는카메라에잡혀구사일

생으로엠브란스에실려갔던적이있다.

그나마나를뒤따르던차가없었기에망정이지정말이세상과는끝장날뻔한일이었고차는폐차

시킬정도로엉망이되었는데거기에비해내가입은상처는지극히경미하여다들기적이라했었다.

그나마이일은내가스스로낸사고였고고통없는그저황당한죽음이될수도있었었지만졸지에

불귀의객이될뻔한일이었음은확실하다.

그당시정신이들자마자가장먼저내가슴에차올랐던건절대자에대한감사의마음이었고내자

신죽고살고에대한두려움이나다행스러움보다는그저남아있는어머니와아이들,또나머지가족

에게아직은이몸이소용이되어서인가보다라는강한믿음이느껴졌었다.그리고절대로내몸이

내소유가아님을다시금깨달게되는계기가되었었다.그사건이내게는삶의목적과태도가

전과는많이달라지게된계기가되었음은확실하다.시간이흐를수록더더욱깊은의미로다가왔던

건물론이었고.

다시영화얘기로돌아가서,그들은그야말로아닌밤중에홍두께식으로어이없는죽음을맞게된

것인데그들의죽음이과연우리에게던져주는의미가무엇일까?또길을가다갑자기어디선가

라온돌에머리를다쳐죽음을맞는다든지아님차량폭발사고를당한다든지차를타고가다갑자기

다리가뚝끊어져버려물속으로빠져죽게된다든지등등,어이없어보이는죽음뒤에도분명어떠

의미가존재할까?그저어처구니없고불행한사건들의희생자로밖엔보이지않는그들에게서

우린무엇을느끼고깨달아야하는것일까?과연죽음이란무엇인지?


아직도여전히난미로속을헤메고있는데나도역시언젠가는테세우스처럼그렇게실(깨달음)을

잡고미로를벗어날수있으려나?아무래도죽음에대한미궁은벗어나기참으로어려울듯하다.

아마도내가죽음을맞는그순간에나마깨달을수있다면그나마다행이지싶다.그렇게라도진리

알수있다면얼마나좋을까?

***이글을사실부활절전성금요일에썼던것인데한국시간과안맞아부활전야나부활절에

올릴수가없어서지금에서야올리게되었습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