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날이었다.아침에일어나창문을여니찬바람이아닌포근한바람이불며봄의체취가
확다가왔다.땅속밑에서부터올라오는그뭐랄까?풋풋한냄새….봄의냄새를풍기며
온세상이초록빛으로보이는듯그렇게싱그럽게느껴진시작이었다고나할까?
계절변화에따른앨러지때문인지노곤하면서잠이쏟아졌다.한참자다또깨다하면서아주
늦게자리에서일어났다.난이런기분과느긋함이참으로좋다.아무런서두름이나계획없이
닭가슴살에마요네즈와머스타드를섞어거기에꿀을섞고후추를뿌린닭가슴살샌드위치를만들고
나갔다.우리집주변에조그만호수를비롯편안한산책공간이있어서날이풀리고난봄부터는
늘이렇게늦은오후나저녁에산책을한다.오늘은근처’어린이방’에서아이들이나왔는지
재미있게생긴유모차를타고호숫가근처에있는아이들여럿을보게되었고여기저기아이들
유모차를끌고나온엄마또는부모들이한가롭게우리처럼산책을즐기고있었다.데이트하는
즐기고좋아할수가없다.ㅎ)생각하는남편이예의그코믹한행동을시작한다.내가지어준
별명이’나만의에릭케리’이다.짐케리를따서이름만바꾸어부르는것이다.기분이내키면
얼마나사람을웃기는지정신을못차릴정도이다.몸과마음을다바쳐사람을작정하고웃긴다.
난그러면정말아주박장대소에다조금더오버를하면서즐겁게웃어제낀다.그럼더신나서
계속더나를웃기느라젖먹는힘까지정말끌어올리는듯하다.온갖우스꽝스러운제스처에다
얼굴표정에다가언제심각한모습을한적이있었나싶을정도로그렇게배꼽을빼어놓는다.
한번은내가당신이러는모습아는사람이있냐고하니까나밖엔아무도모른다고….하늘도
모르고땅도모르고엄마도모르고오로지내앞에서만이런다고한다.정말그런것같다.때론
냉정하고차가운모습을자주보이는그를돌이켜보면도저히상상이안가는모습이확실하다.
가라고몇번을얘기해도치과에도안간다.커피로이빨이좀누렇게보여가보라고해도말을
도무지안듣는다.회사의보험으로거의80%가커버가되는데도말이다.우리세모자는꼬박
꼬박6개월에한번씩정기검진에스켈링을하는데….암튼고집이쎄서여러번말하기싫어하는
나는그만포기해버렸다.애들도아니고애들한테도잔소리를하기싫어하는편이니남편에겐
더욱안하고간섭이거의없다.다살다보니서로맞춰지고배워가고상대가좋아하고싫어하는
걸알아나가게되는것같다.그렇게예민한편이아닌나는그저편한게좋고좋은게좋은거란
생각으로그저웬만한건다걍넘어간다.대신절대아닌건또칼같이아니지만서두….ㅎ
봤는데거기에내가학창시절무지좋아하던송승환씨에대한대담프로가있었다.가슴이좀
정말내가보기에도아직순수한면이많고인간의향기를지니고있는듯해보여얼마나
기분이좋던지….결혼20주년이되어가는데아직아이는없지만서로바쁘게살아가고특히나
아내가친정이미국이다보니일년에두번봄과가을에방학을하여친정에다니러가는데그렇게
떨어져지내도불편함보다는오랜만에만나는기쁨이더크다고말하는대목에선역시나!정말쿨한
남편도내가한국에부모님보러올해에도나가겠다하니벌써짐작했다고혼쾌히자기까지도
한국에휴가차가고싶다고한적이있기에말이다.이해심이많을때는또한량없이넓은가슴을
보여주기도한다.그래서나도더욱잘해주고싶어지고…..
흐믓함과세월의무상함과위력을느끼면서아름답게저물어가는석양처럼우리의인생도그렇게
찬란하진않아도소박하게아름다울수있다면더할나위없겠다하는바램을가져보았다.그리고
아름다운얘기들과평화로운하루로오늘을소중히기억하고싶은마음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