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오늘은올해들어가장날씨가포근한하루였다.온도도무려22도까지올라갔고참따뜻하고
온화한날이었다.아침에일어나창문을여니찬바람이아닌포근한바람이불며봄의체취가
확다가왔다.땅속밑에서부터올라오는그뭐랄까?풋풋한냄새….봄의냄새를풍기며
온세상이초록빛으로보이는듯그렇게싱그럽게느껴진시작이었다고나할까?

아이들학교를보내고또모처럼늦잠을잤는데어제조금옷을얇게입고외출해서였는지아님
계절변화에따른앨러지때문인지노곤하면서잠이쏟아졌다.한참자다또깨다하면서아주
늦게자리에서일어났다.난이런기분과느긋함이참으로좋다.아무런서두름이나계획없이

마냥늘어지는이기분이한없는자유스러움을주면서그렇게좋을수가없다.

토스트두쪽과사과세쪽과후식용바나나케익한쪽,커피를가지고지하로내려가블러그에댓글도

살펴보고다른이웃들의방도방문하면서여유를부리다또댓글에대한답글을쓰면서또다른

얘깃거리를발견하고거기에대해서또글로써내려가면서나대로의충실한삶에대한결심을새롭게

하기도하면서좋은시작이계속이어졌다.

워낙늦잠을자서인지조금뭐하다보니까벌써남편이돌아올시간이되었고나는어제삶아놓은
닭가슴살에마요네즈와머스타드를섞어거기에꿀을섞고후추를뿌린닭가슴살샌드위치를만들고

남편을위해선닭가슴살샐러드를만들었다.그냥하는말이겠지만남편은내가만든샐러드가최고라

치켜세우며무지좋아라한다.로만레터스에오이와당근,그리고붉은양파,적양배추,브로콜리,토마토,

파슬리,닭가슴살이있으면넣고없으면이렇게야채만으로샐러드를만들어주는데아주좋아하고매일

나보고’시크릿’이뭐냐고하면서내가샐러드드레싱을만들때와서훔쳐본다.ㅎㅎ사실별것도없고

그저소금,후추,올리브오일,발사믹비네거,참기름약간에다마늘을조금다져넣는것밖에없는데

"그각각첨가물을묘하게배합한게아무래도’비밀의포션’인것같다"이렇게능청을떤다.난무조건

대충스탈인데말이다.

그렇게함께이른저녁을먹고(보통4시쯤먹는다.)모처럼좋은날씨를즐기기위해서산책을
나갔다.우리집주변에조그만호수를비롯편안한산책공간이있어서날이풀리고난봄부터는
늘이렇게늦은오후나저녁에산책을한다.오늘은근처’어린이방’에서아이들이나왔는지
재미있게생긴유모차를타고호숫가근처에있는아이들여럿을보게되었고여기저기아이들
유모차를끌고나온엄마또는부모들이한가롭게우리처럼산책을즐기고있었다.데이트하는

커플들도눈에뜨이고모두들여유로와보였다.역시오늘같이좋은날씨에는모두들마음이편해

보인다.행복하게보이고근심이나미움이나그런나쁜감정은잠시다잊고지내는듯보인다.

모두들서로눈을마주치면웃어보이고입으로도’하이’하면서반가와한다.

남편과산책을하면서또나를웃기는것을자신의존재의한이유로(정말내가웃는걸그렇게나
즐기고좋아할수가없다.ㅎ)생각하는남편이예의그코믹한행동을시작한다.내가지어준
별명이’나만의에릭케리’이다.짐케리를따서이름만바꾸어부르는것이다.기분이내키면
얼마나사람을웃기는지정신을못차릴정도이다.몸과마음을다바쳐사람을작정하고웃긴다.
난그러면정말아주박장대소에다조금더오버를하면서즐겁게웃어제낀다.그럼더신나서
계속더나를웃기느라젖먹는힘까지정말끌어올리는듯하다.온갖우스꽝스러운제스처에다
얼굴표정에다가언제심각한모습을한적이있었나싶을정도로그렇게배꼽을빼어놓는다.
한번은내가당신이러는모습아는사람이있냐고하니까나밖엔아무도모른다고….하늘도
모르고땅도모르고엄마도모르고오로지내앞에서만이런다고한다.정말그런것같다.때론
냉정하고차가운모습을자주보이는그를돌이켜보면도저히상상이안가는모습이확실하다.

또남편은절대로남이자기의몸에손을대는걸싫어한다.그래서주사맞기도싫어하고그렇게
가라고몇번을얘기해도치과에도안간다.커피로이빨이좀누렇게보여가보라고해도말을
도무지안듣는다.회사의보험으로거의80%가커버가되는데도말이다.우리세모자는꼬박
꼬박6개월에한번씩정기검진에스켈링을하는데….암튼고집이쎄서여러번말하기싫어하는
나는그만포기해버렸다.애들도아니고애들한테도잔소리를하기싫어하는편이니남편에겐
더욱안하고간섭이거의없다.다살다보니서로맞춰지고배워가고상대가좋아하고싫어하는
걸알아나가게되는것같다.그렇게예민한편이아닌나는그저편한게좋고좋은게좋은거란
생각으로그저웬만한건다걍넘어간다.대신절대아닌건또칼같이아니지만서두….ㅎ

산책을마치고집에돌아와남편곁에서또오랜만에내가좋아하는’이홍렬의여유만만….’을
봤는데거기에내가학창시절무지좋아하던송승환씨에대한대담프로가있었다.가슴이좀

꽁당꽁당뛰면서열심히들여다봤다.역시내가사람보는눈이있었구만!~싶게그는여전히

건실하게자신의분야에서현역으로활동하며제작에도매진하는등실망시키지않고멋진모습을

보여주고있었다.사실고백하자면내가태어나서남자연예인에게편지를써보긴내생전처음이자

마지막인적이한번있었는데그주인공이다름아닌송승환씨였다.역시써놓기만했고보내지는

않았었지만어린시절웬지나의고민을이해해줄사람으로그가떠올랐고그에게무조건내마음을

보이고싶어써내려간편지였었다.용기도없고자존심의문제도있어서보내진않았지만고이간직

하고있다가결국엔대학교때연애하던애들아빠에게들켜서놀림도꽤나받았었다.아마그일이후

찢어버린것같은데지금가지고있다면정말좋은추억거리였을텐데많이아쉽다.ㅠ.ㅠ

방송을보는데아직도소년의마음을가지고있다고말하는동료연예인양희은씨의덕담도있고
정말내가보기에도아직순수한면이많고인간의향기를지니고있는듯해보여얼마나
기분이좋던지….결혼20주년이되어가는데아직아이는없지만서로바쁘게살아가고특히나
아내가친정이미국이다보니일년에두번봄과가을에방학을하여친정에다니러가는데그렇게
떨어져지내도불편함보다는오랜만에만나는기쁨이더크다고말하는대목에선역시나!정말쿨한

사고방식을지니고있는사람이란바로이런사람이야!~해가면서공감을듬뿍하게되었다.

"아내가친구같다,동생같다,누나같다그런다"는말에서도역시동감을느끼며부부의바람직한

모습을본듯하여괜히내가들뜨는기분이되었다.저런이해심많은남편과함께사는여자는

정말행복하겠다싶기도하고그런면에서나도뭐아주많이행복한측에든다는만족감도느꼈고.
남편도내가한국에부모님보러올해에도나가겠다하니벌써짐작했다고혼쾌히자기까지도
한국에휴가차가고싶다고한적이있기에말이다.이해심이많을때는또한량없이넓은가슴을
보여주기도한다.그래서나도더욱잘해주고싶어지고…..

얘기가또엉뚱하게빠져버린듯하지만아무튼예전에내가사모하던사람의모습을다시보면서
흐믓함과세월의무상함과위력을느끼면서아름답게저물어가는석양처럼우리의인생도그렇게
찬란하진않아도소박하게아름다울수있다면더할나위없겠다하는바램을가져보았다.그리고
아름다운얘기들과평화로운하루로오늘을소중히기억하고싶은마음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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