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어머니,나는어머니를생각하면가슴이아파온다.싸하게밀려드는끝모를가슴앓이로그냥
가슴이시리다.세상의어머니들의삶이많이그럴수도있지만나의어머니의생을돌이켜보면

이렇게기구한운명도흔치않은듯해서더욱어머니가가엾다.

내어머니는강릉에서공부많이하신아버지와줄줄이동생들이뒷따르고억척스런엄마를둔
효녀이자집안의장녀이신어머니사이에서태어나셨다.위로는오라버님두분과언니들두분

그리고밑으로남동생이하나인집안에서어린시절엔아버지가강릉군수셨기에유복하게자라셨다.

그런데국민학교저학년때아버지께서교통사고로돌아가시고평소싸움만하면그렇게남편에게

악담을퍼붓던드센어머니도곧아버지뒤를이어돌아가시자졸지에부모없는고아가되셨는데

워낙어머니의친정어머니신외할머니가억세셔서친가쪽과는거의인연을끊고그때부터외가,

실질적으로외할머니손에키워지셨다한다.

동네에서도유별나고깐깐하기로소문난외할머니밑에서누구보다도담금질하는연습을호되게
하신어머니께선그나마외할머니의사랑은많이받으셨다하시지만아무리그래도외할머니의
친손주와외손주의차별적사랑을기억하시는것보면그가슴앓이가얼마였는지짐작할수있다.

의지가되었던언니두분도대학다니시다다들일찍돌아가시고그후부턴더욱외롭게자라신듯하다.

오라버님들중큰오라버니는얌전하시고학식도높으셨는데워낙말수도적은분이라외할머니일에

관여를안하셨고작은오라버니는외할머니와등져서일찍부터집밖으로돌았다하시고하나밖에

없는남동생역시막내로한참귀여움을받아도모자랄판에"어린것이부모를잡아먹었다."라는

할머니의악담을어린시절부터귀에못이박히도록들어야했다고한다.거기다아무래도남자이다

보니여자인어머니보다눈치코치도없고멋대로해서외할머니의미움을독차지했단얘길들었다.

그런동생을어머닌가여운마음에늘감싸고보살피셨는데아마도그때부터깊은모성애를간직

하셨던듯싶다.나이에비해조숙하고심지가굳기도하면서말이다.

결국어머니께선중간에서동생을어르고오빠를설득하며애를쓰신듯한데우리부모님세대가

많이들그러시듯이부모도안계시고무식한외할머니밑에서지내다보니학교도제대로못다니셔서

월반하거나쉬었다다시다니시거나아주힘들게학창시절을보내셨다고.특유의부지런함과영리함

으로그래도친구들을따라잡고겨우대학입학을눈앞에두고이번엔큰사고를당하시어서울대학병원

에서3년이나입원,수술을하시게되었다.척추뼈가부러져하반신마비로처음엔대소변도못가리실

정도였는데그나마차차회복되셨지만결국다리를못쓰시는장애자가되신거였다.

한참꽃다운나이에부모도없이외롭고힘겹게지내다이젠장애자까지되시고보니앞이깜깜하여

도저히앞날에대한어떠한희망도보이지않아죽음밖에는생각할게없었다하신다.몰래감추어

놓은수면제를의사나간호사들에게들키기수없었고결국인명은재천인가보다하곤마음을다

잡으셨는데그러다이번엔아버지뻘되는나의아버지를만나셔서결국나를가지시게되셨고가련한

인생의여정은그후로도계속끝날줄을모르게된다.

어머니께선학창시절부터운동이면운동,공부면공부,뭐든남에게지기싫어하고영리하셔서어른들의

귀여움도독차지하고눈치도빠르고거기다생활력까지강하시고자존심도무지쎄신분이신데그야말로

인생이뜻하지않게비극쪽으로만흐르니감당하시기가얼마나어려우셨을까를짐작하기는식은죽먹기

보다도쉬운일에다그슬픔의깊이는도저히측정불가능이다.아무리내가객관적이되려고노력하여도

이부분에있어서는내어머니기에가슴저미는슬픔과회한과안타까움이말로는표현이도저히안된다.

그저유구무언이그나마가장적당한표현이라해야할려나?

그런데도어머니의큰장점인낙천성이역시어머니의생을마냥나락으로만떨어뜨리지않고나의

어머니를구해내셨는데난이걸깨달을때마다과연이런행운아님복은어디에서연유된것일까란

상념에빠지게된다.게다가인생의비극이한인간을더욱강하고가치있게만들고우리들의고유한

존엄성을말살하지못함을어려서부터똑똑히목도할수있었는데나의어머니는강하신만큼더감당

하셔야할멍에를지게되셨지만이런멍에를내려놓으시려고한적도또우리들앞에서나약하게무릎

꿇는모습을보이신적도없으셔서보는우리들로하여금놀라움과경이로움을느끼게했고결국엔생의

의외성에대처하여절대로굴하지않는강인한의지와정신력을산교육을통해보여주심으로우리또한

그런방향으로이끌어주셨다.어쩜인생이란강한자를더욱강하게만드는연금술의비밀을간직하고

있는지도모를일이다.

지금까지보여주신어머니의지칠줄모르는강인함과정신력의모습은아마도이승의생을마치시는

그날까지계속이러하실듯한데나나동생은감히어머니의흉내도내볼수없을만큼우리들에게

어머니란존재는저황량한들판의거목같은존재이시다.세상의모든희노애락을우린바로그거목을

통해서만볼수있고느낄수있고그외엔어떤다른것도염두에둘수없는우리들의뿌리이자바로

존재이유이기도하고도저히벗어날수도없는우리들의영원한테마인것이다.

아!~나의어머니!세상에단한분이시고우리들의지주이신나의어머니!어머니라는이름의
수많은여인들중에서도단연돋보이시고외경심을마냥불러일으키시는나의어머니!어려선
너무도범접키힘든단호함으로우리들께추상같은존재셨고커가면선서서히우리들의신나는
동무가되어주셨던나의어머니!매서운냉철함과함께소녀같은여린심성도동시에지니시어

눈물도넘많으신나의어머니!강한자에겐한없이강하고약한자에겐너무도약한모습을
보이셨던나의어머니!어머니라는이름을절대로부끄럽게만들지않으셨던완벽하신듯그러나

또돌이켜보면우리들에게마냥나약하신헛점투성이셨던나의어머니!

오늘도이러하신나의어머니를그리워하며마음속깊이크게또어머니를외쳐본다.

사랑하는나의어머니!내목숨은물론내자식들의목숨까지도다걸만큼사랑하는내한분이신

어머니,당신은진정나의모든것이랍니다.진정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