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수업이없다고아이들이학교를안갔는데전날둘째가학예회가있어자기는브레이크댄스
부분에출연한다고했고첫째는발목도삐었고요즘연습을잘못해출연못한단얘기를이미했었다.
사실이런행사가작년에도있었고그땐첫째녀석도출연을하였는데나에겐일언반구말한마디도
없었기에모르고그냥지나쳐버렸었다.뒤늦게알고아쉬워했었지만이미떠난배를붙잡을수도
없고가슴만씁쓰레했었는데다행히올해는미리말이라도해준게얼마나고마웠는지.
그런데둘째가첨에는오지말라면서엄마가와서본다고생각하면부담이되어잘못할것같다
했는데그래도난"엄마는가서아들이하는걸보고도싶고그런부담감에맞설줄도알아야해"하
면서설득을하였다.마지못해,아님사실원하면서도부끄러움이앞서그렇게말한것인지는모르
겠지만암튼오시려면이쁘게하고오란소릴들었었다.그래서최선(?)을다하겠단말로안심을
시키곤첫째를열심히또꼬셨다.같이가자고….
예상대로자긴가기싫다고,귀찮다고하다가결국엔생각해보겠다로점점발전(?)이되고있는데
둘째는연습한다고식이시작되기전인오후1시조금넘어집을나서야한단다.나가기전전날해
먹은마파두부를데워주고또점심값도주고음료수와간식거리를준비해주곤가라하려고했는데
생각해보니비도주적주적오는데모처럼여러사람들앞에서자기들재량을뽐내는오늘같은날
버스시간맞춰기다렸다타고가라하기가좀뭣하고기분도좀업시켜줘야할듯하여지하철역
까지만데려다주기로맘을먹었다.둘째는아주고마워하며희색이만연해서차에올랐고나역시
열심히노력한만큼실력을뽐내라는덕담을주며역까지바래다주었다.
집으로돌아와좀있다가둘째의부탁대로이쁘게하고가기위해샤워를하고단장을끝내곤첫째
녀석에게집에그냥있으면뭐하겠냐며다시설득했더니의외로순순히함께가겠단다.속으로
많이기뻐하며조카들에게도전화걸어함께가자했더니좋아라하며따라나선다.그래서모두
넷이서함께학교로향했다.
6시에학예회(SpectacleDeVarietes)가시작되는데시간에딱맞게도착한우리를둘째녀석이
반가워하며맞는다.내가"엄마이뻐?맘에들어?"했더니함박웃음을지으며고개를끄덕이고
우리들을강당으로안내한다.안가겠다던큰놈은쏜살같이친구들에게로가버리고우리셋만
자리를찾아앉았는데곧이어행사가시작되었다.남자,여자라티노가사회를보는데아주여유
롭고자연스레분위기를이끌었고우리모두는기대감에부풀어눈과귀를바짝열었다.
첫순서가악기부의연주인데쥬니어들의클래식연주에이어좀더연륜이있는그룹은영화음악
을연주했는데그렇게신날수가없었다.아주좋은스타트라여기며기대를더하게되었는데
아뿔사!~다음으로나온록그룹이우리들의기분을좀망치었다.연주는꽤괜찮았는데보컬이
워낙신통치않아서듣던학생들이노래가끝났을때우!~하며야유까지보내었고나도속으론
넘연습부족이다싶었지만막상그런야유를받는걸보니동정심이일기도했다.아무리교훈을
얻는다지만그렇게여러사람들앞에서망신당한기분이어떨까싶어자식가진어미의입장에서
마음이짠해진것이다.
그리고역시랩은흑인들의아성임을보여주듯한흑인소년(보기엔어른같은ㅎ)이나와멋지게
랩을했고나의눈을온통빼앗은것은처음부터끝까지딸이없는나를마냥웃음머금게만든
소녀들의힙합댄스였다.어찌나다들귀여운지나도모르게다보고나선그들에게손을흔들어
주었다.춤동작하나하나가매력적이고그렇게상큼해보일수가없었다.아고~저런딸네미
있는엄마들은정말좋겠다하면서흥겨운마음,부러운마음으로끝까지눈을뗄수가없는거였다.
거기다춤역시흑인을따라잡기어렵다는걸보여준,본능으로그리타고난듯한자연스러움과
자유자재로몸을움직이는아프리칸댄스를보면서감탄을아니할수없었고그들의춤은바로
조상에게서물려받은태고적자연과의교감처럼그렇게빼어나보였다.더이상의말이필요없는
그들의생활그자체로여겨졌고보는내내경탄과함께짜릿함이느껴지는그런기분이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치어리더들의절제된동작들과또세명의랩퍼들의화합,그리고성숙미를물씬풍기는라틴댄스
까지마치고드디어우리아들이출연하는브레이크댄스순서가되자강당은더욱열기로치솟으며
학생들의신나는함성소리로열광의도가니가되었다.아무래도요즘아이들이많이관심을가지고
있는분야이기에춤이라기보다마치고도의기술을본다라는기대감으로공연이시작되자강당이
숨죽일듯고요해졌고난내자리를벗어나앞으로가서열심히사진을찍어대느라사실구경할
여유가없었으며불행하게도그나마찍은사진도흔들리어(그들의동작땜에)제대로나오지않아
후에확인하곤기분이침울해졌다.
사진이잘안나왔지만회색상의와국방색바지를입었던우리둘째
아들까지모두6명이열심히각자의기량도뽐내고또함께화합하며멋진동작을선사했는데정작
끝내고나서둘째가하는말이연습때보다많이모자랐던것같다며아쉬워한다.그래도우리모두
(큰녀석,조카들과나)는잘했다고칭찬과격려를아끼지않았다.(물론다끝나고나서한대화였다.)
선생님들의참여시간인마이클잭슨의유명한비디오와노래인’쓰릴러’에맞춘춤까지선보인후
멋진힙합댄스가또있었고참가학생들중5학년학생들이다출연한마지막피날레를끝으로
학예회가다마무리되었다.오랜만에이런콘써트를참관하여나역시도젊고,피끓었던그런시절로
잠시나마돌아갔던멋진시간이었고특히나아이들과함께호흡하고공감했던뜻깊은시간이었다.
젊음이란역시좋은것이여~를계속되내이며그들의열정과생동감이많이부럽기도했던그런시간이었고.
집으로돌아오는데비는여전히주륵주륵이고날씨도꾸물꾸물쌀쌀하니이런날은웬지조금얼큰한
국수를먹는게좋을듯하여의기투합하여베트남국수를먹으러갔다.첫째녀석은차라리버커킹을
가자고하는데이런날은얼큰한것을먹어줘야한다면서녀석의말을단칼에자르곤합심하여베트남
국수로의견일치를본것이다.저녁으론좀늦은시간이었지만날이날이니만큼죄의식(?)을덜느끼며
국수집에도착하였다.그리곤베트남고추를잘라넣고거기에핫소스까지쳐서맛나게먹으며기쁨과
흥분의잔여(殘餘)로학예회에서어떤팀은어땠고누가잘했고못했고등등의대화를좀더나누고
아이들끼리는누가이쁘고잘생기고또한참을떠들면서식사를마쳤다.돌아오는길에조카들은지들
집앞에내려주고아들둘과함께행복한마음으로집으로돌아왔는데마침내잠자리에들어선오늘은
참좋았던날!하면서기꺼운마음으로잠을청할수있었던하루였다.동시에마음의혼쾌함과만족감이
행복의근원임을여실히느꼈던하루이기도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