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3 <가끔은 심술꾸러기 같지만 주로는 귀여운 내 남편>

남편이어제저녁산책하면서찍은해질무렵의울동네

호숫가에서사람들이던져주는빵을먹으러모여든잉어떼와오리

제목을이렇게붙이고보니정말그렇네?아주가끔(예전엔빈도높았지만서두ㅋ)심술을부리고

어깃장을놓지만보편적으론내게는너무귀여운남편이맞는것같다.ㅎㅎ우선나보다밥그릇
(이사람은여기사람이니슾그릇이라해야할려나?암튼…)숫자로도좀모자라긴하지만서두다른
사람들은절대로눈치채지못하는귀염성이있고특히우리둘만있을때는아기도그런아기가따로

없을정도로아주어리광에다나를웃기느라혼심의힘을다하는착한귀염둥이.

부부가함께살아가다보면어쩔수없이서로의격차를두고고심했다또원위치(?)됐다해가면서

마치고무줄을늘렸다제자리로되돌렸다하듯이그렇게왔다리갔다리하게되고그러면서서로에게

서서히맞춰지는게맞는것같다.절대로맞춰지지않으면그건서로에게큰불행이고도저히그간극

줄지않아못참겠으면할수없이막다른길을선택하거나사랑(이것의정체를정확히안다고아직

말할순없지만대충좋아하고애틋하고위해주고이해해주는감정의총체…)없이무늬만부부로살아

가는거겠지.주위에봐도그렇게살아가는부부들도꽤나있는것같고말이다.

아무튼나역시처음에는내남편의일거수일투족이맘에안드는것투성이었다.예를들어데이트
할땐몰랐는데함께살다보니옷을홀라당뒤집어벗어놓는걸알게되었고그나마세탁물통에다
넣어놓지도않고아무데나벗어제껴놔서첨에는엄청자존심도상했다.’흥!지는돈벌어온다

이거지?난집에서별하는일없으니이런거나하고?’하면서궁시렁댔었다.사실변한건없는데

한국에서내가일할때는못느끼던것을이곳에와서집에서살림만하다보니더욱예민하게느꼈던
것같다.그래서속으로좀꽤씸하기도하고’뭐이런사람이다있어?한국의사대부집남자도

요즘감히못그러는데혼자살만큼살아본남자가?’했었는데그게전혀오해할일이아니고원래가

그렇게생겨(?)먹은사람이란걸시간이가면서알게되고저절로오해가풀렸다.아니엄밀히말하면

저절로라기보단내가마음을바꿔먹었다.’그래….이사람일은나가서돈벌어오는거니까내일은

집에서이런거정리하는게맞지,뭐…’해감서내마음을돌린거다.그뒤로궁시렁대지도않고맘이

아주편해졌다.진짜루거짓말처럼그렇게말이다.

또하나,요리를자주하겠다고해서가족들에게기대감을주는건넘좋은데이건도대체가요리를
하고나면설겆이거리가한가득이다.그래서’아니!자기가설겆이안한다고정말너무하는거
아냐?이러면안돼쥐~’하면서또궁시렁댔었다.때론요리하는게겁나고귀찮을정도가되었는데
이것도가만생각해보니멀쩡히식기세척기두고안쓰고있는내가더문제였고또내가다른건
깔끔안떨어도설겆이에는엄청깔끔을떨어대니까감히설겆이하겠다는엄두를못내고있음을알게

된거다.그걸깨달고나선이것도역시불평할건덕지가못됨을스스로알아버렸다.

그런데말이다.마지막으로이건정말조금심각한문제인데다른건다참아도정말참기힘들었던
것이바로그’삐짐’이었다.자기감정에너무충실하다보니,또혼자서오랫동안(15년넘게)살아왔기

뭐든자기마음대로하던버릇이남아서타인에대한배려가적고도저히남의감정에눈치보는게

없는거였다.좋으면좋은대로,싫으면싫은대로고대로얼굴에,행동에,말투에다나타내는거다.

시쳇말로‘안봐도비디오’란표현대로얼굴만봐도지금또뭐에삐지셨군?하며그사람의감정을다

읽을수있었다.하다못해부모님이계셔도아랑곳없고말이다.

그래서되도록이면좋은게좋은것이고웬만하면다참고넘어가려던나도도저히못참겠어서한번

큰일(?)날뻔했던적도있었는데여기서시시콜콜다말하긴시간관계상,인터넷상으로그렇고
암튼머나먼한국에서오신울어머니와이모앞에서너무버릇없어보여화딱지가머리끝까지
갔던적이있었다.그런데그게내가그렇게열낸다고고쳐질상황도아니고시간이흐르면나아
지겠지했더니역시나시간이가면서많이나아지고자기의단점도인정하면서노력하는모습을
보여주어그나마위기를넘겼다.한바탕신랄한대화끝에자신의잘못을시인하고그후로도좀
더시간을들인후에야내가거기에적응(?)이된거다.삐져있을땐괜시리열받아나만손해보지
말고그냥냅두면알아서풀어지니까시간만죽이며기둘리자~이렇게편하게맘을먹으니까절로
해결이되는경우가다반사였다.그리고반대로그사람역시내게서그런면을느끼는것도있겠지,뭐~

함서역시사지의이치를되새기면서말이다.다상대적인것이니까말이지~

지금생각해도넘재미있는게자기도자기성격을표현해야할줄알아야겠다고생각해서인지한국
말을알게되고얼마안있어배운단어가바로’삐치다’이다.물론내가첨에가르쳐준것이지만

자기에게딱필요한거란걸귀신같이알고선그후기분조금나쁘면늘내게’삐치다’이렇게말한다.

‘삐졌어’도아니고늘’삐치다!’이다.그리고토라진표정을지으니대부분은화를낼수가없다.물론

정말로심각하게삐질때는아니지만서두….ㅎㅎ

오늘은올6월중순까지써야하는휴가중이틀정도가남았다고집에서뒷베란다도정리하고나랑
있겠다고회사에전화한통달랑하곤집에서쉬었는데참좋은시스템인것이출,퇴근도자유롭고
뭐든참쉬워보이는게한국의직장생활과는확실히차별성이있는듯해서부럽기도하고은근히
우리나란언제저리되나약간의질투심도났다.일은스트레스가많다고내게토로하지만그래도
우리나라회사원들에비하면너무도거저먹기같아보이는데말이다.물론입사한지벌써15년이
훌쩍넘었으니그렇기도하지만자기일만하면되는그런시스템이부러운거다.상사로인한

스트레스그런건보이지도않고말이다.자기가맡은일만열심히하면누가뭐라하지않는조직사회

내에서의쓸데없는에너지소모가없어보이니말이다.회식자리도번번히빠지는데그런걸로도누구

하나눈총주는것같지않고….아무튼우리나라회사의모습과많이비교된다.

얘기가또엉뚱하게빠져버렸는데그래서오늘쉬면서나랑꽃시장에들러꽃도사오고쇼핑도하고

또요리도했다.’치킨피슾’을이탤리언소쎄지를넣고끓였는데늘요리하기는즐기고아이들도좋아

했고.그리고무엇보다나를많이웃겨주었고역시별별행동을다하며나를위해나만의’엔터테이너’

(연예인?)가되었다.절대로내블러그에쓰면안된다고했는데하나만공개하자면내게약한모습을

보여야할때라고생각할시에는늘입을삐쭉거리며불쌍한표정을짓곤한다.나는그러면또한바탕

크게웃고아기달래듯달래준다.한마디로별별짓거리를다하며둘이장난을치는거다.ㅎㅎ

그밖에도’오프더레코드’라도도저히밝히지못할꺼리가넘많지만여기서줄이고,

그래서결론은이제결혼5년차가되어가는데어느정도안정권에접어든듯하다.눈빛만봐도
그사람의심중을다눈치때리는단계는훨지났고예전엔이판사판으로나도막가보자하는심정도

된적이있지만이젠서로그래봤자감정만더흠나고골이깊어지니까되도록이면참게되고풀어주려고

노력하니까자기도알아서미안해할줄도알고그렇게다듬어져감을느낀다.일일이소소한것에목숨

걸만큼우리가어린나이도아니고인생어느정도살아왔으니너무철없이나이들어간다는것도그렇고

여유롭고현명하게대처하는방법을터득해가는것같다.너무과하면꼭탈이난다는것도알게되었고

상대눈치봐가면서절제도할줄알게되고말이다.이렇게말하니까무슨우리가도를터득한커플

같지만그건아니고아직도진행형이지만예전보단정말훨씬많이편해지고있다.서로에대한예절과

배려가부부간에정말로중요한요소가맞는것같고우리도그렇게되려고노력한다.화가나도아주

이성적으로대처하려고하고대화로풀려고하고말이다.그리고또하나정말중요한건서로에게솔직

한것인것같다.거짓없이속마음을다터놓을때바로진정한대화의문이활짝열리는게맞는것같다.

이것역시한번의큰경험(?)을통해서배우게된값진교훈이다.역시세상에공짜는없고얻어터진만큼

아프면서크는게맞는것같다.ㅎ

나도고집이있고그도고집이있으니그걸잘조율하는게우리들의최대과제이고그밖에큰문제는

없어보인다.아직까진.아니솔직히아주크다면큰문제가하나있긴한데그건내능력밖이라내손을

이미떠났고마음속으로주님께맡기고있다.역시시간의힘과기도의힘을믿어본다.느긋하게말이다.

절대로조바심내지않고그렇게있다보면길이열리지싶다.아니어도할수없고말이지.

‘산좋고물좋고다좋을순없다’를또뇌새기면서….

끝으로우리남편이내게잘하는우리말을옮겨볼까한다.

첨에내게"오니!"라고해서난어디서"언니"란말을줏어들었군!했다.그런데그게아니고불어에는

‘h’발음이별로없어서영어"허니"를그렇게부른거였다.아주웃다넘어가는줄알았다.

어디서들었는지언제부터인가자기옆에오라고할땐"얘야!이리온~"이란다.ㅎㅎ이것도첨엔
엄청웃었다.생각해보시라.어눌한발음으로이렇게말하고있는걸….

또뭘원하냐고물을때우리말로"~~줄까?"이런다.예를들어"뽀뽀하기원하니?"를말하고싶으
면"뽀뽀줄까?"이러는거다.

그리고말은못해도귀신같이알아들어서우리끼리(주로내동생과나)뭐라고흉도못본다.ㅋㅋ
말조심해야한다.눈치가백단이라서우리둘이놀란적이한두번이아니다.아주예리하다.

그밖에처음에내가가르쳐준말을지금도가끔한다."잘자!내꿈꿔~"를침대에서가끔한다.

기분좋으면"싸랑싸랑~"해가면서흥얼거리기도하고화난표정지을때는"아구~아구~"이러기도
하고또늘"이쁘다아!"를입에달고살고…정말아고~끝이없겠다.이만해야지~

오늘갔던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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