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돌이켜보면운이좋아도너무좋은여행이었다.우리가제주를뜬9일아침만해도날씨가
좋았는데졸지에오후부터태풍의영향으로바로우리가묵었던제주월드컵스타디엄이온통
물천지가되었단보도를보면서가슴을쓸어내렸다.엄밀히말해서뭐,하루나이틀더머무른
다고해서난리날것까진없었겠지만여행의일정이차질을빗지않았단것에안도를한것이다.
대형비행기를타고돌아오면서아무래도예정보다제주를뜨는사람들이많은것같단느낌이
있었다.아무튼무사히잘서울에도착했고내안부게시판에무사귀환(ㅎ)을축하해주시는분들
의글이있어감사하는마음이되었다.
주적주적내렸다.그래서어제일정과오늘일정을뒤바꾸었으면좋았을걸하는아쉬움이
있었다.왜냐면어제는우리가묵고있는곳에서오른쪽으로돌았다면오늘은왼쪽으로돌기로
예정을해서제주의명소중명소인’성산일출봉’을오늘가기로했는데역시나해안도로를따라
안개를벗하며느긋하게도착해보니농무로일출봉에올라가도경관을볼수가없다는거다.이그!~
오면서봤던정식(?)전복죽을먹으러가려했는데언뜻아빠께선전복죽을안(못드시는게아니고)
드신다는게떠올랐다.남들은없어못먹는데울아빠는안드신다니좀어이가없지만서두
어쩌랴?게다가사실성산일출봉의’해물뚝배기’는유명한지라전복죽과해물뚝배기가다있는
그런식당을찾았다.
향했다.제주를돌면서역시가장인상적인게울창한나무들과검은돌인데검은돌과대비되는
하얀파도를보면서시원함을느끼고섭지코지에도착해서도큰바위와어우러진포말을감상하며
드라마’올인의촬영지’란곳으로오르는데역시일본관광객들이많이눈에뜨이고나는그드라마
를보지못해아무런감흥도느낄수없었지만울아빠께선잼나게보셨다면서즐거워하셨다.
눈이바다에만머무른다.넓게딱트인광경이절로시원함을자아내고저바닷속으로뛰어들고
싶단심정이되었다.가능하다면바다위에서한참을떠돌다육지로떠내려오고싶단….
하늘이도우사우리가섭지코지에오른그때는비도어느정도멎어주고타이밍이아주좋았다.
그리던해녀도구경하고45년경력의해녀께서경영하는식당에서생전첨으로’돌멍게’란귀한음식
을먹어보았는데정말그맛이환상적이었다.시중에서먹던멍게와는확실히차별화되는맛인데
뭐랄까?좀더향은약하지만그윽한맛이깊다고나할까?아님역시귀한것이라니까내마음이
더그쪽으로쏠라당되는것일까?ㅎㅎ하여간’이런것도먹어보구!~으음….’하면서기분짱!
볼게하나없다고매표소직원이코치를해준다.걍화장실만이용하곤돌아섰고무슨일이있어도
오늘은제주의’똥돼지’를먹어봐야지했는데이젠더이상똥돼지는눈씻고찾아봐야찾을수가
없단다.그래서대타(ㅎ)로’흑도야지’를먹기로했다.난요즘이상하게고기는안땡기고있는데
이건워낙유명한거라니까먹어보았는데삼겹살도아닌오겹살을시켜쌈에다쌈장에다마늘얹고
입에넣으니그맛이과연!~이었다.다들맛나다는게괜한말이아니구나싶으며입에서살살녹는
돼지의맛에나도모르게이성을잃고다른때보단조금과식을했다.ㅋ
저녁을일찌감치먹은것이었다.집으로돌아가어머니를내려드리고이번엔아빠와아들녀석을
‘산방산탄산온천’으로모셨는데벌써하늘이어둑어둑해지며비가또억수같이퍼붓기시작했다.
어디갈때도없고그저그곳에서기다리며음악이나감상하고있었다.돌아오는길은비도비지만
가로등이없어슬슬기어올수밖에없었고숙소에도착해보니어머니께서걱정했다며반기신다.
희생자가일찌감치되었지만나는무사했다했더니나마저도결국에는모기에물려뜯겼고에어콘을
틀고자고프지만부모님들께서그리하면안된다하셔서후덥지근한속에애써잠을청했다.
아빠께서말씨름을하시고결론은잘쌓아서가져오는걸로내리게되었다.공항에도착해보니
태풍을피해제주를뜨려는사람들로북적거리고우린예약대로출발을하면서짧지만즐거운제주
에서의일정을아쉬움속에마치게되었고한시간후서울김포에도착,태풍을피해온느긋함으로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