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우리가무엇을하였느냐하면다름아닌남편이나와결혼하기전살던곳,지하철경복궁역
근처‘소호’라는퍼니쉬드콘도에들르는길에추억이어린좁은골목의시장통역시가보았다.
남편은그곳에있는조그만가게들구경하는걸몹시도즐겼고늘호기심어린눈으로사방팔방을
살피곤했었다.또그곳엔아주오래되고도조금은특이한떡볶이를파시는할머니한분이계셨는데
여전히건재하셔서얼마나반가웠던지.
배가고프진않았었지만참새가방앗간그냥못지나가듯우린좁은의자에걸터앉아떡볶이겨우
1,000원어치를달라하곤쪼그리고앉아먹는데옆에계신몇분의노신사분들께서우리에게관심을
보이신다.그중베포가크신한분께서영어로남편이어느나라사람이냐,나이가몇이나되었냐
하시면서잘(?)물어보시는데실제나이를아시곤깜짝놀라셨다.외국사람치고넘어려보였다
시면서다른분들과는다르게(?)나보다남편이연하란걸알아보셨다고.으음…보통은날다남편
보단어리게보는데말이다.ㅎ
아무튼짧지만흥겨운대화를나누곤할머니내내건강하시고하시는일번창하시란인사도잊지않고
드리곤자리를떴다.우리는골목을따라추억을되살리며그이가살던곳까지도착했는데건물의모습은
여전하고그옆의갤러리와레스토랑도그대로인데안타깝게도그림이멋지지못하게트럭한대가앞에
떡~하니버티고있네?이그!~이를어째??별수없이미운대로그냥찰칵할수밖에~…
사진찍길고사하셨지만기어이허락을받았다.ㅎㅎ
남편이살던소호빌리지와그옆갤러리,레스토랑
곧이어우리가향한곳은경복궁인데도심속에서그렇게넓고도공기좋은곳이존재한다는게왜
그렇게도새삼스럽고감사한일인지…드넓은곳에나무들이있고휴식의공간이있다는게그근처
에서일하는직장인들에겐그야말로사막의오아시스쯤되지않을까싶었다.점심을하고잠깐이나마
조용하고그윽한사색의시간을가질수있다는건분명축복이맞지싶었고.아무튼그곳에발을내딛는
순간아찔한행복감을느꼈다.숨막힐듯한인파도없고담배냄새도없고공해도없는도심속의휴식
공간에서잠깐이나마’느림의미학’을확실히즐길수있었다.
더욱이우리조상들의숨결까지느낄수있으니얼마나좋은시간인지.눈과마음이다함께호사스러움을
느끼며그시대로돌아가마치내가궁궐안을노니는여인네가된것같은착각까지들며어찌그리도익숙
하고정감이드는것인지.아마도내가전주이씨성을가지고약간은심각하달수있는공주병까지간직
했기때문일까?ㅎㅎ남편에게"아휴~오랜만에내집에오니이렇게도좋네~"했더니약간의비웃음
플러스걱정스런눈길을던진다.
자경전십장생무늬굴뚝(보물제810호)
교태전아미산굴뚝(보물제811호)
아주오랜만에완성된모습을보게된’경회루’와아기자기귀여운’향원정’을비롯여러전각을구경하곤
꼬불꼬불미로같은궁궐사이를오가며흥취에젖다드디어’국립민속박물관’에도착하고나서야현실로
돌아올수있었다면너무과장일까?아니잠시현실로돌아올수있었던또다른계기는사실하나더
있었다.어디선가들리는불어에귀를기울여보니한국남자분께서프렌치아내와남자아이둘과함께
남편에게사진찍어주길부탁하는데남편이불어로대답을하니두아이중한아이가놀라는눈으로
"여기에불어하는사람이있네?"한다.하긴서울에서불어를들을기회는별로없으니그리이상하다
여길일도아니겠지.
경회루
향원정
참으로우리나라고궁이나유적지가많은발전을한것같은느낌이드는것은예전에비해화장실시설이
잘되어있고건물안이아늑하고고급스러워졌고또그밖에도일사분란하고안정감있게절제된분위기
에서발견할수있다.분명히겉으로보기엔예전에비해많이성숙된느낌을준다.나의조국이발전된
것같아일단기분이아주으쓱해지고다행스럽다.거기에부디겉모습만이아닌속까지내실이이루어졌길
바라게된다.단순히겉이아닌속까지우리의얼을간직하고있다면더이상바랄게무엇일까싶다.
정말그리되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