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남편이몬트리얼로돌아갔다.아침일찍부터서둘러아침밥도걸르고공항버스리무진종점까지
아빠께서데려다주셨다.원래는내가차를가지고나가려했는데공항에서남편배웅끝나고곧바로
조블이웃분들을만나기로선약이되어있기에주차관계상복잡해질듯도하고길찾아다니는것도
그렇고해서편하게대중교통을사용하기로하였다.
남편은약속시간늦을텐데하면서공항에도착후자기수속마칠때까지기다리지말고가라고했지만
거기까지따라가서들어가는것안보고온다는것도그렇고해서그냥함께수속끝나기까지기다렸다.
드디어순서가되어짐부치고곧바로들어가는데헤어지고돌아오며웬지넘허무하단생각을지울수가
없었다.’뭐야,이게?그냥수속만마치고들어가버릴거아예안오는거랑별차이도없잖아?’이러다가
‘아그~역시난너무무드가없어!이렇게함께있다가는게의의가있는거지,뭐~’하면서생각을고쳐
먹었다.
때론내자신조차도내가너무고지식에다꽁꽁막히고정서가넘메마른거아닌가싶기도하면서반성을
많이하는데난도대체왜이렇게생겨먹은거지?하다가또이런면이있으니까뭐든그렇게가슴에쌓아
두지않고심플마인드가될수있는것이겠지란자족을하곤한다.전적으로다좋거나,나쁜건이세상에
그다지많지않단나의결론에지긋이만족하며마음은이미모임장소에가있었다.
그러나저러나내가넘늦어버려날기다려모두들점심식사하시지말길바랄순없는노릇이고열심히(?)
모임장소로달려가고있는데다행히점심식사를마치고근처커피숍으로자릴옮긴다는연락을받았다.
날은덥고배는고프고속은약간미슥거리며드디어약속장소에도착해보니연우맘님,덕희님,그리고
첨뵙는지전님이계셨다.다른두분은뵌적이있었지만지전님은첨뵙는것이니더더욱반가운마음
이었고덕담을나눈후점심을못한나를걱정해주시는세분땜이라도별로땡기진않았지만냉커피한잔과
베이글하나를시켰다.
경황이조금없으면서또세분과이런저런이야기를나누면서베이글을먹었는데역시나속에서받지를
않았는지계속속이부글거린다.위염에는밀가루음식은좋지않다고하는데따로먹을것도없어
골랐더니그나마소화까지안되어거북해졌고그래도내색은안하고참으로많은대화를나누었다.
덕희님께선아이픽업으로먼저자리를뜨시고남은사람들은더이야기보따리를풀다가헤어짐을아쉬워
하며작별을고했는데지전님께서지하철역까지데려다주셨다.훗날을또기약하며…
오늘은또일찍부터서둘러강남삼성병원의소화기내과권위자이신의사선생님을찾아갔는데역시보이는
혹을개복수술로절제해야한단결론이나왔다.문제는아예한국에서수술을마치고안정을좀취한다음
캐나다로돌아가느냐아님캐나다로돌아가수술을하느냐인데거기에좀미묘한문제가또있다.캐나다
에서하게되면무료지만흔히들오래기다려야하는걸당연하게받아들이고있고여기서하게되면마음은
좀더편하긴한데그곳의가족들이궁금해하고비용도든다는것이다.부모님과의논도해보았지만아직
까진확실한결론을내리기가좀그렇다.할수없이남편에게이메일을보내의논해본후결정하기로하고
잠정적으론보류.
이쯤에서또드는생각은이번일이불행이아니고우연하게혹을발견하게되었고더악화되기전에
조치를취할수있게되었으니얼마나다행스러운일인가하는것이고그러다보면당연하느님께감사의
기도를드리게된다.내가어려운고비를맞을때마다늘지켜봐주시고나를이끌어주시는힘을느끼며
절로감격하게된다.정말이렇게운좋기도힘들지않을까싶고아무튼주님을일순위로,그밖에부모님등
가족들에게깊이감사하게된다.동생은걱정된다며내가병원갈때마다꼭쫒아다니면서함께해주었고
무뚝뚝한큰아들은의연함으로사랑을보여주고조카들까지다들진정어린염려의멘트를자주보내준다.^^
남편이떠나기하루전날은단둘이외출하자는나의제안도거부(?ㅎ)하고어머니피부과가시는데함께
가자하곤어머니진료하시는동안우리둘은주위에있는가게를둘러보며돌아다녔다.그곳이홍대입구
라서구경거리가꽤나되었고내대학시절제대로방문해본적이한번도없기에,또그후로도가볼기회가
없었기에생소하기도하면서여기저기눈요깃감이꽤있었던거였다.남편은또디카열심히눌러대고더운
날씨에도불구하고좀기웃거리다빌딩안으로들어가니얼마나시원하게느껴지던지…그렇게마지막날을
아주오붓하고침착하게보낸후돌아왔을때우리둘은진정한휴식을취하며함께한정신없었던시간들을
조용히돌아볼수있게되었고그렇게남편은차분함속에마지막처가에서의밤을보낼수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