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쿄기담’을 읽고….

일본을넘어한국을비롯세계적작가의반열에오른무라카미하루키.

그가타의추종을불허하는그만의독특한매력을지닌또한그의강세인단편을새롭게선보였다.

이름하여’도쿄기담’인데참신한내용이일상적인대화체와서술형식을빌려전혀낯설지않고

익숙하게다가온다.

그는정말타고난이야기꾼에다깊은성찰역시돋보이는뛰어난작가가분명한데그의이런스타일로

‘무라카미하룸키류’란새로운장르까지개척했으니더이상말해무엇할까만은그래도또꼭짚고

넘어가고싶어졌다.어쩜쉽게읽히면서도행간에흐르는사유의깊이가그리도그윽하고도정곡을

찌를수있는것인지작가를꿈꾸는사람들에게자극과경이감을함께준다고확신한다.

이야기를아주자연스럽게풀어가면서마치옆에서그의차분하면서도나직한목소리를통해듣고있는

듯한착각을불러일으키는데그의이런재주는분명노력과도연관이있을지모르지만그보단타고난

<신의배려>가아닐까싶다.신은간혹한사람에게무지막지하게재능을몰아주시는것도맞는것같다.

긍정적인측면만을보자면말이다.ㅎ

그는그의나이에비해사고가아주유연하고(많은작가들의선점이고어쩜필수일지도모를)음악에

대한관심과조예도깊어보이며한마디로구태의연함이전혀느껴지지않는사방팔방훨훨뚫린쿨한

사고의소유자같다.그런특별한부류의사람들에게나이는그야말로숫자에불과하고그들의머릿

속에는늘상새로운아이디어들이춤을추고있다가순서에맞춰세상에선보일날만기다리고있는

지도모를일이다.평범함과는왠지거리가멀고세상을보는관점또한아주독특할것같다.(아니거의

그런게확실하다.)

난늘그의소설을읽고나면얼마간현실적사고로돌아오기까지시간이걸리면서몽롱한듯,내모든

정신의세포가열려시원한소나기를맞고있는듯한환상에빠지게되는데이번에도역시예외없이

책장을덮으며그런감성을느끼곤소름까지쫙끼쳤다.그의책은읽으면읽을수록그의탁월함을

인정하지않을수가없으며그의패이스로깊숙히빠져드는내자신을발견하게된다.내사고또한

그의’벗어날길없는매력덩어리의사유’앞에서혼자상사병에걸려흐느적거리고있음을인정할

수밖에없음이니오!~주여!나의흠모의끝은어디일까요?를줄곧외칠수밖에…

내짖궂은악동심리는또나를부추기는데실지의그는어떤모습일까란상상에빠지게하며마냥

<혼자만의소설>을쓰게만든다.왜나는그의소설을읽으면서그의작품과그를동일시한다거나

그둘을분리하지못하는愚를범하고있지?하면서도끝내극복을못하겠으니이건아마도내문제가

맞지싶다.그것도아주심각한문제말이다.그러면서그가하염없이궁금해진다.정말어떤사람일까

란물음표가끝없이꼬리에꼬리를물면서이어진다.

그의작품에대한언급을조금하자면그의소설제목에도나와있듯이어디에선가한번은들어본듯도

하고벌어질수도있음직한일들이우연이라는여행자와함께우리를부지불식찾아오고그런일들은

어쩜이미예정되어있던것일수도있으며우리를낯설음으로이끄는듯보이지만결국엔어떤불가피성

을가질수도있는기묘한담론에이르게한다.그의탁월한작가로서의역량은우리들도인식하지

못하는사이에우리들을그러한얘기의중심점에갖다놓고그의얘기에동화되게만드는점이다.

얼렁뚱당같아보이지만아주기묘하게연결되어있는고리가시간이흐르고나면꼭인식되는데

이러한경험은이미해변의카프카를비롯한그의여러작품에서감지되었다.

이번단편집에서아이를가진어미로서나는하나레이만이개인적으로가장가슴에와닿았는데

아마세상의모든어머니들은그랬으리라짐작되고주인공사치에대한연민으로읽는내내가슴앓이를

해야했다.자식을잃어본부모들은그녀의비애에더욱절감하며눈시울을붉힐테지만전혀그런경험이

없는나로서도하루키의담담한묘사가더욱진한슬픔을전하며그녀에게나를투영하게되었다.나라면

그런처지에놓였을때어떻게극복하고엄마의곁을떠도는아들의혼령을내눈이아닌다른사람들을

통해알게되었을때어떤심정이되었을까를상상하면서비통함을견딜수없었다.

우연한여행자에선자신의현실에지극히순명하며평상심을유지하는한남자(게이)를보면서

무릇우리들의삶이그와같아야하지않을까란(남의눈에의연할수있다는바로그점에서)

깨달음이있었다.사회의통념에부딪혀자신을옹건히지켜나갈수있음은대단한의지력이라

아니할수없고있는그대로의현실을받아들일줄아는현명함이나를또다른각성으로이끌었다.

그의솔직함과진실성이가슴에한참울림을전해사람이꽃보다아름다워!~를맘속으로실컷

외칠수있었고말이다.

갑자기사라진남편을찾는여자의청으로한남자의너무도구태의연한삶을되돌아보는어디에서든

그것이발견될것같은장소에서에선극명한메타포를보았는데일상에찌든우리들의의식은늘

일탈을꿈꾸고있고자신도모르는사이에무의식적으로수없이연기처럼사라져버리는꿈을꾸고

있으며그것을형상화한진짜사라져버린사나이를보여줌으로서소설의완성도를높였다고느꼈다.

왜있지않은가?아무도모르게걍훌훌날아가버리고싶을때가?홀연히사라졌다거짓말처럼현실로

복귀하고싶을때가?그의은유적사고가아주돋보인작품이라여겨진다.

날마다이동하는신장처럼생긴돌은우리들의의식의흐름이얼마나유서깊게우리들을지배하고

있느냐는문제를제기했다고보여지는데어린시절한기억의편린이한인간의일생을통해아무리

옮겨놓아도계속움직이는돌처럼그렇게고집스럽게들러붙어있고또한그의사고를농락하는

지경에까지이르게하는절망적인상황을분명하게목도하면서의지와는상관없이지배되어야하는

우리들의슬픈자화상을다시금들여다볼수있었다.거기에반해주인공의여자친구인‘’키리에’를

현실에맞서고직업까지그녀의의지를고스란히드러내는고공줄타기사로등장시킴으로상대적

극대감을보여준다.결론은그녀로인해그의마음에서날마다이동하는돌이사라지게되었고

말이다.마침내그의영혼은자유를찾게된것이다.

가장이단편집에서허무맹랑한듯보이면서또한편으론최고의메타포로여겨지는시나가와원숭이

우리들의의식저변에깔려있는진실성에대한탐구와무의식에대한중요성을동시에던져준다.

우리가애써외면하고싶은것들에대한정면대응이란점에서바로위의단편과도일맥상통한다고도

보여지는데이러한우리자신을잃어가고있음이말하는원숭이에게빼앗긴이름때문이란설정으로

자못흥미롭고그원숭이가어찌보면우리내부에존재하는참자아란느낌이강하게들었다.사람들의

눈에뜨이지않는어두운곳만찾는그는바로우리들이애써외면하고싶은우리들의은밀한열등감

이자사실그대로의모습으로말이다.보고싶지않고기억하고싶지않지만결국우리안에깊이

숨겨져있는진실의총체를회화적으로표현한것이라해석했다.아이로닉하게도그걸만나모든걸

인정하는순간진실된자아(여기선자기의이름을찾는것으로나온다)의모습으로돌아오며영원히

자신으로살아갈수있게되었고.

한마디로말하긴어렵지만누가뭐라든난무라카미하루키의책에서늘사유의바다를항해하고

내안에뿔뿔이흩어져있던사색의찌거기들을회합해하나의이념으로만들곤한다.바로그점에서

난그에게그런단초를제공해줌에대해깊이감사하며그의팬일수밖에없음을인정하게된다.사실

그의전작인어둠의저편에선별감흥을못받아다시한번더!~를외치며아직까지판단유보중이었는데

이참에다시또그책을뒤적여야겠다.분명매력적인그의진면목을발견할수있으리라기대하면서

말이쥐~~

**사족으로난무라카미하루키의개인적기담에가장흥미를느꼈다.ㅎㅎ

살아가면서정말말로표현하기힘든우연의순간을맞닫을때가분명있는듯하고

그게바로우리들이우주의한부분이란명확한증거가아닐까싶다.이우주에흐르는

어떤아님크리스챤이라면아마도신의계시에우린영향을받을수밖에없음이고

말이다.절대자가있음이,시대와인류를관통하는은밀한그무엇이있음이더욱

분명해졌다고나할까?

참고로흐르는음악은작가가좋아하는재즈를올려봤다.제목은’BillEvansTrio’

‘PortraitInJazz'(1959,River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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