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문득이런의문이들었다.
우리가슬픔을느낄때과연우리의머리와가슴에서똑같은반응을일으키는것일까?아닐까?란.
그리고슬픔이란과연뭘까?란.
하늘이무너져내리는듯한슬픔을분명느껴본적이있지만가슴에선여전히그슬픔을간직하고
있더라도내머리에선’그래도그게아니야.산사람은살아야지…’란울림을내게전하고난그
말에충실히따랐었던기억이떠올랐다.그렇게나깊었던슬픔도시간이가면잊혀지고슬퍼서
죽을것같았던그감성도까맣게잊어버리고만다는,싫어도인정해야할우리들의한계역시함께
떠올리곤아득해졌다.
어디에선가이런글귀를읽었던기억이또난다.우리가슬퍼하는것조차어쩌면자기연민에게
던지는하나의즐거움이라는.이말은나의어린시절로돌아가보면쉽게납득이간다.나는
어렸을때울일이참으로많았던듯한데실컷울고나면언제쯤꼭끝이나게돼있었고그끝
무렵에는어김없이거울을통해나의우는모습을훔쳐보았던기억이있다.그러면서왜그모습에
이리저리둘러보며몰두했었는지모르겠다.아마도우는모습이이쁜지아님꼴불견이었는지확인
하는작업이었던듯하다.세상에!~~그렇게슬픔이하나의장난비슷한놀이로끝날수있다니!~
그리고슬픔에깊이잠기다정신을차리고보면웬지모를후련함과시원함을느껴본경험이비단
나만의것일까?슬픔뒤에는꼭아련한슬픔의꼬랑지뒤에일종의후련함도늘함께했었던기억이
있다.그러면서생에대한환희와정체를알수없는기대감이늘함께했었던것같다.슬픔뒤에
오는그러한낙관적심사가아마도나를지탱시켜주었던것같기도하다.거기서용기를다시얻어
나는일상으로고분히돌아갈수있었던게맞는것같다.
그런데어떨땐슬픔이갔다고여겼는데또다른슬픔이물밀듯밀려올때도있었다.
내마음은아직도슬픔의한가운데있다고철썩같이믿고있는데내머리가이끄는대로힘없이
따라가다보면나는그전까지의일상으로너무도태연히돌아가고있다는것을느끼는그순간
말이다.
배가고파와싫어도밥을또꾸역꾸역먹어야하고,하기싫은일도다시해야하고,무엇보다슬픔을
좀더지속할여유없이나를어딘가에파묻어야할때….그걸느끼는순간나는바로더한비련감에
빠질수밖에없었다.우리는과연이렇게살도록만들어진존재란말인가?하면서생의구차함과
살아간다는것에대한비통함이되살아났고나를더깊은슬픔으로밀어넣었었다.도대체살아간다
는것의의미가뭐란말인가?를계속속으로되내이면서나는그렇게막무가내로얽혀진미묘한
심정이되곤했었다.
진정슬픔이란과연스쳐지나가는기분의하나일수밖에없는것일까?조금더깊고,강하고,얕고,
약하고의문제가있을뿐결국에는다흔적없이사라져버리게되어있는?그렇다면슬픔뿐아니라
기쁨마저도그런기분의하나일수밖에없을것이다.아니우리들의모든감정의정체가알고보면
다그럴지도.우리들이죽을것처럼그렇게느꼈던감성들이결국엔흩트러질수밖에없는강한바람
앞의꽃잎들처럼미약하고여린그것밖에다름아닐지도모를일이다.
하늘역시뿌연연회색빛이기도하고오늘내마음은또다른여러가지상념들로역시잿빛인듯하다.
분명이렇게조금은어두운구석이도드라진오늘이지만,난또내일다시훤한푸르름을찬양할날이
올거라는걸이미알고있다.살아온경험상나는이렇게우리의생은계속된다는걸잘안다.그날
그날의기분이정도의차이는있지만결국엔여리고나약할수밖에없음이란것도.그래서우리는
끝이보이지않는삶의여정을이렇게묵묵하게갈수밖에없다는걸,그렇게우리는여전히미약한
감정을짊어지고나아갈수밖에없으리라는것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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