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바램 그리고 이성과 망상 사이에서…

지난금요일남편과오랜만에저녁식사후산책을하게되었다.
기온이제법차가워졌지만양지에서있으면아직따뜻함이좀많이느껴지는,상쾌하게부는

바람이있어좋은날이었다.늘가는그코스대로호숫가를지나운동장을바라보니사람들이

소프트볼경기하는모습이보였다.한쪽에선또축구를하고있었고.

우리들은관중석에앉아잠시경기를보았는데사실경기자체를봤다기보단경기를하는,또지켜

보는사람들을봤다는게더맞을것이다.어른들이지만자기편을향해응원을하고상대팀에게

야유를퍼붓고하는행동들이아이들의그것과다를것도없이지극히동심으로돌아간듯한그모습이

남편과나를잔잔하게어린시절추억으로내몰았다고나할까?덩달아우리까지동심으로돌아가

함께응원하며한동안즐기다돌아왔다.아주잠시동안이었지만얼마나기분이좋아졌는지모른다.

또그날아침에는동생과운동을하면서여러얘기를나누게되었는데그중에는앞으로부모님
께서들어오시면어떤일을하시면서생계를꾸리는게좋을까하는대화도있었다.우리생각도
그렇고부모님께서도원래가만히계시는것보단활동하시길원하시기에뭐든하시는게낫단
결론을내리곤그것에대해생각해본것이었다.아직까지이렇다저렇다말할단계는아니지만

일단심중에있는생각들을서로교환했다.

나는사실어디에얽매이는것을무엇보다싫어해서일자체를안하고싶다기보단일을하게되면

거기에얽매임이겁이나고그러기에선뜻결심이안서는데동생은무조건일은해야하는것이고

자긴움직이는게건강에도좋으니공부만끝나면당장일을시작할거라고한다.나랑그런면에선

완전히다른데나는내가하고싶을때못하는것과하기싫은것을해야하는것에어쩜지나치게

억압을느끼고있는지도모르겠다고언뜻생각이미쳤다.

일요일엔미사를마치고성당소식을말씀하시는중에신부님께서특별감사헌금을하신분께감사

드린다는인사가있어주보를들여다보니정말많은액수의감사헌금을하신분이계셨다.동생이

웃으며지나가는말로"아니뭐이렇게나많이하셨지?혹시로또에당첨되셨나?"했었는데이곳

지역신문을보니정말그분께선로또에당첨이되셨고그것도자그마치칠백만불이나되고자신이

운영하는데파노(일종의편의점같은마켓)에서산복권으로당첨이되었기에당첨복권을판가게에

주는보너스만으로도칠만불을받으셨단기사가있었다.

흔히하는말로돈벼락을맞으신것인데재미있는것은그분께서평소에늘선호하는번호를시간이

없어못뽑고기계에서자동으로주는퀵픽으로하신건데이렇게대박을터뜨리셨으니사람의운명이란

참으로묘하단생각이또들었다.며칠새로부부가번갈아가며’X꿈’을꾸었었고별신통한일이없어

그냥헛된꿈이었나보다라고했다는데이런결과를얻었으니기쁨이얼마나클까싶어마치가까운

친지의일인마냥나또한흥분이되었었다.

그러다가만생각해보니내가흥분된다는건나역시도그런꿈을바라고있다는얘길일수도있겠다

싶고평소남편과농담반,진담반으로로또에당첨되면무얼할거고,어떻게돈을유용할거고하는

계획에대해얘길나누었던기억이났다.그러면서혼자또슬며시미소를짓게되었다.그저상상만

해도잠시동안은즐거워지는마음.너무도황당하고어처구니없는망상인줄알면서도빠져드는잠시

동안의그기분을행복이라고부른다면너무지나친과대망상이라고할려나?

이런대박을맞으신분들한테는얼마간은사람들의관심이끊이지않고그사람이평소어찌생활해

왔으며어떤사람이었나에대해서도설왕설래가많은데나는간혹이렇게재수좋아보이는분들을

보면서부러운마음이많이들다가도또그확률이라는것이얼마나황당하게낮은것인데~하며그걸

바라는내마음을꾸짖게도되고,또좀더확대해석해서는반대로그런낮은확률로내가벼락이나

나쁜천재지변에걸려들게된다면…하는엉뚱한상상으로까지발전시키곤한다.그러면’맞아.나쁜

일이든좋은일이든내분수에맞지않고억울하다싶은일은차라리일어나지않는게낫지….’하는

명쾌한결론이내려진다.지극히이성적사고와망상사이를이렇게자유자재로드나들고있다.ㅎㅎ

엊그제는또인터넷신문을보니까한국에선복권이뭐가잘못되어서일등에당첨이되고도당첨금을

받을수없다는기사가있던데그당자자에겐하루사이에천국에서지옥을오락가락한경험이되었을

테니얼마나기가막혔을까싶다.이런경우엔차라리아무일이일어나지않음만못한게맞을터이고

그와중에몸에도막대한해를입히지않았을까우려가되었다.정말생각해볼수록우리앞에일어나는

일상사는묘하고도묘한구석이많음이다.이걸어찌말로,머리로표현하고이해할수있을까?그저

오늘도결론은저어딘가에는우리인간이차마알수없는원대한뜻과의도가분명있음이야!를외치며

한없이왜소해지고겸허해지는마음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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