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한인학교를마치자마자후다닥집으로돌아왔다.
아침부터비가조금은서글프게내리고있었는데엄밀히말하자면아침이아니고새벽부터
비가내려서잠을좀설쳤다.가을비는낙엽을다떨구고또날씨까지쌀쌀하게만드니
낭만적이라여겨진다기보다는아쉬움과아련한듯비련감을일으킨다.
아무튼집으로신속히돌아온이유는남편이오늘내생일이라고수업마치고영화한편
보고저녁엔시어머님께서준비해주시는저녁식사를하러가자고해서영화상영시간에
맞추느라달려온것이었다.그런데아무래도우리가보려던그시간에는좀무리인듯
해서그다음시간의영화를보기로하곤대신남편과조용히쉬는걸택했다.
한국에서는생일날미역국을주로끓여먹지만여기와선아이들생일에도,내생일에도
미역국을끓인기억은없고오늘도역시나조금출출해서라면을오랜만에끓여먹었다.
그러다가애들이돈모아산내생일선물을내가포장하고(ㅎ넘웃기지요?^^)그이는또
내생일포장혼자비밀스럽게하면서시간을보내다영화를보러갔다.영화에대해서는
다음기회에얘기하기로하고일단오늘은계속진도(?)를나가겠다.
영화를다본후집으로돌아와동생네전화를하고아이들다준비되었는지확인하고는
곧장동생과조카들픽업하곤어머님댁으로향했다.우리집에서불과차로3분정도
걸리는곳인데오랜만에많은식구가들이닥치니어머님께서아주좋아하신다.벌써
식탁엔이쁘게셋팅이되어있었고맛있는음식냄새가코를자극하여다들배고프다,
빨리먹었음좋겠다아우성들이다.
어머님께서는우선에피타이저로’꼬끼생작’이라는양송이와스캘롭이들어간맛난
요리를세종류나되는바게트와함께먹게주셨는데정말맛이환상적이었다.특히나
국물에바게트를찍어먹으면아주부드러우면서도은은한맛을즐길수있었고아이들이
모두탄성을지르며좋아했는데물론우리두조카와동생이그랬고우리아들들은그저
"으음…정말맛있네~"정도였고….ㅎ
본요리로는어머님의십팔번이시자내가지금껏먹어본최고의’라자냐’였는데원래
나는갈은고기를싫어해서갈은고기로만드는음식은싫어하지만이것만은예외이다.
어머님의레써피에무언가특별한것이있어서절대로고기비린내가나지않고부드러운
치이즈와고기의맛이어우러져정말기가막히게맛좋은라자냐를늘기다리게된다.
아주깔끔한샐러드(그저기본적인올리브오일과마늘,소금,후추,비네가만넣은)와
함께조금은기름진라자냐를먹고나니벌써배가불러과연생일케익을먹을수나있을까
했는데그래도역시나대화를나누며배를꺼뜨리기가무섭게애들이"케익언제먹어요?"
한다.참우습게도여지껏한번도없었던일이오늘있었는데어머님과남편이의사소통의
부재로오늘은케익을두개나따로따로마련하셨단다.ㅎ
덕분에케익에촛불은물론하나만켰지만케익두개를갖다놓고촛불을끈다음에두
가지다를맛보았다.남편이사온케익은부드러운크림맛과딸기가어우러진맛이고
어머님께서사오신케익은각종과일과역시크림과초쿌렛의웨와스가함께하는보기
만도넘멋진케익이었다.잘라맛있게나누어먹었는데나머지는어머님께서다가져
가라하신다.우리는좋다고들고왔다.또동생이먹다남긴라자냐에다덤으로좀더
주셔서싸주시고둘째조카에게는사서얼마입지도않으신몬트리얼의한겨울을든든히
견뎌낼수있는하얀롱코트를주셨다.
케익자르기전에물론선물을받은시간이있었고어머님께서직접만들어주신수정팔찌
와캐쉬미어스웨터등너무나많은선물을받았지만여기서다일일이밝히진않겠고
아무튼정말신나는시간이었다.어른이나아이들이나설레임속에뭘받아풀어헤치는
시간은배속이찌릿찌릿한흥분된순간임이분명하다.가족모두가마음을다해선물을
준비하여건네주고그걸기쁘게받는내모습을감상하는것도아주좋은추억의한장이
분명하고말이다.진정기분도최고가되고실질적인소득(?)도최고였던나만의하루가
또한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