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또 사랑을 낳고….

우리성당앞의성모자상

남편이생일에선물한장미꽃다발

둘째아들여자친구가생일선물한꽃다발

원래는어제가여기날짜로할로윈이라남편과함께저녁먹고산책을겸한외출을

하려고했었다.외출이라해서멀리가는게아니고동네아이들할로윈캔디

얻으러다니는걸구경하면서귀여운모습을카메라에담으려고했던거였다.

그런데낮부터날이꾸물거리더니드디어는비가조금씩내리고덕분에기온이팍

아래로곤두박질쳐지면서아이들이다닐수나있을런지모르겠네?하며걱정도되고

아무튼계획에서벗어나게으른우리둘은그냥집에있자고합의하고일찌감치블라

인드를내리고있었다.왜냐면불을훤히켜놓거나집을할로윈장식해놓으면보통

할로윈캔디를얻으러와도된다는암묵적신호이기때문이다.

우리아이들도첨에이민와서는한두번할로윈복장을하고선캔디를얻으러다녔

는데이제는어느새컸다고재작년부터는할로윈공짜캔디얻는것에관심도없다.

둘다캔디종류를무지좋아해도꿈쩍도않는다.내가아무리얼마안남은추억거리

인데해보지그래?하고꼬셔도말이다.둘째는마음은그야말로굴뚝같아도그뭐

시냐,폼생폼사의가치관(?ㅎ)땜에애써참는모습이고워낙귀찮은거에질색인첫째

는귀찮아서안하는듯하다.아무튼그건그렇고좋은구경거리를놓친우리어른들

이조금은침울해져버렸단얘기다.

그런데오늘은어제언제그랬냐는듯화창하기가초봄같기도하고아침부터기분을

산뜻하게만들어주었다.특히나오늘은지난주부터시작한성경공부하는걸임시로

이번주만목요일에서수요일로바꿨는데때맞춰날씨까지넘좋으니이것도다주님

의축복인듯감사하는마음이되면서상쾌하게성당으로향할수있었다.

지난주에는첫시간이라일단서로에대한소개와더불어어떻게기도생활을하고

있는지에대해의견들을나누었었고본격적인성경공부는오늘이처음인데성서를

펼쳐읽으며수녀님을따라공부를하다보니또그못말리는궁금증과너무도내본

연에충실한내자아가고개를들어아무도하지않는질문을하기시작했다.

내가질문을시작하니그때서야여기저기서자기들도그런의문이들었었다는의견

들이쏟아지며졸지에토의의장이되기도하였고진행을맡아해주시고우릴교육시

켜주시는수녀님역시도형식보다는자유롭게믿음생활과성서연구를하시는분이

신듯자유로운의견교환과체험발표를자연스럽게이끌어주셨다.나의질문이무

엇이었느냐에대해서는이자리에선생략하기로한다.일단풀어헤치면또너무길

어질듯하니말이다.

내가공부를시작하며제일로마음에와닿는말씀은하느님께서는우리들에게계시

로그분의현존하심을보여주시는데크게두가지로자연계시와특수계시가있고

그중자연계시가다름아닌자연속에서위대한창조주의모습을우리들이엿보고

느낄수있게,다시말해본능적으로이모든것들을창조하신분이계시다는믿음을

주신다는바로그말씀이었다.

공부가끝나고돌아가면서순서대로또기도에대한말씀을나누었을때바로이점

에대해내가느꼈던바를그대로발표하였다.자연만물에서나는주님의섭리와

주님의현존을느끼며어디를둘러봐도주님을볼수있고(구체적으로산책을하면서

보게되는나뭇잎하나에도,오리떼들에게서도,자그마한새들의지저귐과그들의모

습에서도등등을나열하며)너무도자연스럽게감사하는마음이된다고.

그러므로예전에지독히편견적인시선을던졌던매사에감사한다는사람들의말이

그대로내게로옮겨져이제는나도범사에감사하고주님께서나를비롯우리들을

뜨겁게사랑하심을깨달게되었다는것을,그리고예전에는주님을마냥어렵고경외

의대상으로만여겼었지만지금은그저나와속닥속닥,알콩달콩대화도나눌수있는

마치애인처럼가깝고도친근한대상으로여긴다는말도첨가하였다.밤에잠자리에

들면서늘하루를무사히보내게해주심에대해서도진심으로깊은감사를드리는

화살기도를드리고(늘속삭이다가나도모르게잠에곯아떨어진다는얘기는아쉽게도

뺏지만.ㅠ.ㅠ)있다고도했고…

앞으로더욱많은걸배우고느끼게되겠지만일단시작부터의욕은대단하고언제부

터인지남의시선에신경쓰기보다는내자신에게충실하고픈소망이커지면서본질

에더접근하고있다는느낌이강하다.일단체면따지고,모르는걸아는척하면서

헛된위선의탈을쓰고있진않다는자부심이있는데이역시오만이나독선으로빠지

지않도록유의는해야겠지~하고있다.

어찌보면아이의순수심과어른의순수심은비슷할수도있지만다르게해석되는것

이일단아이들은경험을못해본게많고(그러니당연순수쪽으로믿어주고말이지)

어른들은경험을통해서알수도있고아님몰라도일단아는것처럼하는것을당연

하거나다들그러니나또한그래야한다고암암리에자신에게압력을넣고있어서일

수도있겠다싶다.그래서때론나처럼모르는걸모른다고물어보고알려고하는행

위자체가의심을눈총을받을수도있으리라고여겨진다.

그러나문제는늘남의판단이나잣대에나를내맡기고싶지않다는나의의지가’척’

하는걸방해하곤한다.그래서때로내동생에게조차듣는지적이지만나는아주태

연하게모르는건모른다고,궁금한건궁금하다고묻고그러는것인데….역시사람

들이어울려지내는세상에는통념이나두루두루알만하고,따를만하다고규정지어

지는것들이분명존재하는것도맞고또인정해야할부분이긴하다.

그래서또이리저리돌고돌다내스스로가내리는결론은사람은다자기생긴대로

살아야하고나는남에게피해를주지않는범위안에서는내자신의본질에가장가

깝고충실하며살고프다는것이다.계속그렇게살아갈것이고말이다.ㅎ왜나는

늘어떤생각의단초가제공되면꼬리에꼬리를물고꼭명확한결론까지이르러야만

직성이풀리나싶은데이역시도내가이렇게생겨먹어서그런것이라결론을또내려

봤다.아고!~

돌아오는길에본맑은하늘과밝은햇살은어제와는또조금다르게도보이면서아주

흡족한마음으로행복감을느꼈다.내마음안에그대로살아계시며늘함께하시는

그분의존재를더욱강하게느꼈던,아직은모르는게너무많고모자람투성이지만

‘그래도절사랑하시잖아요?그러니어쨌든이쁘게봐주시고사랑해주셔야해요~!’

하는애교섞인당부까지해가면서돌아왔다.

집에돌아와또내감상을글로옮기다가남편이돌아올시간이다되어가기에저녁

식사준비를하였다.남편은집에돌아왔을때내가저녁을준비해놓은걸아주좋아

한다.아침,저녁으로식사다운식사를한다기보단간단한스낵정도로대신하기에

집에돌아오는시간쯤되면상당히시장끼를느끼기도하지만이렇게돌아오자마자

먹게해주는것을자신에대한내사랑으로여기기에더욱좋아하는듯하다.

사실그래서내가직장생활을하려고엄두를안내었던이유중하나를제공하기도

했다.우리입맛에맞는그런직장을찾기가쉽지않은것이워낙남편은일찍나갔다

일찍돌아오기에말이다.아무튼아직까지는불만없이집에서자기를돌봐주는(?)

것으로아내역할이충분하다여기는것같다.

저녁을먹고오랜만의햇살을즐기려고산책을가려는데어머님에게서전화가왔다.

갑자기TV가먹통이되었다고남편의도움을청하시는데우리는계획을바꿔당장달려

가겠다고말씀드렸다.도착하여어머님과나는대화를나누고남편은이것저것을

살펴보다드디어문제점을발견하곤고쳐놓으니어머님께서좋아하시면서고맙다를

수없이반복하신다.그런모습에서외로움을깊이느끼시는어머님의고뇌가엿보여

순간가슴이찡해왔다.

남편은눈치(?)도없이또금방일어나려고하고나는조금더있자하곤어머님과대화

를조금더하다돌아왔는데사람살아가는모습은정말다똑같은것인지남편이내게

아주고마워하는표정을지으며다른날보다유난히더애교를부리는것같았다.ㅎ

이래저래아주흐믓했던하루였는데와중에어김없이드는생각은역시하느님

께서는사람을선하고,좋은쪽으로이끌어주시며끊임없이우리를북돋아주신다는

였다.달콤한열매의맛을알고있는나는더욱순응하겠단결심을하게되면서

분께경외와흠숭의기도를바치었고

그래도아쉬워다시한번할로윈사진을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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