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엄마, 아빠들에 대한 나의 소고

나처럼이렇게외국에나와살고있는사람들에게일반고국의여러분들이궁금해하는것은바로

이곳의생활상이나아님여기서살고있는교포들의이모저모가아닐까한다.요즘은특히나

‘기러기엄마,아빠’가사회의이슈가되어있기에유학생많기로둘째가라면서러울캐나다에도

역시많은기러기엄마들의사연이있다.

아이들의아빠들은한국에서열심히일해서돈을보내고여기선엄마가아이들돌보며지내고

있는데가깝게내친정동생만해도기러기엄마로아이들학비좀아끼려고본인이공부하고있다.

엄마본인이공부하면아이들불어학교는무료로교육받을수있기때문에동생뿐만아니라

이렇게늦깍이공부하시는분들이몇분있는걸로알고있는데이제도를이용하는사람들이

워낙많이늘어나더이상어렵다는얘기도들린다.예를들어본인이공부하면아이들이하나든

둘이든셋이든무료교육을받을수있는반면아이들유학을시키게되면명수에비례하여수업료를

지불하기에용기있는(?)일부엄마들이이정책을선호했는데그게넘오버였나보다.ㅎ

다늦어공부를시작하려니힘든일이많지만경제적인면에서그게이익이라고생각하고과감히

새롭게시작하는것인데내동생도공부를손놓은지어느덧20년이되어가니아주죽을맛으로,

더군다나어학코스로제대로밟지않고완전맨땅에헤딩하는심정으로그렇게죽자살자하며

자식을위해희생(?)한다는일념으로아직까진꿋꿋이공부하고있다.

대신영어학교에자녀를보내는일부엄마들은부담이되더라도아이들을이곳학교에유학시키고

본인은따로어학공부를하던지아님가사를돌보던지하고있는데이얘기시작하니조금불쾌했던

기억하나가떠오른다.이민초기우리아이들피아노수업을받기위해시내에있는학원을갔을

때알게된엄마인데친근하게대하고사교성이좋아나에게듣기좋은이야기도자주건네면서어느

날은아들아이영어과외를부탁했다.그엄마는아이둘을영어사립에보내고자기는영어회화를

배우고있었고.

내가한국에서영어를가르쳤던걸어떻게알게되어자기는비용은신경쓰지않는다면서내게

부탁을했는데사실나는과외에대해서그렇게긍정적인생각을가지고있지도않을뿐더러또

남편이자기가집에돌아왔을때내가없는걸좋아하지않기에첨에는고사하려고했지만이어지는

청에못이겨할수없이아이를맡기로했던거였다.남편과의일때문에한번시간을변경하게

되었고시간을다시잡아그집(아파트였다)에도착하였는데바깥에서벨을눌러도아무런응답이

없자나는좀황당스러웠다.

혹시장을보러나갔나?그래도아이들이라도있을텐데했지만그냥가기가뭐해서조금더,조금

더하면서어언30분넘게기다리다지쳐집으로돌아왔다.그리고뭔연락이있겠지하며기다렸는데

아무래도연락이안와서할수없이내가전화를해보았더니떡허니그녀가전화를받는데아무렇지도

않게"어머~오셨었어요?우리애들아빠가와서여행다녀왔어요."하는거다.나는좀많이황당해서

"아니그러면전화라도미리좀주시지그랬어요?"했더니그녀의말이여행을떠나다가생각이났는데

내전화번호를가지고있지않아연락을못했고그렇게되어버렸다고한다.그래서내가"그러면다녀

오셔라도연락을해주셔야하는거아닌가요?"했더니대뜸"아니~지금그래서나한테따지려고전화

하신거에요?"란다.그말에기가딱막히면서더이상은대화를나눌상대가아님을깨달았다.그냥

한마디"죄송합니다."하면될것을적반하장도유분수지경우가없어도너무없는듯해서워낙불쾌한

얘기를남과나누길좋아하지않는나도참지못하고폭발해버렸다."사람이경우가없기로그렇게앞,

뒤분간을못하는얘길하는게아니지요."하고몇마디더하다가그래도잘못없다고꿋꿋히핏대를

세우는그녀를상대하기가힘겨워전화를끊어버렸다.

내동생에게이말을전해주었더니흥분을하면서"글쎄…내가첨에볼때부터알아봤다니까….

설쳐대고자기네한달생활비로남편이7,8백을보내준다고할때부터….경망스럽고경박한느낌이

그대로였구만~"한다.그러고보니그녀가첨에자기네생활비로7,8백을쓰고있다고했을때

어리버리했던나는’어머그걸로생활이될까?아파트렌트비가얼만데?’했던기억이떠올랐고

내가아파트렌트비를물어보자눈치를채린그녀가곧이어"어머!무슨말씀하시는거에요?아휴~

한국돈으로7,8백만원말이에요."말해주었었다.

그때또나는속으로’아니그렇게나많은돈을부치면남편의월급이얼마란소리지?와우!~
정말수입이좋으시나보네?’했던일,대덕단지에연구원이라는남편이파출부를두고살림하고있단

소리에정말연구원이란직업도연봉이높나보구나~했던적이있다.그리고그녀도이곳에서차를

구입해서부족함없이살고있는듯보였기에우리동생과비교했을때차도없이짠순이처럼절약하며

살고있는동생이순간조금은안되어보인적도있었고말이다.

물론돈을펑펑쓰는듯보이게사는게좋은일은아니지만그기준이라는게사람마다차이가있으니

딱잘라이건과소비이고,이건적정이고라고말할순없다.나름대로자기살림규모에맞게생활을

한다면단지외국에나와산다는이유만으로욕먹을일은아니라고도본다.하지만또한편으로는

남들의시선이두려워서라기보다는괜한오해를불러일으킬소지가있는언행을하지않거나겸손의

미덕으로절제하는모습을보이는것도바람직한일이라여겨진다.

아무튼그렇게어이없었던기러기엄마와의기억이하나있었고그밖에주위에서이민을왔다가

아빠만한국으로다시나가거기서직장생활을하고생활비를부쳐주는경우,워킹비자를받아

이곳에와서가족들이어느정도혜택을다누리면서생활하고학교다니고또아빠도자주이곳을

찾는경우,멀리떨어져있다고마음까지멀어진건아니라는걸증명하듯다정하게하루에꼭한번씩

전화를해준다는남편이야기등다양한이야기가있다.

물론아이들을아빠없이엄마혼자돌보다보니여러가지문제점들도생길수있고또아무리아이들

교육을위해왔다고하더라도아는사람없고말도잘통하지않는외지에서외로움과막막함으로

힘들어하시는분들도주위에서종종볼수있는데그래도아직까지는일탈해서뭔일났다는그런

소문은들어본적이없는듯하다.내가워낙남의얘기에귀가어두워서일수도있고아님내주위

에는실제로그런일이없어서일수도있겠지만아무튼내동생을비롯대부분의기러기엄마들은

아이들돌보는것에만신경을듬뿍쓰고성실히생활하고있다.

어디가뭐를싸게팔고,어디는더싱싱하면서도값이좋고하면서웬만한이곳사정에다들도통하고

있고귀찮다고살림을등한시하거나아무렇게나해먹는게아니고김치도꼭꼭다담가먹고음식

솜씨들도다기가막힐정도로좋다.이얘기는굳이기러기엄마들얘기가아니고이곳에정착하시고

계시는우리의교민가정의안주인들을아울러말함이다.

나로말할것같아도별맛은없어도김치는언제부터인가꼭담가먹고(그런데자꾸하다보니가족들이

맛이좋아졌다고용기를주었다.ㅎ)여기저기서줏어들은정보나내가알고있는정보를주위분들과

교환하면서한국에있을때보다훨씬음식솜씨나살림솜씨가늘은것같은느낌이있다.물론아직도

구석구석을걸레질하고꼼꼼하게청소하고정리하는것엔소질이많이없고절대적으로부족하지만

서두말이다.

주부의일이라는게여기든한국이든하려고들면한도없고끝도없겠지만남편없이아이들과단촐

하게생활하다보면한국에서보단시간적여유가생길수도있고그러다보면무료함을느낄수도

있는데마땅히풀만한해소법이없다보면"내가이게뭔가?아이들인생이내인생은아닌데….

내인생은어디있지?"하며한탄어린넋두리가나올수도있지만그건기러기엄마든남편이곁에있는

이곳현지에정착한교민이든누구나느낄수있는감성이지싶다.결국사람의차이고모든주부들이

느낄만함직한정체성에관한문제라여겨진다.

오히려내가알고있는기러기엄마들은향수병에걸리거나아님성격이변하거나의기소침해지는

사람보다는한국에서보다더적극적으로새로운세상에대한안목을넓히시는분들이많은것같고

이전까지몰랐던자기자신을되돌아볼시간이생겨좋다고말하는분들도있다.또아는어떤분은

분명적응을잘하신분이었지만어느날’이건아니다.나하고내남편의삶도중요한데…’하시며

결단을내리시어아이들만두고한국으로들어가신분도있다.물론아이들이어느정도컸기에

가능한얘기였긴했지만.

어디에선가보았는데미국에서낮에골프치시는대부분이기러기엄마,아빠라고하던데내가아직

골프장근처엔가본적이없어서인진몰라도여기에선골프장스토리(?)를들은적이아직없고또

운동으로하는골프자체를다색안경쓰고보는것도일종의편견이요,왜곡되고괜한질투심의

발로라고오해받을수도있겠다싶다.뭐든하나의획일적인시선으로만사를보고판단하는그

자체가바로우리들이가장경계해야할일이아닌가싶고말이다.사람살아가는데얼마나무궁

무진한사연과예외와담론들이쏟아져나올수있는가를기억한다면함부로남의이야기라고해서

싸잡아몰아치는식의’썰’을자제할수있을듯하고그래야한다고생각한다.

외국에까지나와아이들교육을시키는게과연바람직하고그만한성과가있는일일까하는문제는

논외로하고다만기러기엄마나기러기아빠에대한그릇된인식은바로잡아야한다는생각에

오늘이런글을올리게되었는데다시한번강조하고싶은것은몇몇의부분적인얘기들을가지고

전체를폄하하고속단하는우려를범하지말자는것이다.

그전엔그저남의얘기였지만동생이그런입장에있다보니이젠나도그런처지에있는분들에게

심적으로나마도움을주고알고있는정보나여러가지유용한상식들도먼저살아본사람으로함께

공유하려고노력한다.오늘도외로움,힘든현실에서꿋꿋함을견지해나가는많은기러기엄마,

아빠께다시한번건투를빈다는말을남기면서이글을마칠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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