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5 <뭐든 평범함을 거부하는 우리 둘째 2 편>

둘째놈은좀처럼평범과는거리를쌓고지내기에얘깃거리가참으로많다.지금부터조금씩

풀어놓겠는데우선이민와서얼마지나지않았을때내간담을서늘하게한사건하나가
있었다.다름아닌자기는도저히여기서살고싶지않고친구들에게도정을붙일수없으니

혼자라도한국으로돌아가겠다고며칠을졸라댄일이었다.

야단을쳤다,달랬다해가면서얼마동안실랑이를벌리다가도저히안되겠다싶어요놈!고생
하고한번혼좀나봐라!하는심정으로"그래….한국으로돌아가서다신엄마찾지도말고
엄마없다고생각하고살아봐.나도나한테는아들하나밖에없다고생각하고살테니까…"
라고냉정하게말하곤정말보낼결심까지거의다했었다.

그런데가만생각해보니분명나갔다다시돌아올텐데(결국은친구들그리워서가는건데백프로
확신은못해도우리둘째가다니던서울시내사립초등학교출신들이중학생이되면거의해외
유학을떠나만날친구가없어질건어느정도자명한일이기에.)왔다갔다버리게될시간이
너무아깝기도하고도저히첫째에비해상냥한막내둥이를떼어놓고지낼자신이없어서어느
날밤둘째의방으로조용히들어갔다.

보자마자나도모르게눈물이줄줄흐르며무작정둘째녀석을껴안고는"경호야!가지마!엄마
는너없이못살아."했다.그랬더니맘약한둘째도"엄마…왜그래요?울지마!~알았어요.
안갈께요."하면서날안아주었다.나는속으로’휴!~역시내새끼구나…’하면서그날이후발
뻗고잘수있게되었다.사실그동안냉랭한표정을지으며표현은안했지만얼마나노심초사
했는지몰랐기에말이다.

그날이후정이많은둘째는이곳에사는형들을사귀면서마음을잡아갔고같은아파트에살던
형과함께아파트내수영장도가고사우나도가면서,또가끔그형네집에가서자기도하면서
특히친하게지냈다.그러다가붙임성좋은우리둘째가대학교다니는형한명을알게되었고
그형과도잘지낸다했는데언제가부터전혀소식을들을수가없어물어보았더니조금은놀라
운뉴스를들려주었다.

"엄마!그형이어느날내게좀이상스러운말을하는거야.나보고넌너무귀엽고이뻐.그러
면서이상한표정을짓는거있지?그리고나때문에고민이라고도하고아빠라고불러보라고도
하고말야…아무래도그거같아서이제더안만나요."이러는거다.

우리둘째가좀이쁘장하게생긴데다가그러지않아도요즘세상에는하도그런성향의남자들이
숨김없이드러내는세태라늘은근히걱정을많이하면서,또워낙아는친구나형네집에가서
자는걸좋아하기에뭔가조금이라도이상한낌새를채면엄마에게말해야한다고농담반진담
반으로주의를주곤했는데실제로그런일이벌어진것이었다.그래도자기가미리알아서
피했으니정말다행이라여겼던일이었다.

말이나왔으니말이지만우리둘째녀석은참으로독특한구석이많은데혼자머리도잘손질
하고,액서서리도혼자뚝딱리폼도잘하고,패션감각도뛰어나며특히여자옷은이쁜게

많은데왜남자옷들은다구태의연한지모르겠다며불만을토로하기도하는등하는짓이조금

은평범한보이들과는차별화를보여서’혹시~’하면서은근히걱정이되기도하였던게사실이

었다.물론그런(?)성향을전혀보이지도않을뿐더러자기는그런남자들을참을수가없고

자기한테만약이상한짓거리라도하려한다면주먹으로그냥두지않을거란말을해서내가

"나역시잘이해는안되지만그래도그들을편견의시선으로보는건옳지않아."라고차라리

답해줄정도였지만말이다.

우리둘째의평범과담쌓은모습은여기서그치지않고여자친구를사귐에있어서도또래들
과는확실히달랐는데자긴남자든여자든동갑들과는웬지대화가별재미없다고하더니어느
날사귀는여자친구가세살연상이라고알려주었다.나또한어떤정형화된의식에대해선
조금거리감을두고있는사람이라서별일은아니라고생각했었지만그래도성인도아니고
한참자라는아이들에게세살의차이는큰게아닐까하는우려는들었었다.

둘은만났다,헤어졌다,싸웠다,화해했다한참을그러면서여전히온,오프로삼년을넘기며
지내고있는데또래보다학년이늦은우리둘째는여전히고등학생이고세젭도아직남겨
놓았는데여친은벌써대학을다니고있다.워낙공부도열심히,일도열심히뭐든열성적으로
매사에충실한것같은데그래서가끔은자기의남친도자기식으로밀어붙여서우리아들이
좀버거워하는듯도보이지만서로에게첫사랑이라그런지헤어졌다가도서로를못잊는듯
하다.아직은요원한얘기지만영원히변하지않을거란확신을가지고있는듯도보인다.

내가늘아들에게하는말이있는데"너는지금하고있는생활이우리나라의대학생들처럼
자유롭고그러니정작대학에가게되면그땐노는데는별관심이안가고공부에매진할수
있을것같아~~"란거다.되도록이면잔소리를안하려고하고스스로의판단에많이맡기는
편이라어쩜너무버거운자유를주고있는건지도모르지만사람에게는때도물론중요하지만
언젠가할것을미리하는것도반드시나쁘진않고살아가면서우리는다제몫대로의길을
가게되어있다란나의지론대로,무소의뿔처럼밀어붙이는면이내게있다는것도또인정

해야할부분이긴하다.

아직까진그래도별문제없이엄마와아들의관계를잘조율하면서지내고있는편이고나는
아들을굳게믿어주고있고아들또한자기를믿어주고,의견을존중해주는엄마에게고마움을
느끼는듯하다.또한아들의개성에대해서거의백프로인정해주려는노력을기울이곤있었다
할지라도처음에아들이코와입술을뚫고왔을때놀라움으로입이다물어지지않은경험도
있었지만나와세상의잣대가아닌지극히아들의관점에서생각을다시해보니그렇게이해못
할일도아니었기에나의표현을가급적자제하였었고지금까지로보자면그게우리둘사이의
신뢰의문제에있어결론적으로실보다는득이많았던것같다.

요즘은가끔우리아들에게서때로배우는게있는데나는고지식하고아닌듯하면서도어떤
정형화된사고에고착되어있는듯한데반해우리둘째는참으로지혜로와보인다는것이다.
지혜와지식은엄밀히구별되는것인데늘내자신이’지혜로운사람이되게해주소서~’란기도
를올리면서도아직멀었다고느끼는반면나보다한참어린둘째에게선상대를배려하면서,또
상대의기분을상하지않게만드는재주가있는듯도하고,같은말이라도요령있게하는걸느끼
게된것이다.이렇게말한다고우리둘째가뭐든다능숙하거나유난히성숙하다거나잘났다는
건절대아니고분명그나이에맞게유치하고미숙하고모자라는것도많지만이런점도일면
있다는얘기다.

‘칭찬은고래도춤추게한다’고정말아이들에게는칭찬이상좋은교육이없다절실히느끼고
있고늘부모의입장에서가아닌그들의입장에서생각해보고이해하려하고진심어린의견교환
을나누는등부모가노력하는모습을진실로보일때결국아이들은부모의진심을알게되리라
믿는다.시간이조금걸리더라도말이다.우리아이들역시아직은갈길이멀고과정중이지만
주변의말이나눈길에연연하지않고나의주관을지켜나갈것을다시금다짐해보면서이렇게

나의소고(小考)를정리해보았다.’좋은부모노릇에왕도는없고최선만이있을뿐이다.’란

말을내멋대로지어보면서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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