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오늘제가시작하려고했던엉뚱발랄녀의얘길들려드리려고했습니다.
그런데조금전제마음이변해버렸습니다.참,그러고보니제말투가또달라
졌지요?공손한존댓말투로요.
전제가생각해도좀많이유치한구석을,쓰잘데없는심각함과함께어울리지
도않게가지고있는데제가읽기시작한어떤책을보다보니그책에나오는
공손한어투가참맘에들더라구요.그래서이제부터글을쓰면서계속이렇게
존대어투를쓰게될진모르겠지만일단오늘은이렇게쓰고싶어졌습니다.
오늘지난주에방학에들어간성경공부모임에참석하셨던교우분들과신부님,
수녀님두분을모시고점심식사를함께했습니다.각자한가지씩음식을준비
해와서모아놓고뷔페로먹기로했는데원래는맛있는케익하나도사가기로했
었는데생각이바뀌어사가지않고제가직접만들어간바나나케익과시어머님
께서늘크리스마스때가되면만들어주시는프룻케익을가져갔습니다.
아주단정하고조금은조심스러운대화와더불어배부르게점심을먹곤부른
배만큼이나가슴까지도차오르는것을느끼면서많이아쉽게헤어졌습니다.
사실신부님을그렇게가깝게모시고식사를해본것도저로썬처음이었고평소
존경하는신부님이었기에아마더욱가슴벅찼던듯도합니다.
지긋이신부님께서눈길을내게주실때에는나의내면을들여다보시고계시는
중이시네?하는심정으로조금은부끄러워지기도했고또정정당당히나의속
마음을보여드리고싶다는생각도하게되었습니다.식사중대화하는동안이런
저런얘기가오고갔는데이제세월이어느정도흘러중년이라는나이가되고보
니사람들의얼굴을보면서그사람의인격이나살아온흔적이고대로나타난다
는걸감잡게되었단얘기도있었습니다.
심성이편한사람은역시나얼굴에서도편안한기를발견할수있고겉으론번지
르한듯하지만겉과속이다른사람은웬지얼굴에서그런참을수없는비열함
이흐른다는걸이미알아버렸습니다.이렇게말하진않았지만정말그사람의
얼굴이그사람을말해준다는게어느정도는진실에가깝다는확신이듭니다.
물론잘생기고못생기고의문제가아니란건잘아시죠?사람에게는그만의
분위기를비롯한향기와느낌이분명존재한다는걸말함이지요.
또전늘제가보여주는모습그대로오늘도활달하고내맘속에서흘러나오는
그대로질문도해가면서제딴에는정말너무도좋은시간을보내고돌아왔는데
얼마전에갑자기이런생각이드는거있죠?혹시내가말하지않아도될것
까지를참지못하고마구말을해버린건없었을까하는약간의우려섞인후회
비슷한거요.
전지금까지제가뭐그리경솔하다고는생각해본적이없었지만그건어디까지
나저의생각이고한번더생각해보고해야할말을서슴없이하면서그게나의
진심이고순박함이라고애써변명한적은없었을까하는그런깨달음이순간적
으로왔습니다.아니,어쩜순간이아니고제가읽고있던책을통해깨달게된
것인지도모르겠네요.
그러면서역시이래서곧이곧대로도좋고,순간의감정에충실한것도좋지만
사람은늘한박자뒤로물러나한번더숙고해보는것도좋을수있는것이로구
나!하는걸배우게된것입니다.또그러면서이역시오늘,아니굳이오늘이아
니라내가주님과어떤약속을한엊그제부터살그머니내안으로들어와숨어있
던보상하나가모습을드러낸것같단느낌이자연스럽게드는것이었습니다.
그러니어찌내가인내하고양보하는만큼,아니그보다더욱크게돌려주시는
그분께감사의기도를바치지않을수있겠는지요?이래서전살아가는하루
하루가기쁨이고진실로겸허하게더욱그분께저의온전함을바치고싶단소망
을간직하게되는것입니다.
예전에유행했던선전의문구처럼오늘도역시’결론은버킹검!~’이되어버렸는
데정말저는살면살수록그분의오묘하신뜻앞에무릎을꿇고이제껏의저의
모든오만방자함을던져버리고그대로의탁하면서철부지아이마냥그렇게한
없이매달리고싶어집니다.
그리고늦게인지는잘모르겠지만지금이쯤에서이런깨달음을주신그분께
너무도감사하단흠숭의마음을소리높여외치고싶어집니다.하루에한가지씩
이렇게매일을배워나간다면아마그분을직접만나뵈러갈그때쯤이되면저도
꽤나난인간이되어있겠지요?이런상상을하면서혼자지그시미소를띄어봅니다.
이밤의정적이이토록좋은또다른이유입니다.
어제오늘날씨가풀려집주위를산책하며성탄장식이있는모습을
담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