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게으름에 대한 변명
BY sophia7903 ON 1. 16, 2007
난일을안하고빈둥거리는걸참좋아한다.그저특별한일하는것없이이런저런
공상을하기도하다가,배고플땐먹을걸찾아먹다가,책도읽다가,뭔가끄적거리
면서내마음의한편린을펼치기도하면서,한마디로유유자적하는걸너무도행복
한내삶의한행로라고굳세게믿고있다.
그래서내가또절감하는건이럴수있는기회(그기회가언제까지일지는잘모르지
만서두)를주신주님께무조건적인감사를드려야한다는절실함이다.여기에오기
전한국에서의삶은대부분정신없이다람쥐쳇바퀴돌듯,또는무의식속에서내
자신을진정돌아볼여유를갖지못했던,그런암울한정신적비루함이나를지배했
던게사실이었기때문이다.그러다보면어김없이지금의남편에게도참고맙단생
각이든다.
오늘하고싶은얘기는내가왜게으름을사랑하게되었는지에대한변명이다.예전
에나는직장생활이주는압박을유난히견디기힘들어하는사람이었다.이렇게쓰
고보니지금은아닌듯하지만사실적으로여전히그런면이많다.어떤정해진규
칙을따르는게어려운건아닌데어딘가에얽매인듯한그런느낌이막연히싫다.
나를구속하는듯한건뭐를막론하고다걷고싶은게솔직한심정이고.
그럼다시예전얘기로돌아가서,
시간에맞춰직장에도착해서하는일이많든,적든자리를잡고앉아있어야한다는
게,별할일없어도바쁜척해야하고말이안되게비효율적이더라도상관이시키면
그대로해야한다는것에,그무엇보다도일자체가아닌그주변의것들로쓸데없이
나의에너지를소모해야한다는웃기는짬뽕같은시츄에이션이웬지내가슴을뭔
큰덩어리가누르는듯불편하기도했고그참을수없는지겨움에내애가바싹바싹
말라버리는것도같으면서정말싫었다.
그당시에내가떠올릴수있었던가장좋은말은바로이거였다.‘절이싫으면절
이움직일수없으니중이떠나라~’그래서난요런조런핑계를구상하면서언제
이지옥에서벗어나나에만몰두했었다.결과적으로대부분성공적(?)으로직장생
활을때려치고(이경우엔주님보다는비빌언덕이되어주신부모님께감사하단마음
과죄송하단마음이동시상영을했고…ㅠ.ㅠ)조금고개숙인채진정한자유인(?)으
로돌아왔다.
나는남들이라고잘견디는그생활을왜그렇게나숨막혀하고못견뎠던걸까?아
마내안의어떤요인이분명있을듯한데그걸글로나느낌으로확실하게표현하기
가많이어려운게사실이다.대신그저간단히떠오르는생각을읊어보면아마난
내가하고싶지않다고여기는일에대해서남들보다조금더유별나게알러지반응
을일으키는사람이아닐까싶다.일자체보다는인간사이에서벌어지는더럽고
추잡한여러일들에연루되는건물론,그런걸보는것만으로도충분히울컥하고
깊이고뇌한다는….
사실이건좀내게유리하게해석을한경우이고좀더솔직하자면귀찮니즘에대한
천착이남들보다훨씬우세한편인게맞다.원래부터강박이유난한편이기도하
고말이다.그래서난도저히싫은것에대해서그걸억지로이해하고그것들과용
해되는그사실을못견뎌했고다른사람에게날이해시키고,소통한다는게또얼마
나어려운일이란걸잘알았기에할수없이실업자의신세를택했단얘기다.
그럼내가게으름을택할수밖에없었던,내게으름에대한변명을시작해볼까한다.
우선내대학졸업첫번째일이란게이름은그럴듯한중소기업의’국제회의부’에서
의사선생님들의국제회의를도와주거나맡아해주는일이었는데그당시갓사회
에발을디딘나의맑고명징한사고안에비친사회의모습은그야말로배운자,안
배운자구별없이지극히추한꼬라지만연출하고있었다.의사선생님들이받는
스트레스가엄청나그럴수도있지만지식의최고의전당에서그힘들다는공부를
거쳐온분들같지않게유치하고거드름피우는방약무인한태도에지극히실망했
었다.
물론의사선생님이라고다그런건아니겠지만히포크라테스선서에충실한모습을
보여주지못하는여러선생님들을본것이다.게다가참으로어이없는하극상의
연출을직장내에서목도했고인간집단의이기심을겪었다.난많이절망했고솔직
히많이괴로웠다.그래서더이상그직장에서일할수가없었다.첫번째경험치고
아주호된경험을한셈이었다.
미래에대한불안과부모님에게염치없다는송구스러운마음을다잡으며이번엔
정말제대로된직장을잡아보자하다가일자리를얻은게외국계회계법인대표비
서일이었는데이번엔대표라는사람의인격이또아주인간말종이었다.여자를은
근히밝혀대고우리사회의온갖치부를조금씩다갖춘사람이라면이해하기가쉬
울라나?내게어이없는추파를던지기도했고공금횡령에다가인간성까지막돼
먹어서어찌보면참으로가엾은영혼의소유자란생각이그당시에도들었고,지금
도여전히든다.
나는착한여자콤플렉스는아닌것같은데이렇게인간말종적인사람들을보면화
가나는것도사실이지만그보다는안되었다는생각이더앞서고그들을어떻게
좀인간적인방향으로좀틀어줄수없을까란희망을품게된다.내능력에는당치
않을수도있는꿈이지만오래도록그꿈을버리지못하겠다.내자신도미완의인
격에다결함투성이지만최선을다해도와주고싶은맘이든단것이다.이턱없는
모성애는도대체무엇인지?이또한내맘속에오래도록간직하고있는불가사의
한면이지만오늘의주제는이것이아니니다음기회로미루기로하자.
거기에서일을시작하고조금있다결혼을했고자의반,타의반으로직장을떠나
오면서차라리잘되었다는(그당시월급으로나사회적잣대로는꽤나괜찮다고여
겨지는일자리였지만)안도의숨을내쉬면서퇴사를했던기억이생생하다.
이렇게겉으로보나,안으로보나나는게으르게살아온게거의맞다.그리고사회
의부조리함에대해그걸개혁못할바에야거기에거리를두고나는홀로낙락장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