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도를펼쳐보며‘걸어서세계일주’를계획한당찬소녀,친구들이졸업하던해인25살에대학에입학한늦깎이대학생.세계적인홍보회사에서초고속승진을거듭하다느닷없이사표를던지고여행가방을싼‘노처녀직장인’7년간의오지여행을책으로펴낸‘베스트셀러작가’도움이필요한곳이면전쟁터든재난지역이든어디든달려가는‘긴급구호팀장’
’세상이만들어놓은한계와틀안에서살지않고지도밖으로행군하겠다’는당찬포부를밝힌그녀는극한상황,안타깝고괴로운현장속에서도웃음을잃지않는다.
그리고그녀특유의따뜻함과적극적인삶의태도로세상은먹고먹히는정글의법칙만으로돌아가지않는다는것을사람들에게보여주었다.
‘가슴을뛰게하고,피를끓게만드는일’을하며살아가는것이얼마나황홀한삶인지온몸으로보여주는
▶한비야씨는사람을굉장히기분좋게만들어주는매력이있는것같아요.
-제가별명이바람의딸인데사실하고싶은것은빛의딸이에요.따뜻하게만들어주고밝게만들어주니까요.그래서제가태양처럼큰빛은못되더라도손안에든작은촛불이나등불정도라도제가가는곳은밝고따뜻하게해주고싶어요.그렇게하면기분이좋아요.
▶빛과바람의딸이군요.얼마전에도어디다녀오셨죠?
-2~3일전에남아프리카공화국에다녀왔는데요,그곳에서전세계긴급구호요원들이모여서올해에는어디가긴급구호지역이고어디를잘예의주시해서봐야하는지에대해서회의를했어요.
▶올해는어느곳이긴급구호지역인가요?
-TV나신문에서재난에대한소개를하지않으면세상이잠잠한가하는데,그게절대로아니거든요.예를들면쓰나미의상처가아직도가고있는거고요,파키스탄지진의상처가아직도가고있는거예요.그래서지금도재난복구는계속진행되고있고요.TV에서보여주는것은그야말로병원으로보면응급수술실을보여주는것이라금방사고가나서피가철철흐르는사람을수술실로데려와서어떻게든살려내는거기까지만보여주잖아요.하지만그사람이수술이잘끝나도중환자실에가야하고재활의과정을거쳐서스스로살수있을때까지도와주는기간이얼마나길어요.
지금가장문제가되는것은
▶긴급구호라는게뭡니까?
-긴급구호는말그대로긴급하게구호를하는것을말하고요,가끔사람들이‘119구조대에들어가셨다면서요?’이렇게말하는데요.(웃음)비슷하죠.긴급하게사람의인명과재산을보호하는거예요.재산까지는아니지만어쨌든생명을보호해서하루빨리일상으로돌아가게하는거죠.우리나라에서는긴급구호라는말을쓰지만다른나라에서는그냥구호라고해요.그래서구호에는긴급구호가있고긴급한게끝나고나면재난복구가있고.아까말씀드렸듯이병원으로보면긴급구호는그야말로응급수술실이에요.예를들어교통사고가났다,재난이난거죠.
그러면어떻게든이사람의생명을살려내고그다음에살수있을만큼수술이잘되었다하더라도중환자실에가야하잖아요.산소호흡기를꽂아야하고여러가지약도맞아야하는데,그과정이재난복구작업이죠.그다음에는회복하는데시간이더많이걸리잖아요.혼자이사람이어떻게생계를유지하거나할방법이없잖아요.그럴때는오랫동안할수있는개발사업이있어요.하지만이사람들을무작정주거나도와주는것은절대로아니에요.이분들이살려고하는힘에우리가조금힘을보태는거죠.이분들이펌프질을하고있으면우리는종자물을조금갖고가는거예요.아무리펌프를열심히해도종자물이있어야펌프에물이나오는거잖아요.종자물을나누어주는일을하고있는게긴급구호요원들입니다.
▶한마디로,한비야씨는응급실의팀장이네요.
-맞습니다.그래서48시간응급대기조거든요.만약에오늘이라도쓰나미라든지,대형지진이났다하면국제본부에서출동명령이떨어져요.그러면저는본인사망이외에는어떤경우라도가야해요.48시간이내에가는게우리의일이에요.그곳에가서긴급한응급수술실역할을하는거죠.못올이유는본인사망하나예요.
트럭뒤흩날리는저먼지가다밀가루였으면…
▶얼마나대단한일을하고있는건지새삼느꼈는데,긴급구호팀장이되신배경이궁금합니다.
-제가명색이바람의딸로전세계를7년간바람처럼왔다갔다했는데요,정말다행인것은저는처음여행을떠날때부터유럽이라든지잘사는곳에서멋진낭만여행같은것은하고싶지않았어요.물론그런여행도하고싶지만마음이하얀도화지같아서모든것을받아들일수있는이렇게젊은나이에는사람들이무엇을하는가,무엇에행복해하고무엇을힘들어하고,어떻게하면같이재미있게살수있을까그것을가장궁금했고마음껏담고싶었어요.그래서유럽이나미국이나이렇게멋있는곳은나중에나이들어서가도된다고생각했고다리에힘이있을때,그리고이렇게호기심에부풀어있을때는사람을많이만나는여행을해야겠다고생각했는데그게바로오지여행이었지요.우리나라여행도마찬가지잖아요.
외국사람이우리나라에왔는데서울과몇몇좋은곳만왔다갔다하는거랑깊은강원도산골에전기도없는곳에가서동네사람들이쪄주는감자나옥수수를먹으면서할머니할아버지하고이야기를나누는것은완전히다른여행이잖아요.저는두번째여행을하고싶었어요.정말사람들과섞여서여행을하고싶었는데요,다행히오지에있는사람들의따뜻한마음도봤지만무엇에힘들어하는가도보았어요.예를들면너무나절대적인가난,엊그제까지너무나잘놀던아이가며칠동안설사를하더니그아이가스르르죽어버렸어요.어떻게이럴수가있어요?알고보니설사병이나서탈수가된거예요.탈수가돼서탈수를이기지못하고죽은거예요.
사진만찍으려고하면부끄러워서혓바닥을내미는데까만얼굴에핑크색혀가얼마나예쁜지이름도핑크보이원,핑크보이투…핑크보이24번까지만들어서함께놀았는데…갑자기의성콜레라같은것이돌면2~3일내에그동네에조그만무덤이생기는거예요.그아이들을살릴수있는것은링거한병이에요.그때우리나라환율이1달러에800백원이었는데링거한대값이800원이었어요.생각해보세요.엊그제까지만해도재미있게놀던아이가며칠후에설사같은시시한병에죽는데800원이면살릴수있었다는거예요.그때제가여행자였기때문에제지갑에는800원이아니라80만원도더있었어요.
아이들을예뻐하기만했지어떻게살릴줄은몰랐던거예요.아이들에게너무나미안하기도하고속상하기도하고슬프기도하고.제가국제홍보학을전공했는데우리나라사람들이측은지심도많고인정도많은사람인데이런이야기를하면이아이들을도와줄수있는사람들이얼마나많을까생각했어요.그래서이여행이끝나고나면어떻게든이아이들을돌보는곳에서일하고싶다고7년여행내내아프리카를보면서그런생각을굳게다지고다지다가지금은제가소원을성취했잖아요.월드비전이라는국제구호기구의팀장이되었으니까요.
눈을멀게하는독초인줄알면서도자식에게먹이는아프칸인을보고충격!
▶처음간곳이아프가니스탄이었군요.그때갔을때어땠어요?
-저는사람이굶으면배가고프고살이빠진다고생각했지,굶으면죽는다는생각을못했어요.그것은그냥영화에만나오고소설책에수사학적으로나온다고생각했죠.그런데정말굶는아이들을보고있으면너무기가막혀요.세상에는음식이충분히있다고하는데이아이들은세상에태어나서병에걸린것도아니고,대단한장애가있는것도아니고,그냥밥만먹으면사는데굶어서죽어가는거예요.어느날은한마을에갔더니시금치같은풀을먹고있어요.삶아놓은것을보니꼭시금치같아요.그런데알고보면독초라서그걸먹으면눈이멀어요.
세상에어느엄마가독초인걸알면서도그걸삶아서아이한테먹이겠어요.저는처음에그걸보고이엄마가제정신인가싶어서손을뿌리쳐가면서이거독초라고했더니그아줌마가저를물끄러미쳐다보면서뭐라고하는지아세요?통역을통해서들은말인데‘이것을먹고죽으나안먹고죽으나마찬가지’라는거예요.이아이가시금치같은것을먹어서당장에배가부른것이안먹고고스란히굶어죽는것보다낫다는거죠.그래서돌아오는길에통역하던사람이제손을꼭잡고눈물을뚝뚝흘리면서오늘본것을절대잊지말아달라고하더라고요.
그쪽정부도자국민을어떻게든살리고싶지만전쟁을20년동안이나하니나라가돌아가지않는거죠.차를타고그모습들을보면서가는데마음이너무무거웠어요.우리나라사람들에게어떻게든돈을받아다가밀가루를사서이아이들을살리고싶은데어떻게이야기를해야하나,내가정말유명했으면좋겠다는생각뿐이었어요.내가유명하면무슨말을하면사람들이귀기울일거고,도와줄거고그런생각을하면서나오는데마주오던차가가뭄이니까뿌연연기를날리면서우리차옆을지나가는거예요.먼지가휘날리니까갑자기이런생각이들었어요.‘아~저먼지가다밀가루였으면..’7년째일을하고있지만맨처음에사람이굶어죽는아프가니스탄의참상을잊을수가없고지금도그것은제가조금마음이느긋해지려고할때마다긴장을하게되는첫번째각인된현장이에요.
▶너무나끔찍한현장을처음부터본거네요.
-지금생각해보면왜하나님이이런끔찍한현장을보게하셨을까정말개인으로서는정말괴로운일이잖아요.제가씩씩하게보여도눈물이굉장히많아요.하지만현장선절대울면안돼요.제가울면현장사람들한테‘긴급구호팀장이저렇게울고갔으니반드시우리에게식량을가져다줄거다’하는기대를주는것이거든요.그래도그렇게끔찍한현장을보고,예쁜아이들이그시금치같은독초를먹느라입안이다퍼런그모습을보고어떻게안울수있겠어요.텐트뒤에가서실컷울고나오는거죠.하나님이그런마음을주셔서사람들에게이야기할때조금이라도아이들의마음이전해지는것같아개인적으로는괴롭지만잘된일인것같아요.
▶지금은대부분이모르지만사실,우리도그런시절을겪었어요.옛날에보릿고개때는독초를뜯어먹기도하고,사람들이죽기도하고,그게50~60년대에겪었던일들이거든요.
-그래서어른들에게말씀드리면금방아세요.그럼에도불구하고제가월드비전에다니면서6년동안가장많이듣는질문은우리나라도도울사람많은데왜외국사람까지도와야하느냐는거였어요.저도42살까지는그렇게생각했어요.우리나라에서누굴돕는다고그러면제앞가림이나잘하지했는데,알고보니그렇게말하는게굉장히민망한얘기였더라고요.왜냐하면1950년부터시작해서1990년까지40년동안정말우리나라가무지막지한원조를받았어요.1960년도에는해외원조가보건복지부예산의3배가넘은적도있어요.전세계에서아프리카가가장많은원조를받은것같지만절대아니에요.
우리나라가가장많은원조를받았대요.다행히1991년부터해외원조를완전히끊고우리가도와주는나라가되었잖아요.그런데도와주는나라가됐는데도한편에서는그런냉소적인이야기들이있는거죠.그러면한번생각을해보세요.1988년올림픽을번쩍번쩍하게치르고
긴급구호의발상지는원래대한민국
▶월드비전이라는것이처음우리나라때문에생겼다고요.
-저도깜짝놀랐어요.긴급구호를해야겠다,난민구호를해야겠다고생각하는데어느날전화가왔어요.월드비전회장님이세요.저는월드비전이라고해서안경가게인줄알았어요.국제선글라스프랜차이즈가생겼는데나보고홍보해달라고하는구나했죠.나중에회장님을만나서명함을주고받을때보니까그명함에있는로고가전세계에다니면서수없이본거였어요.특히아프리카에그로고가보이는동네사람들은사는거예요.똑같은동네라도하더라도월드비전이간곳은살고가지못한곳은살지못하는거죠.
우리는민간단체이다보니인원과자원이한정되어있어서둘중에서한곳만골라야하잖아요,그게얼마나괴로운일인데요.거의사정은비슷해도둘중의하나만도울수있어요.월드비전은1950년에,우리나라의수많은전쟁고아와미망인을돕기위해서
▶그때그수혜를받은우리나라의한비야씨가이제는월드비전의긴급구호의팀장이됐다,이건정말대단한일이네요.
-외부에나가면그게자랑거리에요.월드비전한국에서왔다고하면당신들이우리의희망이라고해요.한세대만열심히도와주면저렇게남을돕는나라가되는구나하면서요.
▶정말열정적으로삶을사는모습보면살기싫다고생각하는사람도기운이날것같아요.
-삶은하나님의선물이잖아요.그런데이것을99℃까지만끓이는것은너무아까워요.99℃도뜨겁지만100℃가되어야끓잖아요.그러니까100℃를끓이는삶을살고싶어요.
▶어릴때부터그랬어요?
-어릴때부터그런걸보면하나님이저를그렇게만드신것같아요.제가3녀1남중의셋째딸이거든요.우리큰언니,작은언니는너무예쁜공주이고어머니는왕비셨어요.아버지와나와내동생은머슴과였죠.우리언니들이예쁘게공주처럼생겨가지고새침해서잘안하는심부름을제가도맡아서했어요.사람들이칭찬할때,첫째딸,둘째딸너무미인이다했다가셋째딸인절보면참똘똘하게생겼다그랬거든요.엄마아빠는누군가를심부름을시켜야하는데저를시키려고매일칭찬하시는거예요.셋째가제일잘한다,발빠른거봐라,그러면저는신이나가지고심부름을하는거예요.(웃음)또,예전에는전화가많지않았잖아요.
동네에청색전화기가하나있는데아버지가신문사기자이셨기때문에비상연락하느라집에전화가있었어요.그전화가동네전화였던셈이라그리로연락이다오잖아요.제첫번째NGO(non-governmentalorganization:
나는어릴때부터여자김정호,이사가면동네지도부터그려
▶그때부터호기심이많았어요?
-궁금한게있으면못참고지나가다가도물어봐야했어요.우리동네에갑자기외국인이나타나잖아요.저사람은흑인인데이가왜저렇게하얀가,눈동자는왜파란가하던일을멈추고막좇아가요.좇아가면서한국말로아저씨나파랗게보여요?열살도안된꼬마가.내가하도동네에서멀리가고그러니까경찰서에도많이왔다갔다했어요.새로운길을가다보면길을잃어버리고그러면경찰서에들어가서’아저씨,나길잃어버렸어요‘우리집전화번호대서엄마가데리러오시고.엄마는매일당하는일이니까그러려니하셨어요.그리고어렸을때이사를많이다녔는데동네를맨처음가면도대체어디에뭐가있는지상황을파악해야했어요.동네한바퀴를다돌고나면한이틀이면멋있는지도가나와요.그리고엄마한테갖다바쳤죠.그게바로지도에요.세탁소는어디있고만화방은어디있고뭐는어디에있고.하도동네지도를그려서별명이여자김정호였죠.
▶저도잠시해외에서산적이있는데가장재미있었던게안가본골목을가면새로운어떤게있잖아요.전혀없을것같았는데예쁜가게가있다던가,이골목으로잘못들어왔는데돌다보면연결이되고다시골목으로들어온다든가이런경험은매우신기했던거같아요.
-여행이야기를하자면,여행은가이드북이시키는대로하면틀림은없어요.돈과시간도절약되지만갔다오고나면뭔가시키는대로했다는찜찜함이생기고추억이많지않아요.그런데약도하나가지고정보도약간밖에없는곳에서틀린길로갔다가좀고생도하다가아닌길로갔다가돌아서도왔다가그런게모이고쌓여서아주멋진경험이되는것같아요.골목에들어갔다가무서우면나오면되잖아요.들어가보지도않고저골목무서우면어떡하나하는데발달렸으니가보면되잖아요.갔다가이상하면나오면되고요.길은다뚫리게되어있어요.
▶대학을늦게들어가신이유가있나요?
-고등학교때공부잘하기도했고또열심히했어요.중학교때아버지가돌아가셨는데,아버지없이4형제가사는게그리녹록하지않잖아요.그럼에도불구하고아버지가안계시니까더열심히공부해야겠다고생각했었어요.그런데이름만똑바로쓰면들어간다던대학을떨어지고나서는바로동생이대학을준비했기때문에공부를할수가없었어요.그래서그사이에여러가지아르바이트를했어요.알고보면그것이인생의
저는당연히고등학교를졸업하고대학교를간다는쪽으로설계를해놨지대학을떨어진이후의어떤길도생각해본적이없었기때문에너무나막막하고인생의낙오자같았죠.18살,19살에완전히패배자라는생각에빠져서이걸어떻게딛고일어서나저도굉장히헤맸어요.그래서제주도에가서마음을달래겠다고가출을했어요.당시에는졸업하면고등학교때모았던저금을주는게있었는데금액이꽤됐었어요.그래서엄마에게장문의편지를써넣고목포에서밤기차를타고배를타고제주도를갔지요.
물론부산에무조건우리를전폭적으로지지해주는,제가엉뚱한짓은해도허튼짓은안한다고믿어주는이모가계셔서매일매일이모에게보고는했어요.그렇게자전거로제주도를한바퀴돌고2주일만에왔는데요,1주일만에왔으면저는다리몽둥이가부러졌을거예요.우리엄마가좀무섭거든요.그런데2주일만에오니까와줘서고맙다고하시더라고요.그래서그때부터는사전허가제가아니라보고제로바뀌었어요.(웃음)제어깨에날개가달린거죠.
▶그래서아르바이트를하느라고대학을늦게가셨군요.
-아르바이트를하고공부도해야하고돈도모아야하는데아르바이트가굉장히많았어요.왜냐하면그때제가학비만모으는것이아니라생활비도보태야했거든요.일단고등학교를졸업했고,아버지가안계시니제몫이라는게있었어요.동생도공부한다고그러죠.소녀가장이라고는할수없지만언니들틈에서삼분의일은한거죠.그런데억울한게뭐냐하면뭘해도반값인거예요.과외를해도고등학교졸업이라고반값,초벌번역을해도반값,제가워낙클래식을좋아해서클래식다방DJ이도했는데,그걸해도반값.무조건고졸이기때문에반값이었어요.고졸디스카운트라는게이런거구나생각을하면서안되겠다싶어서대학을가기로결심을하고6년만에입학장학생으로대학에들어갔지요.
늦깎이대학생의전반전역전골
▶올해대학교떨어져서속상해하는학생들에게한마디만해주세요.
-“절대로절망하지생각하지마세요.인생을전,후반전이있는축구로놓고90분으로삶을본다면전반전45살,후반전45살이에요.지금고등학교학생들,대학을떨어져서우울하게지내는사람은많아봐야전반전18,19분을뛰고있는거예요.골이한골들어간거죠.골한골들어갔다고이제게임그만하라는축구보셨어요?그런축구는있지도않아요.시간은얼마든지있어요.한골만회할수있는시간은전반에얼마든지있고요,후반부에도얼마든지있는거예요.골을넣고만회하고하는것은앞으로여러분이어떻게할것인가에달려있어요.그1년,2년이어렵게느껴질거예요.당연히어렵게느껴지죠.왜냐하면그이후를생각해보지않았으니까요.지금부터곰곰이생각해보면돼요.내가이골먹은것을어떻게만회를하고이축구를앞으로어떻게아름답고멋진페어플레이를하면서내기량을충분히발휘하게할것인가는지금부터여러분이어떤생각을하고어떤고민을하는가에달렸어요.”
▶어릴때부터그렇게말도잘하고글도잘썼어요?책도많이읽죠?
-저는정말말을잘하고싶고글도잘쓰고싶어요.아버지가주신문화적유산중에서내인생을풍요롭게만든것이책읽는습관이에요.아버지서가의영어책,일본어책을보면서아버지가너무존경스러웠어요.가나다라로쓰여있는한국말도아니고영어랑일본책을우리아버지가읽는다는사실이너무멋졌어요.또아버지의독서습관이여백에뭔가를써놓고밑줄도치셨어요.그러니까적극적인독서를하시는분이었죠.그게너무탐이나는거예요.그래서지금저도그래요.밑줄치고옆에뭐라고쓰고,그리고다읽고나면맨뒷장에독후감을써요.책읽고나면바로한페이지심지어는한줄이라도써요.아버지가하시는걸보고굉장히샘이나서,나도어른이되면저렇게해야지한것이다행히몸에배서지금까지오게됐는데요,그게삶을얼마나풍요롭게하는지몰라요.또하나는메모하는습관인데지금도여행다니면서메모를하거든요.아프가니스탄에서저날리는먼지가밀가루였으면하는것은요적어놓지않으면다잊어버려요.그상세한것을어떻게다기억하겠어요.그런생각이났을때마음의디지털카메라로찍어놓지않으면이미지만남지디테일한것은다잊어버려요.저는침대밑에
▶대학교졸업하시고그이후에미국유학을가신거예요?
-양부모님이계시는데어렸을때입양해서키워주신게아니고정신적으로무조건저를지지하는부모님이계세요.미국분인데한국에서근무하셨어요.클래식다방디제이를한이유가판을한번올려놓으면한20~30분은가니까거기서공부하는거예요.그때쟤가왜저렇게공부를열심히하나유심히보다가우연히말을나눌수있게되었는데,그당시에는서울대학교가다른곳보다학비가굉장히싸서스스로학비를벌어서그곳을가지않으면대학을진학할수없기때문에그걸목표로공부를하고있다이야기했죠.그러고나서몇달이지났어요.그분들도아이들이4명이나있는데어느날저한테진지하게보자고하시는거예요.
시험볼때가다가왔는데,네가만약국립대에갈성적이안된다거나떨어지면어떻게할거냐하셔서전그러면학교를못갑니다했어요.그랬더니손을잡으시면서절대로그런생각을하지말라고하시는거예요.네가얼마나공부를열심히하는지몇달동안우리가쭉지켜봤으니네가만약원하는대학에갈수없는성적이나와도꼭네가가고싶은과를가라,학비는우리가대주겠다,그리고이건투자다이러는거예요.생각해보면그분들도아이들이있고,저도잘모르는사람이고,제가할수있는일인데다른사람한테도움을청하는것은제자존심도있고해서알겠다고만대답했죠.그런데홍익대학교영문과를들어가고특별장학생이되어서4년간학비가면제가된거예요.그러니까그분들이굉장히기뻐하시면서그래도나는너에게투자하고싶다면서대학원을말씀하셨어요.그분집이유타주에있어서유타대학으로진학을했지요.
메모는나의힘!마음의디지털카메라
▶정말운이좋은것같아요.열심히하니까운이따라오는거겠지요.
-열심히하는사람들이얼마나많아요.정말이건하나님의은총이에요.저만큼열심히하는사람들은얼마든지있어요.그런데하나님이어떻게하든지저를쓰시려고그렇게하신게아닌가해요.양부모님이지금도살아계세요.여름에는알래스카에계시고겨울에는유타에계시는데얼마나뻐기시는지몰라요.한국사람이지나가면‘너비야한아냐’고물어보신대요.안다고하면내딸이다그러고모른다고하면‘넌책도안읽느냐’고하고.정말그분들께자랑스러운딸이되고싶어요.
▶세계일주의꿈은대학에들어갈때부터갖고있었어요?
-어렸을때,여자김정호라고불릴때부터의꿈이었어요.세계지도보면서저거걸어서한바퀴돌아야겠다결심했죠.대륙이다붙어있잖아요.우리는발이있으니걸을수있지않을까생각했어요.아주어릴때친구들한테이야기하면깜짝놀라요.그러면나는그친구들보고더깜짝놀라죠.지구가붙어있는데걸어가는게놀랠일인가?그런데삼박자가다맞아야하는거잖아요.돈도있어야하고건강도있어야하고시간도있어야하고.유타대학에서3년동안국제홍보학을전공한이후에한국에돌아와서홍보회사를3년간다녔어요.35살나이도젊죠,3년간돈모았으니돈도있죠,회사그만두면시간있는거잖아요.그래서회사를그만두고바로세계일주를떠났어요.원래는여행을3년갈생각이었는데다니다보니시간이많이걸려서7년걸렸어요.
(이제여행을떠나는초입인데이야기는반도못끝났습니다.그래서한비야씨의양해를구해귀한시간을더얻을수있었습니다.내일이시간에이어서들려드리겠습니다.)
※CBS손숙의아주특별한인터뷰(표준FM98.1MHz)는월~토오후4시5분에방송된다.정리(CBS손숙의아주특별한인터뷰녹취작가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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