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과 ‘만월’

뭐랄까?요시모토바나나의소설을읽으면방금전까지눈물을쏙빼고난다음이

라도상큼하게입안가득레몬향을머금은듯한그런기분에빠지게된다.요즘

신세대에게인기가많다는그이유를충분히납득할수가있다.통통튕기듯,그러

면서도가볍지않은그런산빡함이그녀의글엔분명히숨겨져있다.

이쯤그녀의글예찬은그만두고싶지만,그녀의작품자체도매력적인게충분한

사실이지만,그래도그매력의근간에그녀의문체가있음을부정할수없어조금만

더그녀의글쓰기에대해서언급할까한다.

우선경쾌한단문이그녀의작품의대개를이룬다.나처럼질퍽질퍽늘어지게글을

쓰는사람에겐아주좋은모델이란말씀.그녀의작품을처음읽을땐솔직히깨달

지못했었다.그러다가다시그녀의똑같은작품을읽었을때,그점이내눈에가장

먼저들어왔다.똑같은사실이라도알려고들지않을때와알려들때가이렇게다를

수있음을또배웠다.음….역시배움에는끝이없다.그리고나처럼늦게깨닫는

사람에겐반복의교육이아주효과적인것같다.ㅎ

또하나,그녀의글은사실적인묘사가뛰어나다.우리가말할때와느낌을가질때,

사실똑같게묘사하긴참어려운일이라고느껴지는데,그녀는이런것에아주능숙

해보인다.그게바로마음을다비우고자기안에깊이침잠했기에가능한일인지도

모르겠다.아직나는이런글쓰기에서투른게사실인것같고.그래서또많이연습

하고노력하고싶다.

자,그럼이쯤에서그녀의작품’키친’과’만월’에대해서말해야겠다.

우선<키친>이란제목으로나온책에있는단편세작품중두작품이바로’키친’과

‘만월’인데이두작품은서로연결이되어있다.참기발하지만그런일이있을수

도있겠구나~하는감상을일으키는주인공들이등장하는데,나도한때소설을쓴

답시고시도했던작품중하나가바로이런주인공들에대한내용이었기에더욱이

해가쉬웠다고말해도되려나?

실질적주인공은남과녀지만그남의어머니가성전환을한,사실은생부라는설

정이참독특하다.그리고그렇게된계기에서눈물이핑돌기도했는데,그건괜

한감상이아니라우리가살아가면서느끼게되는인간의한계와본질에접근하는

한인간의고귀한위엄성을보았기때문이었다.그의결정을존중해주고싶단마

음이들었다.세상의눈총은정말중요한게아니란절감과함께…

흔히겪는남과녀의단순한삐걱거림과사랑얘기가아닌,특수한환경을지닌남

과녀의사랑이야기라서소설적재미가더있기도했지만무엇보다그들의심리

묘사,특히여자주인공사쿠라이미카게의1인칭주인공시점에서의감성과떨림

이고스란히전해져서좋았고,동시에가슴이많이아팠다.그래서마치내가망망

대해에떠있는듯한느낌으로허전하면서찌릿했다.이러한느낌은’키친’에서부

터’만월’까지이어진다.

‘키친’에선여러번의죽음이나온다.주인공을빼곤주변사람들이거의다죽는

설정이어쩜두사람을더욱가깝게맺어주는듯도보이지만,인간의감정이란것

이꼭그렇게일정한도식에맞추어질순없다고볼때그건또아닌것같다.

무래도둘은서로사랑하는게확실하지만,환경이라기보단서로의성격상머뭇

거리는것처럼보였다.충분히행동으론보여주지만,입으로는차마내뱉지못하

는우유부단함을서로가보여준다.분명히이것도사랑의한방식이라고인정하

면서도보는사람은많이답답했는데,그나마결론이해피엔딩이라다행스러웠고.

요시모토의담백,솔직,산뜻한문체에힘입어아주쉽게술술잘읽히는작품이

이었고,작품성도있어보였고(에둘러표현함),또내가좋아하는음식얘기가여

러번나와좋았다.어찌보면전형적인일본풍같단선입견이종종생겼던것도

사실인데,그럼에도불구하고내스스로에게너무국수적이고,속좁게굴지말자

라고다짐해가며그렇게읽어갔고,결론은어떤정형화되고고착화된굴레이전

에,인간의이야기에관심이많은나로서는그녀의글을좋은작품이라고순순히

인정하기로했다.

더군다나오늘신문에서너무순수문학의무거움을강조하지도않고,그렇다고

너무대중적으로흐르지도않는’중간문학’이란개념을접하면서’그래!맞아!

우리가찾아야할것은바로이런걸거야!~’한다음이라,더욱이런결심을굳혔

는지도모르겠다.뭐,어쨌든많이읽히고여러사람에게감동을주면그게바로

문학의효용성이아닐까싶다.요시모토바나나는그런점에서충분히좋은작

가라는타이틀이걸맞지않나?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