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인생무상이맞나요?아님,세상은정말살만한,살맛나는곳인가요?
가만히생각해봅니다.그러다가’그래.두대립적인말이정말한치의양보도없이
다똑같이맞는말인것같아~’이렇게결론을내봅니다.
사람의마음은그야말로하늘하늘거리는얇고고운화선지같아서잘못하면찢어지
기도쉽고,때타기도너무쉬운것같습니다.먹의농도를잘못맞추면마구마구
번지기도하고,망치기도쉽상이구요.그렇게우리의마음은다루기가어렵습니다.
거의대개는’내마음나도몰라~’가진리이고,그나마안다고여겼던마음도시간
이지나고보면그게아니었던것도같고,사실로도그게아니었음이밝혀지기도하
면서우리들의한계를여지없이드러내지요.
왜이렇게무거운주제로새로운주를시작하게되었느냐면말이지요.오늘또장례
미사에참석했었습니다.성당의교우이시자,제가첨이곳에서불어를배울때내
옆에앉으셔서내게잘묻곤하시던제어머니보다도연배가높으신자매님의바깥
분께서돌아가셨거든요.
사실연세도높으셨고해서호상이라고는느끼지만정작이승을떠나는분들을뵈
면늘그렇듯,이번에도역시센티멘탈해지는마음은어쩔수가없었습니다.게다
가큰손녀가마지막으로드리는’조사’를듣고있자니,저가슴밑바닥에서부터서
러움이또마구밀려올라와걷잡을수없는심정이되어버린것이지요.
분명히하느님을믿는우리그리스도인들은,죽음이끝이아니고또다른세상을
향한시작이고주님의은총과사랑을확신하며기꺼이주님앞에나선다는마음이
기본임에도불구하고이런일이있을때마다가슴이아련해지곤한답니다.아마
이건떠나는분들때문이라기보다는남아있는유족들의허탈한마음을헤아려서
인것같습니다.어쩜제가가까운누군가를떠나보낼때느꼈던아쉬움이상기
되어그렇다는게더솔직한느낌일테구요.
비까지처량스럽게내린다는지극히감상적이고,내편의대로의해석을하면서
예정대로전또,같은성당자매님들을만나’코스코’로식료품쇼핑을다녀왔습
니다.잠깐점심을함께하며대화도조금나누었었구요.
집으로돌아오니힘이쫙빠지면서갑자기피곤이엄습하네요.기온과날씨가
절이렇게만드는것인지요즘부쩍더피곤을자주느낍니다.사실어제도미사
를마치고이곳에새로오신분과그어머님을처음만나뵈었는데반가운마음에
한참을밥도먹고,이야기보따리를풀면서시간을함께보냈었습니다.막상신
나서이야기를할땐몰랐었는데집으로돌아오면서많이피곤했었거든요.
함께나누었던대화를상세하게여기에풀어헤치기엔좀그렇고,아무튼처음뵌
분들임에도전혀낯설지않았고,너무도허심탄회하게좋은얘기를많이나누고,
특히제가도움을많이받았습니다.살다보면가끔느끼게되는<운명적인만남>
뭐,이런기운을확연히받았고,또한번주님께감사의기도를드리게되었지요.
우리인간들의삶이란절대적으로서로에게연관이있고,기운을미치고,상호밀
접하단걸진하게느꼈던하루였습니다.동생의숙제도봐줘야했고,아들들밥도
챙겨줘야했기에그토록초면에많은대화를나누었음에도불구하고,많이아쉬운
마음을접고헤어져야했습니다.
그리고원래뭐하나에빠지면정신을못차리는평소의나답게그전날출장을
떠난남편의전화도몇번을놓치고,나중에확인하곤미안한마음이되어나의
타고난못말릴무심증을또원망해야했지요.대화중에도느꼈지만사람은어쩔
수없이(아주대단한계기가주어지기전까진대부분의사람들은그렇다여겨지네
요.)생긴대로살수밖에없음을또절감했었답니다.휴!~극복하기힘든나의
한계여~
집으로서둘러돌아오면서동생과조카들을픽업해서집에함께왔고,옷갈아입자
마자부터동생숙제함께하고,또그때까지쫄쫄이굶고있었던둘째아들(큰놈은
어제에이어친구불러다노래연습마치고함께중국집으로저녁먹으러갔다고했
고)과조카들저녁차려주고,동생은설거지하고난또우리집,동생네집빨래색깔
별로구별해서빨래돌리고,다시동생의숙제로돌아갔습니다.ㅎ
그와중에드디어남편과통화가되었는데많이풀이죽은목소리라서사실첨엔
제가많이떨었지만(또삐졌을게넘뻔해서리~ㅎ)워낙할얘기가만리장성이라
남편이이번만은용서해주겠다고…ㅎ뭔말인지이해가좀힘드시죠?하고싶
은말이많아서화를낼수가없었던거에요.화내면말할수없으니까말이죠.
얘기인즉,뉴질랜드로출장을가는데원래는로스엔젤레스에서비행기를갈아타
야하는데거기서탈비행기가예정대로안되어,기다리다가피지까지가는비행
기를타곤그야말로산넘고,물건너써~드디어하루꼬박넘게걸려오클랜드에
도착했다는겁니다.더재미난것은저도그리생각했었지만,옆에있던동생이
남편을넘잘아는지라제가전화받는중에쪽지에"아고~말하고싶어서화내는
척도못한다.그지?"라고썼구요.그래서웃음이터져나와참으려고얼마나애를
썼던지말이죠.
이번출장에는전따라가지않았는데그이유가첫번째로는한글학교때문이고,
또다른이유는비행기요금도넘비싸서랍니다.(여기서대충삼천불가깝다고)
물론애들한테도좀미안할것같았구요.또,전이번여름방학때에도부모님
뵈러한국에또나가게될것같아서뉴질랜드건은참기로한거죠.비록제가
한번도뉴질랜드엔가보지않아서가고싶단마음은굴뚝같았지만서두…
정신없이바쁘게하루를보내고,동생네다데려다주고돌아와문득혼자가되고
보니뭔지모를고요함과편안함도느껴지고,또피곤해지기도하면서깊이침잠
하는내영혼을느낄수있었습니다.책을좀읽다,혼자넓게차지한침대에서이
런저런사념에빠지다가,또기도도올리다가저도몰래잠이들어버렸는데푹잘
자고오늘일어났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