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을잘못맞춰이미촛불을꺼버렸다.ㅠㅠ
원래지난금요일이우리둘째의17번째생일이었는데,내동생이그날은학교에서
모두함께참석해야하는레스토랑견학수업이있다고해서아들에게양해를구한
다음생일파티를다음날인토요일로연기했다.
생일파티라고해서뭐대단한건아니고늘그렇듯,집에서음식준비해서먹던지
아님집근처의레스토랑을가는것인데이번엔아들이원하는중국뷔페레스토랑을
가기로했고,그다음엔집에온가족이모두모여’생일축가’불러주며생일케익을
자르는것이었다.물론그다음으론,카드와선물증정시간이있겠고.
자연히생일카드와선물주기도다음날로미루어졌는데이젠어느덧많이커진우
리아들은보채지않고,의연하게잘기다린다.어렸을때만해도워낙성격급한녀
석은선물이뭐냐부터해서잠시잠깐을기다리지못했는데정말많이커버렸다.기
특한녀석!후후…
사실우리첫째는다른집첫째들처럼식구들이다오냐오냐하면서떠받들어줘서
전형적인맏이의모습대로조금은이기적인면이있는데,우리둘째녀석은좀많이
차별해서형을이뻐하신할아버지,할머니덕분으로아주일찌감치철이들어버렸었
다.
그만큼가슴에울분이나남아있는앙금의찌거기를가끔은투정하며표현하기도
하지만결과적으로보자면잃은것보단얻은게많은것같고,스스로는강하게부정
하면서한편으론또은근히그걸인정하는듯한모습을보일때도있다.
예를들어큰녀석은한국에서부터먹던’황성주생식’을여기와서도비싼가격임에
도불구하고계속먹기를원했는데(건강에좋다고확신하는것같다.)그런첫째의
얘길들은둘째의반응은"형은너무이기적이고철이없다."는거였다.어떻게그
렇게비싼걸미안해하는기색없이당당하게사달라고하냐~면서.
나는거기에대해서"사실니형이너보다좀이기적인건사실이지만,또형은자기
가미안하거나어떤감정이있어도표현하는데너만큼능숙하지도않고,워낙그렇
게받는것에익숙해져있기때문이지~그러니넌할아버지,할머니께감사해야된
다니까?너는덕분에일찍철이들을수있었고,네자신보다는상황판단을중요시
하면서남들을잘배려하잖아.그리고형이좀어리버리하면서덜렁대는대신,너는
꼼꼼하고자기것잘챙겨알아서할줄도알고말야."라고말했었다.
정말사실이그렇다.우리첫째는나처럼맏이라서기대를한몸에받고,중압감도
알게모르게많이느끼기도했겠지만,덧붙여어려서부터온갖많은혜택속에살아
와세상어려움에대한인식이많이부족한듯보인다.나랑조금은또다른것이그
래도난어려서부터환경적이유로철이일찍들어버렸는데,우리첫째는나랑감성
은많이비슷하지만환경적으론훨씬편하지않았나싶다.물론그아이나름대로
또다른고뇌와문제는있겠지만서두.
반면우리둘째는아직도외조부모의형편애에대한원망이진하게깔려있는멘트
를가끔날리는데,두분중에서도특히외할머니에대해서안좋은감정을노골적으
로나타내곤한다.난속으론좀답답하며본인이나울어머니,둘다에대해서안
타까운심정이되긴하지만그렇다고그걸가지고무조건아들을탓할수만도없긴
하다.사실은사실이었으니까.
시간이흘러두분께서일말의후회도하시지만,그럴수밖에없었던이해를넘어
이미한아이에겐치명적인상처가된것도진실이니까말이다.그래서가족간에
도감정의골이파일수있고,더군다나남들과의관계랑은또달리더극복하기어
려운심오한문제점을,또아주오랜동안을서로에게상채기와상처란흔적으로남
겨놓을수있단삶의한편린이존재한다.
그나마너무다행스러운것은한국에있을땐조카둘합쳐서네명중막내란프리
미엄까지놓쳐중간에서낑기고,찌그러졌던(넘과장?ㅎ)것관달리여기로와선우
리집에서제일막내라시어머님과시누이한테사랑을최고로많이받는다는것이다.
처음집을사서이사올때시어머님께서둘째방가구는침대빼곤(침대는한국에서
이미가져가서)다준비해주셨고(책상,서랍장,좀큰책꽂이),게다가몬트리얼에서
젤로고급백화점에서직접주문제작해서침대보세트일체와창문장식까지다해
주신거였다.나는내것을받은이상너무도행복했었다.늘부족했던것만같았던
우리둘째에게도마침내완전한관심과사랑이채워진것같았기에…
어제의생일파티에도시어머님과시누이다참석해주셨고,우리모두아주즐겁게
식사를마치고집으로돌아와케익커팅까지하고선물과카드도주면서좋은시간을
함께했었다.또어제는늘가는케익집에서우연히도"케익에뭐를쓰고싶냐?"는
질문을받고는"네…HappyBirthday!David라써주세요."하곤큰쵸콜렛에써왔
는데아들이아주기뻐하는모습이라나도덩달아많이기뻤었다.비록공짠줄알았
던게엑스트라차아지가있단걸발견했었다할지라도말이다.ㅋ
우리들과의파티후엔또형과사촌누나와함께친구들이마련해준파티에간다고
해서지하철역까지데려다주었다.원래친구들이깜짝파티를계획했는데한여자
친구가계획을모르곤우리둘째에게왜생일파티한단얘길안했느냐고,섭하다고
따졌다가계획을알아버렸다.알면서도모른척해주는게도리일것같다면서가
족들앞에서놀라는표정까지연습해가는귀여운녀석이다.^^
오늘성당가는길에조카에게얘길들으니(우리아들들은워낙늦게가면서친구집
에서자고오겠다고해서외박을했고)케익만도3개나준비했고,많은친구들이와
서축하해주고재미있는시간을보냈단다.워낙사교성좋은우리둘째니친구도많
고,사람사귀는걸좋아라하는데덕분에구들장귀신이었던우리첫째놈이동생따
라요즘부쩍강남(?)엘자주가는것같다.ㅎㅎ
그렇게붙어다니는아들둘을보니내동생과의과거생각도나면서혼자슬며시미
소를짓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