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볶아 먹은 뉴욕여행 이야기 5편.
***이글은놀라운소식이전해지기전에미리써놓은것인데,우연하게도이글에서도

정신이온전하지않은사람에대한나의감상을적어놓은걸오늘또알게되었다.

지금미국을비롯,지리적으로멀리있는우리나라까지대충전세계교민사회까지다

뒤숭숭한맘이라이런글을올리기가좀뭐하지않을까싶기도했지만,어찌보면바로

이럴때기분을또바꿀필요도있겠다여겨나의짦았던뉴욕여행이야기마지막편을

올려본다.

왜그렇게사람이많나했더니유명배우가직접무대에서는공연이라그랬다.

한밤의뉴욕맨하탄거리에서벌어지는일이란다름아닌,예전우리의이태원에서

공공연하게벌어지는일과똑같은그런종류의’떴다가게’의출현이었다.뭔말이

냐면정식등록된업체가아닌보따리한뭉치를거리에펼쳐놓고’짝퉁명품가방’

을팔고있는상인들이있었단것인데상인전부가어두운밤엔더욱어두워보이는

아프리칸어메리칸이었다.

게다가그들은다들워키토키를하나씩차고는사방을주시하면서장사를하고있

었는데,아마도연락책이경찰이떴다는연락을보내면후다닥짐을싸서현장을

뜨려나보았다.자세들이다금방이라도한뭉치큰가방들고뜰준비자세로보였

으니말이다.

나와내동생이또누구인가?지금은많이죽어버렸지만그래도한때는쇼핑중독

까진아니어도,꽤쇼핑하는데관심과이력이있는쇼핑광의아류쯤이아니던가?

참새가방앗간을그냥못지나가듯우린그렇게눈을그곳에집중해서구경을시작

했고,그제서야이해가되는점이하나있었다.

우리가뉴욕에도착해여기저기구경을다니다보니,아니여긴왜케나명품가방을

든여인들이많은지.아니사실성인이아닌십대소녀들까지너,나할것없이그

런가방들을들고있었는데나와동생은’세계패션의메카,뉴욕이라그런가?아님

이동네엔명품가방하나씩쯤은들고와야하는동네?’하면서좀의아스럽고,궁

금했었다.그런데알고보니혹시나가역시나~였던거다.짝퉁물건이천국인한국,

중국만이아니고세계적패션도시뉴욕에까지진출되어있었던거였다.ㅎ

정말구경만하려고했는데,유혹에약하디약한우리자매는드디어일을저지르고

말았는데다름아닌내동생도’코치짝퉁’가방하나를구입했고,나역시’구찌짝퉁’

을하나구입한것이다.진짜는살돈도없지만,그렇게까지비싼돈을주면서사고

픈마음은없으니(그렇다고돈많은사람들이진품을들고다니는걸가늘게눈뜨고

비난하는측은절대아니다.)디자인똑같은짝퉁이라도사서들어야지~하면서.

고로,난디자인이다른것들보단좀더이쁜것같아명품짝퉁을든다.

좀오래전에읽었던글중에서소득수준이높아지면서사람들은소유가아닌체험

을위해,또나은삶을살고자하는욕구를소비의고급화로연결해서새로운가치소

비,즉’매스티지’란개념을출현시켰다던데,물론그런사람들과는다르지만실품보

다훨싼가격으로멋진디자인의가방을소유한다는건나름만족스러운대책이아

닐까생각하며,또일단외국에나왔으니내자신을위해선물하나정도는사줄수도

있는것아닐까하는그런마음으로냉큼일을저지른것이다.

아무튼그렇게하나씩사서들고오면서서서히막내리는뉴욕에서의짧고도짧았

던여행을아쉬워하며우리는가방을맡겨놓은’웨스틴호텔’로발걸음을옮겼다.

드디어짐을찾고,혹시나뭐잃어버린것없나확인하고,사온가방을짐가방안에

잘숨기곤(?)버스터미널로향했다.버스터미널에도착해서우리가갈몬트리얼행

버스타는곳으로갔는데아니이게또뭐야?도대체뉴욕이안겨다주는놀라움은

끝까지우리를놓아주지않는거다.

동생과지친몸을겨우지탱하고버스탈줄에서있는데웬아저씨가뭐라고큰소

리로떠들면서우리주위에오더니,공중전화기로FBI를부른단다.자기에게뭔일

이일어나고있다면서,횡설수설하는데좀재미있는것은처음에우리는정말뭔일

이난줄알았었다는것과조금있다보니상황파악이되면서서로멀뚱멀뚱쳐다보

고있는사람들을살필수있다는거였다.또경비아저씨도그사람을이미알고있

는지마치친구에게말하듯,여기를떠나라고하는데그사람은기세가등등해서소

리를지르고,경비원은그런그사람을어이없어하면서도아주미온적으로대응한

다는거였다.

뭐랄까?정상으로보이지않는사람과정상으로보이는사람간에도뭔가통하는

유대감,친근감이생길수있고,인간끼리통하는뭔가가분명존재한다는걸느낄

수있었는데내가사는몬트리얼이나뉴욕이나이른바선진국이라는나라에는도

통알아들을수없는말을혼자서중얼거리며지나가는사람에게전혀헤꼬지는하

지않는그런정신이상자들이유난히많다는걸또기억해내었다.

어쩜현대사회가점점인간개개인을고립시키고,너무도외로워버린연약한심성

의소유자들은혼자서라도떠들어대며외로움을달래고,그렇게세상과멀어지는행

동을보여주면서자신은오히려가깝다고여기고있는것이아닐까하는생각이들

었다.조용히집에만있기보단차라리미친사람으로취급되고,뭇사람들의웃음거

리가되더라도극복하기힘든고독이라는괴물과사투하는듯보이는사람들.이또

한물질문명우상이라는현대의기괴변종의한사생아가틀림없어보인다.

특히나부산하게돌아다니던낮과는달리적막에푹젖어드는밤의뉴욕에선더욱낮

의요란함,시끌벅적과대비되는,진한외로움,고독이란단어를떠오르기가쉬었음

도사실이었다.거기에마지막밤인그날은더더욱’마지막’이라는감성까지덧붙여

졌으니특히나더휑한마음이되면서평소보다더한고즈넉한심사가되었고말이다.

아마이래서사람들은떠나길간절히원하면서도,자기가있는그자리로또돌아가길

원하는건지도모른다는생각을또해봤다.그런의미에서,돌아갈곳이없는사람만

큼서글픈인생도아마없으리라~고또생각해봤고.

콩볶아먹은후다닥여행의끝에이렇게나마자그마한깨달음을가슴에안고는버스

에올랐고,나름대로아쉬움도좀남겨놓았지만전반적으로아주만족스러웠던여행

이어서편한마음으로앉아있었다.다음번동생과의여행을미리맘속에또계획하

면서,그제서야집에두고온자식생각에젖어이미마음은집을향해한껏달렸고,아

니이미도착해있었지만나는비몽사몽으로앉아있다어느새긴잠에빠져들어있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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