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이런봄의꽃들을볼수있길소망하며작년의사진들을올려본다.^^*
어제한글학교가는길은이전과조금다른기분이들었다.
첫번째로는날씨가졸지에겨울에서여름으로뛰어넘은듯더워져서(이건사실좀과장이고.ㅎ)
차의창문을열고한가한토요일아침의멋진주택가(한글학교가있는동네가영국계부자들이
사는웨스트마운트라서)를운전하며봄의향취를느끼는기분이남달랐다는것이고,두번째로
는버지니아텍총격사건이일어나고우리학생들을처음보는것이니과연그들이어떻게자신들
의느낌을표현할까에대한궁금증이있었단거였다.
수업이시작되어교실에들어가니학생들은평소와다름없이명랑하고,한글을배우려는기대와
열의에차앉아있었고,어느누구도심란한표정이아니다.곧우리는복습을시작으로수업에
들어갔고,간식시간에도아무런말들이없다.그야말로전주와전혀차이가없이무심하게넘어
갔는데간식시간도끝나고다시교실로들어와수업을하다가마칠시간이다되어갈때그들의
생각이궁금한내가드디어먼저입을열었다.이번일을보고느낀점이있다면한번나누어보자고.
맨처음으로한여학생이그런일이야우리들중누구에게라도일어날수있는일이고,진짜불행
한일이라고자신의느낌을전했는데,이번학기내학생들중가장고령이시고더불어열심이신
대학교수출신카오씨가바톤을이어받아말씀을시작하셨다.
그는자신의경험담을들려주셨는데미국몬타나대학에서교편을잡으셨던그가어느날한적한
길을운전하다가사방‘스톱사인’에이르렀단다.그는잠깐스톱을하곤곧출발했었는데어느새
나타난경찰차가그를세우더니스톱을하지않았다고하면서벌금을주려고하길래그는아주
오래는아니지만분명히스톱을했고지나친처사라고항의를했다고.
물론그당시의이야기를생생하게는다하시지않았지만결국어찌저찌하다(경찰에게대항하는
사람은미국이나여기에선좀지나칠정도로과잉반응을보이는게사실이다.아무리총기를지
닐수있는가능성이나워낙다인종,다양한사람들이집합된곳이라그렇단이해를하더라도지
나치단생각은개인적으로여전히가지고있다.)그는결국수갑을손에차고경찰서로가게되
었단다.지역에서존경받는교수님께서말이다.
교수로써학생들과좋은관계를유지해왔고,나름존경받고성실히세상을살아왔다고생각하던
그분이그런일을당했을때의그황당했던심정이짚어지며가슴한쪽이싸해왔는데그건다름
아닌이번버지니아텍의가해자인조승희군이느꼈을고립감과외로움과비슷해보였기때문이
었다.결코교수라는직업의프리미엄때문에그의말에신뢰를부여한건아니고그래도이쯤인
생을살다보면사람에게서느껴지는‘감’이라는게있는데내가보기에그는절대경거망동하거나
함부로처신할사람으론보이지않는다는확신이들었기에.
그는그후로웬지자신이살던그곳에대해회의와환멸감이들었다고했고그의형님이자식들
이있는캘리포니아로옮기는게어떻겠냐는의견을제시해서결국그는그곳을떠나왔다고한다.
모멸감을느껴더이상은그곳에서살수가없었다고하며그는그당시를상기하는듯좀격앙된
감정의한조각을보여주었다.
그러면서그는본인이파리에서어려서부터교육을받고살았었지만한번도그곳사람으로취급
받아본적도없었고,알게모르게인종차별을느꼈던자신의경험을우리들에게들려주었다.그
리곤교실에있던이곳현지퀘벡쿠아백인학생에게는좀미안하지만~이란단서를다는것도
잊지않으셨고말이다.
물론백인들이라고다타인종에대해우월감을갖는다거나인종차별을하는건아닐지라도이런
경험을하신그분께는유감을표하면서,세상에는늘일부편견의시선을가진사람들(몇몇의미
꾸라지)의잘못된언행때문에대다수선의의피해자가생길수도있다는진리를또한번느꼈다.
당해보지않은사람들은느낄수없는비탄감이분명히있겠지만그렇다고싸잡아식의고정관념
을지녀선또안된다고여기면서.
카오씨는또이번참사를벌인조승희군의부모들이일만하느라자식이그런지경에까지이르렀
던걸몰랐다는것도무척슬픈일이라면서유감을표했다.이런대화를갖기이전간식시간에
잠깐교장선생님과나누었던대화에서도우리들해외교민들의의식이바뀌어야하는데바로열
심히돈벌어자식들에게편안한삶을제공하는것이최고의덕목이란인식에서벗어나자식들과
대화를나누고,무형적자양분을공급해야한다는것에의견일치를보았었다.
버지니아텍사건도시간의흐름과함께우리들의기억에서희미해지다가언젠가는결국사라질테
고,되도록이면아픈상처는건드리지않는것이상책이라여기기에슬프고불행한이야기에대
해서더이상은말하지않으려고했었지만,우리들의의식이조금은더밝게눈떠있는바로지금,
다질건더다지고바로잡을건확실히바로잡아야하지않을까싶다.진정그리되어우리들모
두가거듭새롭게탄생하게되길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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