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행복

어제미사가끝난후레지오마리애새단원식이있었다.세분이이번에새로운단원

으로입단을하시게되었는데,여자두분에남자한분이시다.그중두분과는매주

목요일성서공부도하는사이이고,또다른한분은내동생과말놓고지내는친구사

이이다.그러니자연히나와도절친한분들인셈이다.

새단원식에맞추어어제는특별히또우리레지오마리애부단장부군되시는,또아

버님처럼나와동생이의지하는유박사님께서점심을한턱쏘셨다.단원들의아이들

까지모두해서꽤많은인원을이끄시어한국식당에서맛난점심을사주셨다.

내동생은한국에나가있기에어쩔수없이빠지게되었는데,동생대신조카들을꼭

데려오라하셔서조카들도따라갔다.어차피내가차로집에서픽업해서성당에데려

오고,가고하니까늘함께하지만오늘만은먼저가려고했는데부단장님께서함께

가자고권유를하셔서아이들이레지오마리애끝날때까지남아있었다.

식당에서각각원하는음식을주문하고빼놓을수없는양념인대화가시작되었는데

잠깐씩레지오마리애모임에참석하시는한분께서내가한국에나가는걸아시고,

내게어떤부탁을하시면서아울러내게좋은정보를주셨다.명동성당근처에있는

복음학교를기회가되면꼭가보고교장선생님도만나뵐수있으면만나뵙고좋은

말씀을들어보라고말씀해주신것이었다.

그분께서는그복음학교를통해공부를시작하셨고,거기에서깊었던상처를치유받

으셨다고하셨다.그러면서영성이열리신분들특유의솔직한체험을말씀해주시기

시작했는데여기에조금내용을밝히자면,그분의남편되시는분께서가족모두가

이민을떠나기엔여건이그래서일단위장결혼을하시기로결정하고,어떤여자분과

결혼을해캐나다로먼저오셨단다.

말그대로위장결혼이라고생각했었는데알고보니사실혼관계였고,실지로두사람

사이에아이까지하나있는걸아시게되곤배신감에치를떨었었고,남편과의관계는

끝을내셨는데아버지가초청하여캐나다로오게된딸세분이너무도훌륭하게성장

을했다.

딸세분중에서첫째분만이곳현지인대학동창과결혼을하셔서아이가둘이있고,

결혼전에는엔지니어로일을하셨단다.둘째따님은변호사이고,세째따님은의사

선생님인데두분다미혼이시라고.솔직히다성공적인여성으로길러내신그분이

많이부러워졌었다.더욱이마음속에한이라면한을가지고계시면서도반듯하게자

식들을길러내신그분이기에더욱존경의마음이되었다.

그자리에서는워낙한국에다녀오면다른짐도많은편이고,책을많이가져오기에

확답은못드리겠다고말씀드렸지만다시집에와전화통화를하면서마음을정했다.

그분께서부탁하신걸꼭갖다드려야겠다고.그분께서는내게꼭기회가되면복

음학교를가보라고또당부를하셨다.내게주시고싶은선물이시라고하시면서…

가끔성당에나오시는그분을내가한국으로떠나기전마지막으로참석한미사였던

오늘뵙게되고,함께식사를하면서곁에앉아이런저런대화를나누다가또감동적

인사연을듣게되고,이모든게그저우연만은아니라는생각이들었다.오늘성당

안에서미사를보면서,내느낌도그랬고여러가지로나를돌봐주시는그분의사랑이

느껴졌었다.

식사를마치고집으로돌아와보니남편이처음으로만들어본한국요리’순두부’가

구수한냄새를풍기며날기다리고있었는데,남편은내게칭찬을듣고싶어상기된

얼굴로기대에가득차나를쳐다보고있었다.남편에게입맞춤을해주고또식탁

위에만들어놓은쿠키를집어먹고는아고!~정말난많이행복한사람이구나~싶

었다.내가늘이렇게행복하다고하니까내자랑을하는것으로여기시는분들도계

실듯한데나는그런의도가아니다.진정우리가느끼려고만하면아주조그만것에

서도행복을느낄수있다는걸그저보여주고싶은것이다.

되도록이면긍정적이고싶고,나쁜면보다는좋은면을더도드라지게느끼고,보고싶

은마음이다.그러기에성서공부시간에도난늘내삶이행복하다고말한다.남이보

기에내삶이행복하지않다고여긴다면거기에반박할생각은없지만,또엄밀한의미

에서그게중요하지도않다.나는남의눈에맞추어내인생을살마음은없으니까.

그저내가느끼고,내가깨달는게최고라고생각하며살아가는’지잘난맛의대가’이니

까…ㅎ그게편하고좋다.내안에서들려오는소리에충실한모습이좋고,편하다.

그게바로나라고말하고싶고.

남편은피곤한지벌써윗층침실로올라갔고,아들과대화를좀나누다가혼자카메라

를들고산책을나갔었다.비가오려는지바람이꽤세게불어서시원하였고,공기는

상큼했었고,내기분은늘그렇듯충만했었다.

성부와성자와성령이란삼위일체의신비라는게교회안에만있는죽은믿음이아니

고,바로내가슴안에,내가숨쉬고있는이세상에존재한다고믿으며산책을했다.

바로내가카메라에담고있는자연의산물들과내코를진동시키는라일락과그밖의

꽃들의향기안에있다고믿으며그렇게충만한마음이되었다.

진정우리는과거나미래에사는것이아니고바로지금,이순간을사는게맞고,또

그래야한다는걸다시한번되새겼던순간이었다.나는그러기에역시또너무도행

복했었다.이렇게살아숨쉬며,내안에서,밖에서신을느끼면이게바로최대의행

복이아닌가를여실히느꼈던시간이었다.나는큰걸바라지않는소박한행복론을

지닌사람임을또한번감사하는순간이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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