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이면서도연기력을겸비한배우케이트블랑셋과연기파배우주디
덴치가나오는독특하고도약간은야릇한심리드라마하나를감상하였습
니다.외로웠던교사바바라는새로부임한미술교사인쉐바를보고한눈
에자신과통할거란감을느끼게됩니다.평소차갑고다른사람에게상관
을안하는그녀가어느날우연히싸움하고있는두학생사이서곤경스러
워하는쉐바를도와주면서둘은친해지지요.둘은함께밥을먹고서로의
집에까지왕래하면서친분을쌓아갑니다.
우유부단하면서도가슴속에대단한열정을감추고있던교사쉐바는자신
의본능이이끄는대로자신을내맡기며교사로서해서는안될일을하게
됩니다.바로자신의제자와사랑에빠지는것이었는데엄밀히말하자면
그건사랑은아니었고,숨막히는일상에서탈출하고싶은마음을대변하
는일종의유희였지요.자신의우유부단함과결탁된무모한사랑놀음에
다름아니었습니다.
그렇게어리석은행위가드디어는날카롭고예리한바바라에게덜미를잡
히게되면서그녀는그토록이나믿었던바바라가자신을올가미씌운다는
사실을모르고점점더깊은구렁텅이속으로자신을밀어넣게됩니다.확
실한쉐바의약점을걸머쥔바바라는느긋하게그녀를자신의페이스안
으로끌어들이려는공작을하게되지만,그녀의겉과속이다른모습을간
파한쉐바의남편에의해번번히저지되면서점점더올가미를조이게됩
니다.
마침내는쉐바까지바바라의이중성을알아채리고그녀의악마성에분노
하면서그녀들만의비밀을파기하기로하지요.바바라의위협에도아랑곳않고그녀는그녀특유의저돌성으로세상에부딪힙니다.그렇게막나가
는쉐바앞에선아무리사악한바바라라할지라도어떤방책이있을수가
없습니다.그녀는침묵으로자신을변호하며그녀를놓아주게됩니다.그
리고또다른먹이(?)를향해작업의손길을펼치게됩니다.
이영화를야릇한분위기로본이유는바로노처녀로나오는쥬드덴치의
심리적인측면때문인데요.그녀는이성을가장하면서도직접적이진않지
만상당한동성애적인집착을쉐바를향해퍼붓고있고,자신의외로움을
해소할방법으로상당히엽기적인행각을일삼습니다.자신의모든행위를일기장에적어내려가며한인간의존엄성에대해자기멋대로도륙하기를주저하지않습니다.한인간에대한관심을넘어그녀의영혼까지송두리
째소유하고자했던무모함으로그녀역시무너지게되지만그녀가상대에
게주는아픔은그보다훨씬깊고날카롭습니다.
외로움을이겨내는방법에있어냉정하고자기만의세계에갇혀있는사람들과의교류라는것이얼마나위험하고치명적일수있는지조금은과장되었을수도있지만충분히그럴수도있을것같단비극성을던져주면서영화를다관람한후약간의소름을내게남겨준영화였고,세상은지극히자기
중심적인오판에의해돌아갈수도있음에대한경각심을불러일으킨영화
였습니다.결국정신을오롯이차리며살아간다는것의중요성을부각하는영화였다고나할까요?우유부단함이사악함만큼우리들에게치명적일수있음을또가르쳐준영화이기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