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와무한한상상력,거기에과학적이론으로까지잔뜩무장한우리의베르나르베르베르가참신
하고도기발한소설로또다시우리곁으로돌아왔습니다.<나비>란뜻의불어‘빠삐용’인데원제
는‘별들의나비’(LePapillonDesEtoiles)혹은‘별들로부터온나비’네요.아마도지구를떠난새
로운별들의세대중새인류를책임질수있는환골탈퇴의나비(애벌레에서나비로거듭태어나는)
를기리는의미가아닐까싶습니다.제개인적소견으로는말입니다.
이소설을읽으며가뜩이나요즘번잡한저의마음이더욱번잡해졌음을우선고백하지않을수가
없네요.요즘웬지상당의제가치관이혼란을겪고있다고여겨지거든요.마치온갖잡스런이론과
사상을큰솥에퍼부어놓고휘휘저어가면서섞어담금질인지아님그냥대책없는혼합인지모를
무언가로만들어가는중이라고생각되어집니다.결과가어떻게될지에대해서도전혀아무런감이
오지않구요.한마디로그냥멍하면서도편치않게지내고있는와중이었지요.
그래서이렇게엎친데덮친것같은기분으로책을읽은감상을적다보니다분히부정확하고어떤
한쪽으로치우칠확률이농후하므로제목을<초벌구이식독서>라고이름붙였습니다.문제는그나
마지금감상을안남겨놓으면시간이갈수록제빈약한기억력이바닥을드러낸다는것이죠.그래서
할수없이또이렇게주절될수밖에없음이구요.ㅎ
그리고제가요즘마음이어수선한것은제개인적인일로부터가우선적인원인을제공하지만그밖
에도저란개인을떠나세상돌아가는어수선함도한몫을단단히하고있는게사실입니다.제가살
고있는곳,제조국,그밖에멀리있는세계저쪽,그안팎이다이책에서언급한그대로부조리와
카오스로갈데까지간느낌이거든요.아마제마음이편한상태라면이런걸느끼더라도아주경미
한정도로밖엔느끼지않을수도있겠지만,작금의제안의혼돈역시만만치않은카오스이므로더
배가되는느낌또한사실이구요.
이렇게우리인생사라는건자신과세상을절대분리시킬수없는뫼비우스의띠가맞는것같습니다.
내가존재하지않는다면세상또한아무의미없는것이지만,세상또한나란존재와반드시결부되
어질수밖에없는무엇이확실한거죠.그러니아리스토텔레스가일찌기"인간은사회적동물이다.”
라고갈파한게아닐까싶은것이구요.
제개인적한탄과소견은이쯤에서접기로하구이책으로돌아가자면요.이소설역시출발점은바
로우리의적나라하고비참한현실을시작으로하구있습니다.구태의연하고,썩을대로썩고,곪아
터질대로터져버린현실에서벗어나려는몇몇의뜻있는사람들이인류의미래를위해<마지막희망>
이라는프로젝트를계획하고실행하는걸보여주므로써작금의현실에서그나마숨통을찾아보려는
‘희망적메세지’를던져주는것으로요.
뛰어나고기발한상상력의소유자답게작가는지구를떠나거대한우주선을타고장구의세월동안
우주를여행하는‘희망의세대들’에대한이야기를아주세세하게들려주고있습니다.그러한우주선
을계획하는사람부터그사람과의잘못된만남에서결국좋은인연으로맺어지는또다른주인공,
거기에그들의계획을가능케해준호탕한사업가를비롯몇명의리더와함께독자들을모험의세계
로초대합니다.이소설을읽어내려가는행위자체가바로그러한프로젝트에우리또한동참하는것
과같은효과를내고있지요.그러면서우리들이지니고있는선과악에대한개념,이상주의,이상국
가,이상이라는낱말의진정한뜻에대해숙고할기회를제공합니다.
이책을읽어가면서제안에서도이책의과정처럼똑같은신뢰와불신,그리고희망과좌절이반복
되었던게사실입니다.과연우리인간들에게서기대할수있는건뭘까에서부터더파고들어가다
보면내자신에게서내가믿을수있고확신할수있는것은과연무엇일까로까지깊이깊이침잠하였
지요.결국인간에대한고찰을좁히다보면바로제자신안을꼼꼼히들여다보는걸로귀결되더라
구요.제안에온갖것들이다들어있는게맞는거더라는거죠.다시말해온갖인간군상의조각조각
으로짜집기해놓은퀼트작품이바로나란인간이라는겁니다.그러니또한숨을깊이들이쉬며자조
(自嘲)의늪에빠질수밖에없었습니다.자신이자신의안을들여다보면뭐별수가있겠는지요?
너무도뻔한비참함뿐이죠….
왜희망을말해주려는이책을읽으며이런결론을얻을수밖에없었을까요?이것또한지금의제
마음이평정을잃고방황하고있다는명백한증거에다름아닐뿐일까요?아님진정이책에서말하
는것은희망이아니라우리들의불가피한일상적반복과허무적유한성인걸까요?또이렇게생각
하다그래도이책은희망을,꿈을말하고있는게맞는것같단쪽으로다시기웁니다.아니,솔직히
그쪽으로기울고싶습니다.
너무심각하지않게그냥보여주는대로만보면서마지막3부인‘낯선행성에의도착’에나오는인류
의마지막생존자,아드리앵(재미있는것이그의갈비뼈에서나온엔야가계속그의이름을잘못부
르다가결국아담이라고부르게됩니다.)에게다시희망을걸어보고싶어졌습니다.즉인류의시초
라고성경에적혀있는아담말입니다.어쩜우리들은우리들의미래라고생각하는실질적인과거를
모두잊고다시거듭태어난한마리나비인지도모를일인데그렇게보자면바로아담인아드리엥
역시운명적인순환속에서다시인류의기원으로거듭난것이구요.
아마그와같은근거로이책의제목이<나비>가된게아닐까싶은생각이또들었습니다.마치애벌
레시절을잊어버린나비처럼과거를다잊어버린우리들의이야기를하고있는것이란거죠.그러니
까우리들의삶은거시적인안목으로봤을때계속순환되는인류사의한장을장식하는것으로까마
득하게과거를잃어버린우리들은새로운탄생이라여기는나비같은생을돌고있는셈이지요.하지만
우리의역사는단순한반복이아닌<생명+지식>이되어똑같은실수를반복하지않아야할의무내지
당위성이요구되는것이고,그것이결국이책의대미를장식하는<영원히탈출을계속할수는없다.>
란한마디로귀결된것이아닌가싶습니다.그러므로이소설은이러한희망을말하므로우리들의보
다나은미래를꿈꾸고있는것이라볼수있는것이구요.
거기에하나더희망적인베르나르베르베르식의유머를보자면바로이런프로젝트를탄생시킨(다시
말해나은미래를꿈꾸고계획하는주인공)이브가겉으로보기에완벽하지않은,흔히보여지는우리
들중의하나로설정되었다는것이지요.그는꼼꼼하지못한듯,그러면서도미래를웬만큼정확히예
측한그런인물로그려지고있습니다.바로비범함과평범함을동시에지니고있는우리선남선녀의
모습그대로인셈입니다.그러니조금더확대해석해보자면작가는결국세상에뽐나보이는사람들
에게서보다는평범해보이는사람들에게서우리의미래를기대하고있다는결론까지끌어낼수도있
을듯합니다.
이런제추측을증명할수있는또하나의예가바로마지막남은아드레앙과엘리자베스의어이없는
싸움으로시작된인류파멸의위기전단계까지로의점입가경일테구말이지요.정말황당하면서도진
한묘미를느끼게하는대목이아닐수없습니다.바로작가의톡쏘는유머의엑키스였죠.후후…
그래서전이책이주는무거운화두에도불구하고이작가를계속좋아하기로맘먹었습니다.그의유
머가너무도맘에확들어오거든요.그리고원래한번누굴좋아하면웬만해선실망않는제성격으로
봐서도중간중간의이해곤란한부분부분에대해서도눈을감아버렸습니다.뭐작가가완벽함의모델
일필요는없는게아닐까싶기도하구요.일단우리들에게어떤주제를던져준것만으로도그들은존
경받고감사를받아야하는존재라는신념에는변함이없는거구요.
2007년8월어느날에읽었던‘빠삐용’은내게이와같은느낌으로다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