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이책을읽기시작했을때저는그야말로달속을둥둥떠다니는그런느낌으로
책장을넘길수밖에없었습니다.뭔가지극히현실적이면서도,또한편으론너무도
환상적인이야기의전개가마치제가평소소망했던그런세상을제게여과없이보여
주고있다는착각을일으키게하니가슴이마구벅차올랐던거죠.
우선이작가는어찌나이야기를교묘하게끌어맞추고잼나게펼치는지그를직접
만나게된다면밤새지겹지않게대화를이어갈수,아니그의이야기를일방적으로
들을수있으리란기대를하게만듭니다.물론그가기꺼이저를상대해주겠다고해
야가능한일이겠지만서두요.ㅎ아무튼그의독특하면서도,자유로운사색의혜택
을독자가고스란히받을수있음은진정행운임을,그런독자중하나가된자체가
아주많이감사해야할일임을여실히느끼고있습니다.이게바로또책을읽는사
람의기쁨중최고의기쁨에해당되는일일테구요.
이책의제목’달의궁전’은책의내용중나오는중국식당의이름이기도합니다.
주인공이얻어살던후진집에서유일하게그가마음에들어하던공간을장식했던
바로그의희망의상징이었죠.그는모든것을초월하는그런비정상적인듯보이는
그런삶을살아가고있었는데그나마그에게위안이되는순간은바로그가’달의
궁전’이란네온사인을보면서행복한과거의한편린들을차례로들추어낼때입니다.
그는마치고행자처럼자신의삶을예술작품으로만들고자하는대단한실험정신으
로무장하곤버텨내고있었는데이부분에서가끔은저가얼토당토하지도않게머리
로만생각하되,직접행동으론옮기지못하는것을묵묵히해내고있는주인공에게
한없는존경을보내는마음이되었답니다.그는진정용감한사람이었고,초심을
잃지않고묵묵히그가해야할일을하므로우리들에게끈기의결과가어떻다란걸
보여주었습니다.물론자신의노력의합당한댓가도궁극엔받았다고여겨지구요.
세세한내용을여기에옮기지는않겠지만그의삶을통해역시우리인생이란우연
과필연이씨줄과날줄처럼어우러져만들어지는작품이라는확신을더하게되었습
니다.그리고거기에우리말에있는‘뿌리는대로거둔다’의냉엄한진리를다시또
확인했지요.누구의말처럼우리가인간인한,우리모두는인간의일에관계하고
있다는것을다시금또깨달았구요.정말,정말잊었던삶의가치와철학에대해아
주많이되살려기억해내게되었습니다.그런의미에서작가의역할을충실히해준
폴오스터에게또한번더고마운마음이됩니다.우리들에게뭔가를느끼게,그것
을넘어깨달게까지해줬으니까요.
그리고무엇보다이소설의매력은늘당연하게여기며살고있는대부분의것들이
조금만사고의영역을넓히면무한한새로움으로우리들에게다가옴을가르쳐준다
는것과수박겉핥기식의사고와태도에경종을울리는교훈이아닐까싶습니다.
우리들이느끼고,또배우려고만한다면우리주위에는넘치고넘치는게바로교
육의질료라는것이죠.예를들어심술궂어보이고,아주많이왜곡된듯한까칠한
노인네를통해서도우리는선의와인내라는달콤한열매를맛볼수있다는겁니다.
반면교사라는걸통해서도우리의내적강인함을쌓아갈수있는것이구요.
생각해보면무한한,삶에서거저(사실이건완전히거저는아니죠.자신이찾아보
려는의지가뒷받침되어야한다는전제가필수지요)얻어지는교훈,가르침은우리
들의영혼을살찌우기에절대부족하지않습니다.그럼에또한이런생을자축해야
하는우리들입니다.
전많고도많은이소설의미덕중에서특히한인간의선한의지,그리고기꺼이자
신이처한환경에서최선을다하려는한인간의고귀한자긍심,늘‘정당함’에마음
의문을열고아무리어려운상황에서도적절한유머를잃지않으려는노력이가장
마음에들었습니다.그게바로제가생각하는‘인간의쿨함’이고,바로멋진인간의
조건이라고여겨지거든요.그래서이러한인간을제게보여준작가에게다시또고
마운마음이되었고,저도이런인간유형을재창조할수있다면얼마나좋을까~란
꿈을또꾸어보게되었습니다.이렇게콧속으로스며드는팽하게차가운가을바람
같은한권의책이저의정신을누비며절깨웠답니다.
sophia7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