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의 하소연

불과며칠전만해도이렇게단풍이멋졌는데이젠많이날씨도차가워졌고,헐벗은나무들뿐이네요…
늦은나이에공부를하고있는제동생은모든어려움,역경을물리치는힘으로언니

가곁에있다는것(그게무슨그리큰대수겠냐싶겠지만저희두자매간우애는남다

르답니다)과그리고사랑스러운두딸이의지이자버팀목이라는것,거기에자기를놀

리는걸최고의낙으로여기는마음착한형부의놀림감이되는것을드는데요.마지

막으로하나더귀여운두조카도빼놓을수없겠구요.ㅎㅎ

그렇게외로워도,슬퍼도울지않는또순이같은제동생도가끔은어려움을토로하면

서눈물을짓는데요.그이유가바로자기의부족한영어실력때문에한참어린동생,

자식같은급우들과학교수업을받으며수모를겪는다고느낄때랍니다.제동생은

참고적으로학창시절공부하는걸별로좋아하지않았는데뒤늦게공부하느라아주

죽을똥싸고있지요.

얼마전동생이풀이팍죽어서제게왔습니다.제가이유를물어보니까처음에는주

저하다가하소연을하는데시험을보던중’치팅’을했다고교수한테딱걸렸다네요.

자기가사실좀보고쓰려고컨닝페이퍼를하나만들어필통에넣어놓았는데그걸교

수가봤고,필통을가방안에넣으라는소리를잘못알아듣고좀밍기적거렸더니교수

가화를내면서무조건이번학기는’fail’이고,수업들어올필요도없고,절대학점은

줄수없다고했다네요.옆에친구도나서서영어를잘못해서생긴오해라고선처를

부탁했지만냉정하게외면하면서그학생에게까지위협(너도그럼같이fail할래?라

고하면서)을했구요.

눈물을지으면서하소연하는동생이가여워서어떻게대처해야할까함께고민하다가

제가편지를하나써줬습니다.그리곤결과를기다렸는데그다음날엔교수가학교에

개인사정으로안나왔고,기다리다가다음날편지를주려고했더니외면해서할수

없이누굴통해서편지를전달했답니다.그리고대답을기다리다그수업이있는날

교실에갔더니너가들어와있어봤자자기는절대학점은못준다고하면서유난히다

른학생들에게는다른어느때보다도더친절하게대하더래요.그래서자기마음이더

아팠다고,그러면서아무리생각해봐도좀억울하다는거에요.

그이유인즉,자기는그래도한번도수업에빠진적도없고,그동안동양인특유의

선생님께대한예우를차리면서칠판도지우고’behave’했었는데어떻게단한번의

실수를가지고그렇게나야박할수가있느냐는거지요.게다가자기가아는어떤남학

생은노상빠지고(물론그때마다이유를갖다대었지만요)했다가의사처방전하나

들고와선재시험의기회도받고했다는데아무래도자기한테만은너무하는것같단

겁니다.

한동안은어디에서듣고왔는지그일을대학내중재위원회에청원해서시시비비를

가릴까도생각하더니또며칠뒤에는그래도그런식으로해서교수에게반항한다는

이미지를주는것보단차라리다다음학기에한번더들을까란생각을비추었습니다.

전딱히뭐라고대답하기가좀그랬구요.왜냐면이곳의대학학칙에대해서별로아

는바도없고,또제성향도뭔가문제거리를만드는걸싫어하기도하구요.이건절대

아니다하면나서기도하겠지만일단제동생의잘못이전혀없었다곤말못하니까말

이지요.영어가부족했든어쨌든,교수의말을잘못알아들은건사실이고,그게사실

이었을지라도교수입장에서는그렇게보지않을수도있기때문입니다.

그래서그문제는일단락져졌는데그다음에는프로젝트를하면서또한팀멤버들중

몇몇이자기가맡은부분도제대로준비해오지않아속상해죽겠다고,정말공부하기

싫어하고영어못하는자기도쪽팔려서라도준비해갈건어렵게찾아가는데맨몸으로

나타나고,거기다지극히뻔뻔스럽게나와서어이가없다면서아주진저리를쳐댑니다.

사연을듣다보면저까지아니,뭐그리경우없는애들이다있노?이런말을하게되

는데,정말사람나름이겠지만게으른대학생들도넘많은가보더라구요.

지난목요일은또동생의결혼기념일이라성당에서성서공부마치고점심이라도함께

하려고전화를했더니이미먹었다면서뭐준비할게있어서도서실이라고전화도하지

말랍니다.그래서다음날로함께축하하기는미뤘는데목소리에서묻어나는심사가

꽤나심란하게들렸습니다.저는평소에그래도다른사람들에비해서뒤늦게나마이

렇게공부할기회도생기고넌복받은거야.그러니까군말말고열심히해.어렸을때

안했던공부지금대신한다고생각하고…”이런말로위로아닌위로를하긴하는데정

보통힘든게아닌가봅니다.아,글쎄묵주기도를드리다가너무졸려서깜박졸다

면이미날이밝아서처음부터다시!를했던게한,두번이아니라니말이죠.

그래도이렇게힘든과정을거치다보면한층성숙해지고,알게모르게영어실력도향

상될거라고굳세게믿으며오늘도열심히뛰는동생을위해다음날약속대로동생과

조카들을데리고저녁을먹었습니다.원래는단둘이서만맛있는점심을하려고했었는

데그냥조카들까지끼어준거지요.ㅎㅎ그렇게해서홀로공부하랴,아이들뒷치닥거

리하랴,거기다가끔은미치게외롭다고(주로는외로움을느낄시간도없을만큼정신없

는게사실이지만)풀죽어있는내동생기운좀북돋워줬습니다.

그런데지난목요일에는첫눈이랍시고아침부터꽉흐린날씨에부슬부슬을씨년스러

눈발까지날렸는데동생의마음이더스산했을것같아제마음도더불어좀그랬답

니다.제동생은제게그저동생이기만하지않거든요.저랑겨우세살터울이긴하지

려서제가한결심이있어제겐딸로여겨지는그런동생이랍니다.세세한사정

얘기지하긴그렇지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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