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이야기 6편 <베를린 교외 쌍쑤시성>

다음날은드디어일요일이었습니다.동시에제생일날이었지요.그래서인지아침부

터남편이제게더각별히잘해주는게느껴졌습니다.ㅎ제가화장을하고준비하는

동안카데베백화점에가서조그만선물(이미받고싶은선물을몬트리얼에서제가쇼

핑했구요.ㅎ)과카드를사와선짜잔~하고앞에내놓았습니다.결혼후처음으로오

붓하게둘이서만맞게되는생일인지라좀얼떨떨했지요.

아침을호텔에서먹고드디어베를린시내가아닌교외쪽으로나가본다고생각하니

기대가많이되었는데남편은예의그조바심으로지도를몇번이나들여다보면서잘

찾아야할텐데걱정이태산이었답니다.이그…그저저니까봐주지그어리광정말

못말릴때가아주많습니다.생일날이라특별히부화가끓어도참기로하곤조수석

에서열심히지도를들어잘보이게해주었습니다.

그렇게찾기어렵지도않은곳에남편의걱정과함께도착해보니이미많은사람들이

성을구경하고있나보았습니다.주차장이꽉차버렸거든요.겨우한바퀴돌고선주

차할곳을찾았는데나중에보니까입구도여러곳이라주차장이가까이에도있었는

데처음가는우리같은사람들은그걸알도리가절대없지요.후후….

그지역은유네스코에의해세계문화유산으로정해진포츠담이라는곳인데그중

로코코스타일의쌍쑤시파크(쌍쑤시성을비롯여러성과정원을포함한)가가장넓

게차지하고있었습니다.그리고그곳은독일의베르사이유로일컬어지고있답니다.

드넓은정원과성,거기에때가때인지라멋진단풍까지,정말환상적인장관을연출

하고있었지요.특히정원은프랑스-이태리스타일의조경을보여주고있고,넓직한

정원을구경하고길양쪽으로쭉늘어서있는늘씬한나무들을보고있노라면세상의

모든시름이사라지는듯한착각에까지빠지게되었답니다.그런데우연히도’쌍쑤시’

라는뜻이우리말로하자면’걱정없는’이라네요.

이궁전은프리드리히2세가자두와피그,와인을경작하기위해1744년테라스정원

이란걸계획한이래,2년에걸쳐완성되었고후에신궁전,중국찻집,Friedenskirche

(평화의교회란뜻),오랑제리,노르웨이정원,시실리안정원등이보강되면서볼게

무궁무진이었답니다.천천히여유롭게구경을하려면하루꼬박걸릴정도이지요.

하지만우리는이미전날또다른성을구경했고,성안도구경을많이했기에이번엔

그냥겉만보기로결정했습니다.유럽을여행하다보면멋진교회나성을처음엔신

기해서한참구경하게되는데좀시간이흐르다보면다비슷비슷하게보이거든요.

벌써인포센터에있는책자만봐도실내가비슷하다는게느껴져이번엔건너뛰기로

작정을한것이었습니다.

성과정원을구경하는것도좋았지만더욱좋았던건바로그림의한장면같은늦가을

낙엽이무수히쌓인공원안을산책한게아닐까합니다.공기도맑고,경치도끝내주

고,정말부러울게없더만요.자연을통해신을느끼고,신께감사하는,그러면서우

리자신의미약함을느끼면서겸허한마음이되는것,그게바로여행의목적이라는

느낌이절로다가왔습니다.그것도청명한하늘과밝은햇살아래서가슴에말할수

없는포만감이느껴지면서그날만큼은아무것안먹어도배가부르는듯한그느낌.

인포센터에들어가포스트카드를다사진찍어버렸습니다.ㅎ

그렇지만또제가어찌그럴수가있겠는지요?ㅎ저같이먹기좋아하는미식가가먹

거리를그냥지나칠순없는거아니겠습니까?그래서남편과출출해진배를달래며

독일의유명한소세지파는곳으로향했습니다.쌀쌀한날씨에몸과마음을따뜻하게

데워줄커피한잔도사서말이지요.그곳에서배를좀채운다음다시구경을재개했

는데역시든든할때눈에더아름다움이화사하게다가오는게맞는것같더라구요.^^

햇살도더좋아졌고,이것저것열심히디카에담다보니아니글쎄웬아가가말보로

담배갑을손에들고있는게보이지않겠어요?넘재미난사진이될듯해서양해를

구하곤사진을찍었습니다.정말제가봐도색상하며아가의고운눈동자하며맘에

드는사진이나왔답니다.

그렇게대충구경을접고이제는본격적으로저녁을먹을차례인데문제는독일이다

그런건진모르겠지만베를린은좀괜찮다는레스토랑은일요일에다문을닫고요,게

다가우리의카데베백화점까지그날은쉬는날이었습니다.그렇다고생일날굶을수

도없을뿐만아니라이왕이면맛난걸먹어야하는데전같은값내고맛없는걸먹을

때처럼화나는경우도없거든요?그래서이리저리좀괜찮은레스토랑을찾는답시고

돌아다니다결국엔할수없이호텔가까이있는유로파센터(여기도관광책에소개될

만큼유명한곳이긴하나봐요)안에있는중국집으로가서이것저것중국요리를시켜

먹었습니다.중국요리라고할것도없이뭐동양음식이짬뽕되었다고나할까요?거

기에짜장면도있었으니까요.ㅎ

그런데결과는요…휴~정말맛별로였습니다.지금까지보면남편과제가뭘함께

하는게다중간이상은되는편이라늘’우리가함께하면늘행운이따라~’했었는데

이날만큼은겨우중간정도였습니다.특히다른건괜찮았지만마파두부가영아니더

라구요.제가만든게훨씬맛있습니다.맹세코말이죠.딤섬과닭고기요리,만두가

괜찮았고짜장도좀시원찮았구요.그래도남편은맛나게잘먹더만요.워낙뭐든잘

먹는사람인지라~~~ㅎㅎ

그렇게바빴던하루도저물어가고이제베를린을뜰시간이가까워온다고생각하니

한편으론보고싶은가족들(아이들,동생,조카들)을볼수있어좋지만,또한편으론

내가떠나면혼자뭔맛으로식사를할꼬!걱정하는남편이안되어보이기도하고기분

이좀묘해졌답니다.다음날하루마지막으로구경할시간이있고그다음날엔준비

해서공항에가면베를린과는영이별이거든요.그래도’현재를즐겨라!’는말대로지

금현재에가장충실하기로맘먹곤다시힘내서밤거리를좀더구경하다호텔로돌아

왔답니다.

남편이준카드와작은선물.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