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아프리카케냐의대통령선거결과에따른유혈사태,또자주부족간의내전이빈번한그곳의소식
을접하곤문득몇년전보았던이영화가기억났습니다.이영화는1994년르완다에서일어났던실제
얘기를토대로만든영화이기에관심과그영향이더클수밖에없었지요.그리고영화의주인공인폴
루쎄사바기나는아직도잠비아에서실존하는인물로알려져있고말입니다.
1994년르완다에서는불과3개월만에일백만명에가까운사람들이잔인하게살해당하는대참사가일
어납니다.후투족과투치족이라는두종족이서로대립되어있던상황에서그해4월후투족이었던주베
날하비야리마나대통령이탑승했던항공기가격추돼사망하자후투족극렬주의자들이모든투치족을
살해하라고촉구하면서촉발된것이었지요.
그당시‘밀콜린즈‘라는특급호텔의능력있고신망있는호텔매내저인폴(돈치들)은자신은후투족이
지만아내는투치족으로아내와처남의가족들을돌보고자시작했던가족사랑이아내의설득으로이웃들
에게까지범위가넓혀지면서1000여명이넘는사람들을자신의호텔에피신시키고돌보게됩니다.
그는재치있게돈으로군인들을매수하고평소에친분있던군인장성에게도도움을청하면서위기를넘
기고사람들을구해내지만사태의심각성은점점깊어만갑니다.더이상군인고위간부도신뢰할수없
게되자그때부터는자신의양심과신념으로그곳에있는사람들을적극돌보지만평소의안면이나뇌
물마저도더이상소용이없게되자친분있던사람들도더이상이러한피바람속에선자신의보호막이
되어줄수없다는냉혹한현실을절감합니다.그러면서그는처음의미온했던태도에서졸지에용기있
는투사로변하게됩니다.
결국위기상황에서도그의빛나는용기와재치로인해많은사람들이르완다를탈출할수있게되고그
는영웅이됩니다.인간에대한사랑과가족애,그리고그자신의신념으로인한용기있는행동과책임
의식으로‘현대판쉰들러‘가된것입니다.
그가보여주는같은민족끼리의참상을바라보는한인간의고뇌는바로우리들에게도낯선이야기가아
니었기에더욱가슴저미게다가왔으며,작금의우리나라의현실을되돌아보았을때도역시이영화에
서큰교훈을얻을수가있으리라는생각을해보았습니다.우리가스스로내나라를지키지못할때벌
어질수있는참담한현실을결코묵과할수없을뿐만아니라그러한절박한사태가되었을때누가우
리를도와줄수있을것이며,또한그런사태가오기전에우리를이끌수있는신념있는‘폴’은과연어
디에있을것인가하는깊은상념에빠지지않을수가없더군요.
이영화에서도분명그러한언급이나옵니다.
"이런조그만나라에서어떤일이벌어지는지세계의관심은조금도없으며,다들자신들의이익에따라
움직이기때문에이익에반하면여지없이손을놓아버린다."라는냉정한세계인의무관심과말그대로
의냉혹한현실에대한비탄이요.이것은주인공폴과미국언론인의대화속에서그대로드러납니다.
“어떻게이런무자비한상황을보면서도UN이나미국이나서지않는거지요?”라는폴의질문에그언론
인은이렇게대답을합니다.“사람들은이장면을보겠지요.보고는‘오!마이갓!너무잔인해!’하고는
저녁을먹으러갈겁니다.”
오래도록영화속의장면들이기억에남습니다.그중에서서둘러떠나는외국기자단중한명이자신만
떠난다는죄의식에알고지내던투치족여자에게뭉칫돈을던져주니까돈은필요없고여기있으면죽을
수밖에없다며절규하던장면,밤에울퉁불퉁한길을가고있다고생각했던그들이나중에실제로발견한
것은자신들이수많은시체를넘어온것이었다는걸알게되는장면,그나라를떠나가며실질적도움을
주지도못하고아무런역할도할수없는것에마음아파하는외국인들과기자들의모습등등결국현재의
아비규환도시간이지나고나면모두지난과거로밖에기억되지못한다는한계성에한숨짓고말았습니다.
이영화의테리조지감독은언론인터뷰에서“할수만있다면객석에앉은모든이들이부끄러움을느끼
게할것”이라고말해영화의초점이어디에맞춰질지분명한입장을밝혔고,이영화의평단의좋은평가
를받은이유중하나는아프리카정치와종족대학살이미국할리우드영화의소재가된것은매우이례적
인일이었기때문이라고합니다.또한이영화는높은완성도를보여여러기관에서극찬을받았지요.
참고로르완다대학살책임자처벌등사법처리는그동안더디게진행돼왔으며탄자니아의르완다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C)도8년여가되도록유죄판결몇건만나왔을정도로성과가지지부진한상태입니다.
대학살에서살아남은생존자들의권익옹호단체인‘이부카(Ibuka)’는학살현장을목격한이들이법정에서
지못하도록위협받고있으며증인이될수있었던3명이남부키콩고에서피살된일도있었다고밝히고
있구요.
10여년이훨씬넘은세월이흘렀지만그상처는아직도아물지못한채여전히또다른피범벅으로현재
진행형으로계속되고있는아프리카의현실,그외의이념과종교,잇권으로인해분쟁하고있는여러나라
를비롯평화에역행하는듯보이는모든행위와그행위를지배하는우리들의사악한욕심에대해많은것
을또생각하게만든영화였습니다.이러한비극을교훈삼아올바른길을발견해나가는것은전적으로우
리자신들에게남은선택과몫이라는걸다시한번상기하면서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