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봐도 아련쌉쌀, 울컥, 경쾌한… ’50 First Dates’
BY sophia7903 ON 1. 20, 2008
우선이영화가아련쌉쌀한이유는’첫’이란단어가주는뉘앙스에제자신깊이함몰되기
때문입니다.또울컥한이유는사랑하는여자를위해눈물나게애쓰는한남자의지고지
순함때문이며,그럼에도불구하고경쾌한이유는영화에등장하는음악들이다너무도그
윽함과발랄함을동시에가지고있는레게음악들이기때문이죠.그냥영화를가만히보고
만있는게너무도힘듭니다.절로리듬에맞춰몸이움직이고있다는걸어느새발견하게
되지요.
이영화를50번넘게봤습니다!라는건거짓말이지만ㅎ여러번은본것같습니다.영화가
주는사랑의감동과함께경쾌한음악과어우러지는낭만적하와이의풍광,거기에‘first’가
주는어휘의설레임(?)에그냥보고있기만해도행복해지는영화니까말입니다.
그리고영화의내용이조금황당하다고볼수도있지만엄밀한의미에서이런신경정신적
장애증상(장기기억은가능한데단기기억이불가능해여자주인공루씨에게는매일이새
로시작하는‘새날’혹은‘첫경험’입니다.)은실제하는것이기에충분히공감할수있었지
요.제가요즘읽고있는책‘하이퍼그라피아’에의하면뇌의해마가손상을입으면나타
날수있는현상이라고되어있고,전문적용어로는Anterogradeamnesia(선행성건망증)
이랍니다.
사랑의영원성을믿지않으며오로지순간적이고찰나적인사랑에만목숨걸었던주인공
헨리가이런순간적이고찰나적인기억만존재하는여자루씨를만난건어쩜우연이아
닌,필연이라여겨집니다.하와이에놀러오는관광객중필이통하는(?)여자들꼬시는
건하나의삶의덤이자곁가지이고,실제의꿈은언젠가알래스카로자신의배를몰고가
는걸로삼고있는남자가첫눈에뿅가는여자가바로이와같으니말이지요.
그는지금까지의삶의방식과달라도너무다르게루씨에게접근하기위해우연(아님필
연?)히들르게됐던카페에다음날또찾아갑니다.반가운마음으로루씨에게접근했던
그는그녀의황당한반응을보게되고,실체를알게된후그의마음엔그녀에대한사랑이
몽실몽실피여납니다.역시지금까지의그가했던행동과는엄청나게다른,상상할수도
없는정성으로루씨의마음속에사랑이란씨앗(핀다는확신도없는)을심기시작합니다.
어찌보면헛고생으로보이는그의사랑에대한확신과정성이보는이들로하여금눈물
나게만드는것이이영화의또다른장점이지요.가능성없어보이는사랑에목매최선
을다하는한남자의순수한열정이요즘세상에그리흔한일이아니니까말입니다.말
그대로물불가리지않는지극정성이요.소생하기힘든,포기하는게더낫다는건세살
짜리꼬마도다알만한그녀의병앞에서사랑을지켜나가려는불굴의의지를아주다양
하게보여주면서요.
마침내그녀에게서사랑한다,결혼하겠다는말을얻은그의기쁨도잠시다음날루씨는
현실을파악한후자신의불치병의희생자가될게뻔한헨리를위해이별을고합니다.
힘들지만어쩔수없이그녀와의온갖추억을잊고살던헨리가드디어자신의꿈을펼치
려는그날,루씨의아버지는그에게CD한장을건네지요.거기에서뭔가를깨달은헨
리는다시루씨에게로돌아가고그둘은드디어해후합니다.
가장극적이고도감동적인장면은뭐니뭐니해도결말부분인데요.스포일러를피하기
위해말씀을드리지말아야하나,아님그래도말씀을드려야하나고민을하다가결국
말씀드리기로결론을내렸습니다.제리뷰를보시고그영화를보실분들보다는보시
지않을분들이더많을거라생각되었기때문인데요.그럼결말이무엇이냐구요?
바로그녀가늘똑같은,또다른새날을맞이하고눈을떴을때그녀의눈앞에는비디오
하나가보입니다.지금까지그래왔던것처럼그녀와그녀아버지의차사고와그녀와헨
리의사랑의과정이소상히담겨있는비디오지요.그리고그비디오의마지막부분에이
런멘트가있습니다.“지금바깥은추우니단단히입고밖으로나와봐요.”라구요.그녀
는두툼한외투를걸치고밖으로나옵니다.아!그런데거긴바로배의갑판위였구요.
그녀가처음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