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웃적(?)이지않은참괜찮은연기자히스레저가타계했습니다.
차분한연기력과감수성짙은배우였는데안됐단생각이많이듭니다.
영화를좋아하는저이기에이전에이영화를봤었는데다시돌이켜봤지요.
그리고우리의운명이라는게과연뭘까에대해서다시숙고해보게되었습니다.
영화’브로크백마운틴’은광활한자연의모습,거기에서느껴지는자연의위대함만큼우리인간
들의질긴인연과저로썬이해하기조금힘들었지만어쨌든두남자의사랑에대해오랜시간을
숙고하게만들어준영화였습니다.이해하기쉽게한여자와한남자의사랑이었다면얼마나좋았
을까하다가도이루어지기힘들고그당시의사회여건상으론더욱불가능하게보이는동성간의
사랑이기에더욱절절하고너무슬프다,마침내는아스라한여운으로승화되는그런이야기의탄
생이가능했겠지싶기도합니다.
와이오밍주의멋진산에서방목하는양떼를돌보기위해만나게된전형적남성의투박함을지닌,
사투리까지팍팍쓰는두남자아니스와잭.그둘은겉으로보기엔지극히정상적(?)인터프남처
럼보입니다.사실다소외향적으로보이는잭에비해아니스는말을많이아끼는차분한듯고독
해보이는남자였구요.외로움으로둘은점점가깝게느끼다가결국엔서로를살갑게까지느끼게
됩니다.
하지만둘은그런내색없이묵묵히자기가맡은일을하면서지내지요.그러던어느날,둘은비바
람이불고날씨가너무추워지자한텐트안에서동침을하게됩니다.그러다가어느새둘은속
마음을드러내면서넘어선안될선(?)까지넘게됩니다.대부분의사람들에겐이런둘의절박한
사연이사실별로설득력이없어보이긴하지요.그리고영화의진행으로봐서도(이작품은사실
소설로먼저나왔고소설이영화로만들어진것인데주로영화보다는소설이서사가정밀하긴하
지요.)둘이사랑이라는감정을갖게되는계기나그런것에대한배경이부족한느낌이드는것도
사실입니다.하긴뭐사랑이이성적으로는도저히설명불가능한,예측불허의측면이강한게사
실이긴하지만서두요…
둘의사랑에있어서도쭈빗거리고소심한아네스의모습과그완다르게저돌적이고적극적인잭의
모습이대조를이루지요.사실아네스는어린시절아버지가동성애자로의심받다가살해당한한
남자의시체를그에게보여준경험이있고그는그일이후동성애는죄악이란걸로여겼기에더욱
우유부단한태도를취할수밖에없었습니다.반면잭은그를위해요리를준비하고빨래를하는
등일반적으로사랑에더욱목숨걸고헌신적인여성의이미지를보여줍니다.
계약된일이끝나고둘은각자의길을떠납니다.
이전부터약혼녀가있었던아니스는그녀와결혼을하고아이까지둘을낳고겉으론잘사는듯보
입니다.하지만그의행동에선웬지모를불안감과어떤산만스러움을느낄순있습니다.반면아
니스보다더충동적이고자신의욕망을드러내는성격의잭은이런저런우여곡절끝에부잣집딸을
만나게되고그역시결혼하여아들하나를낳고살게됩니다.
어느덧세월이흘러4년이지난후아니스에게전달된우편엽서를계기로아네스와잭은마침내조우
하게되는데둘은보자마자입을맞추며서로에대한그동안의그리움을적나라하게표현합니다.우
연히그광경을보게되는아니스의아내는그들의관계를눈치채곤어쩔줄몰라하지요.그녀역시
그시대에결코용납될수도없고,듣도보도못했을일에대하여가슴앓이를하며남편의마음을돌리
려고노력하는듯보이지만이미아네스의마음엔온통잭뿐임을영화는시종보여주고있습니다.그
러면서도막상잭이함께목장을경영하며살자고제의할때는뿌리치는등우유부단함으로일관하는
모습을보이면서말이지요.
그둘은1963년에첨만났고,그후4년뒤에다시만나게된후론규칙적으로둘만의시간을가지며
애정행각을벌이는데이런장면을보게되는제마음속엔그들이아닌그들의아내에대한연민의식
이더욱진해졌답니다.이미마음이떠나버린헛깨비남편들과함께살아가고있는그들이한없이안
쓰러웠던거지요.그리고아니스와잭이진정서로를깊이사랑했다면적어도결혼은하지않았어야
하는것아닌가란두주인공에대한원망과아니!그당시의사회구조상그건정말힘들었겠지라는그
들을이해하려는마음이팽팽히맞서게되었습니다.아무래도영화를(사실영화가아니고원작이있
으니소설가가그렇게설정한것이겠지만)만든감독의의도가이루어질수없고,인정받을수없는
사랑이기에더욱슬프고극적임을말하고싶었겠지…하며이해하는쪽으로더기울이려고많이노력
을한게사실이었구요.
그러나종국에는휴머니스트로자처하며원래게이가아니었던그들이한때의외로움이나성욕으로
그런관계를가진것이아니었고,진실로서로를사랑하였지만사회의인습과차가운시선에항복하
여각자정상으로보이는길을선택했고,그럼에도불구하고많이고뇌하며서로를잊지못하다가다
시재회했고,둘만의세계를갖고자소망하였지만끝내는용기가없었다…그러다결국한사람은이
혼이라는해결책으로,또한사람은죽음이라는것으로서로의인연의끈을놓아버릴수밖에없음을
보여주면서우리인간의무력함을위대한자연과대비시켜나간게아닐까란것이저의결론이었습니
다.그런의미에서이영화는그야말로아카데미감독상을받을만큼위대한영상미와주제의식을드
러낸수작이라여겨졌구요.
어떠한사랑의형태든사랑자체는다아름답기도하지만,특히나이루어지지못하고인정받을수없
는사랑은보는사람들의가슴에도시퍼런멍을들게하다못해선혈까지도뚝뚝떨어뜨릴만큼우리들
을그속으로함몰하게하는힘이있다고느낍니다.내가인정하지못하고이해하지못한다고해서
사랑이아니라할수도없는것이고,세상의모든이야기에는그것들만의순수함과애틋함도존재하는
것이기에그런것이지요.그런점에서이들의사랑의결말이너무나슬프게느껴진건당연한결과
였습니다.그리고두남자를연기한배우들의뛰어난감성적인연기에감흥받은바컸던게사실이었
지만그중에서도말로표현못하는아네스를연기한히스레저의연기는더더욱가슴을아프게만들
었구요.
같은동양계인이안감독이이영화로제78회아카데미에서동양계최초로감독상을수상했는데
그는겉으로보이는모습에서도따뜻함이느껴지는분이지만인간의사랑을이렇게감성적이고도
밀도높게표현한’드라마’를탄생시킨것에역시큰박수를보내고싶은마음이들었습니다.
특히나자연의광활함과위대성을탁월하게묘사해준것에감사를표하고싶었구요.자연의위
대함을보면서우리인간들의미약함을느끼고그러므로더욱영화적효과까지도증폭된게사실
이었습니다.그리고자신의유골을브로크백산에묻고자했던잭의의도,영원한사랑을믿는두
사람의소망을자연은이루어줄것으로웬지굳게믿게되었구요.
마지막으로아니스가잭의집을찾아가부모님을만나고그가어린시절지냈던그대로를보관한
방에올라가그를회상하다가그의옷장에서20년이넘게잭이간직해온자신의피묻은셔츠를
발견하곤자기집으로가지고와그걸바라다보면서라스트씬에서잭에게독백을하는장면이오
래도록기억에남습니다.
"Jack,Iswear……."(잭,맹세할께…..)
이루지못한둘의사랑을영원히자신이지켜나가겠단맹세가아니었을까요?비록잭은떠나고
없지만그둘의사랑에대한기억으로자신은늘잭과함께하겠다는맹세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