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게 긴 몬트리얼의 겨울을 맞이하여…

제가처음이민온그해를막넘기고(참고로전12월말에이곳에왔거든요)본격적인(?)몬트리얼의겨울을보내고있을때만해도잘몰랐던일이하나있었지요.한국에서는그리많이보지못했던하얀설탕가루같기도하고,고운쌀가루같기도한낭만적인눈을미워하게될거라는~걸요.

사실이건지극히감상에치우친별로중요한일도아니지만정작더욱중요한일이있었는데요.다름아닌겨울의언젠가부터갑자기몸과마음이아픈듯도하고정체모르게우울해지기시작하는거였습니다.처음엔’어!내가왜이러지?’하면서,’뭔죽을병에걸린건아니겠지?’도하면서슬슬걱정이되기시작했었지요.아무에게도말은못하고그냥속으로만끙끙앓으면서요.

그렇게제안의미묘한변화를눈치채면서(제가실은예민할땐무지예민하기도하지만주로는무감한편임에도불구하고)참이상타~이렇게생각하고마음속병을키워가고있던어느날이었습니다.무슨일인가로이곳에있는’CLSC'(불어로는centrelocaldeservicescommunautaires,영어로는localcommunityservicecentre일종의지역클리닉같은곳입니다)에전화를하게되었는데그곳에서이런말이흘러나오는거아니겠어요?

"지금몹시상심되시나요?이건당신만의문제가아닙니다.가까운곳에방문하시거나전화를하시어의사와상담해보세요."라는요.이게무슨뜻일까하면서드디어제맘속에만간직해왔던비밀스러운고민을주위사람들에게물어보고의논하기시작했지요.그들의말인즉,이곳몬트리얼은워낙겨울이너무길어서일종의우울증같은게생길수도있기에이런멘트를내보낸다는겁니다.그러니까날씨로영향을받아서멀쩡하던사람들도마음이우울해지고급기야전문가의도움을받아야한다는것이지요.물론다그런정도가되는건아니지만분명그런지경까지가는사람들이있다는것이구요.

특히나홀로계시는노인분들이나외로운싱글들,또연약한심성의소유자들이쉽게날씨에영향을받지않을까혼자생각해봤습니다.그리고이상하게도그멘트를듣고나선제기분이완전히라고는말하기그렇지만활기를많이찾았답니다.’아!이게나만의문제가아니였고,이런긴겨울을겪는사람들이사는곳의일종의지역병같은것이구나!’를깨달은것이지요.

그렇게몇년은또잊어버리고살았다고여기다가올겨울유난히눈도많이오고(눈이오면첨엔내리는모습에그냥멍해지면서아름답다고감성적이되는데조금있다보면운전할걱정부터지저분해질거리볼걱정까지걱정이앞선답니다)하니다시그모드(?)가된것인지요즘좀몸과마음이또그렇답니다.처음엔그냥감기정도로알았었는데감기증상도있지만웬지모를우울한기분을떨쳐내기가어렵네요.

그래서저말고또처음몬트리얼을방문한분이시거나이곳에오실계획이있으신분이계시면이곳의특이한날씨에얽힌심리적증상에대해알려드려야겠단생각을해봤습니다.어제는눈보라가심했었는데오늘은또햇살이찬란할정도로작렬해서기분이많이업되긴합니다.하지만여전히그래도완전회복은아닌듯하구요.엉뚱하게도요즘제자신호르몬의영향을받는거아닌가이런생각도해보는중인데원인이야어찌되었든후딱이겨울이지나가기를바라는마음만은변함없구요.ㅎ

몬트리얼은겨울이한해의반이라고들까지표현하는데(보통11월부터4월초까지)이참에신나는겨울스포츠를새삼배워봐?할정도로이지긋지긋한겨울을날대비책을마련해야하지않을까란생각을해봅니다.또여유있는일부몬트리얼사람들은겨울에는따뜻한남쪽나라(주로미국플로리다나미국인들은갈수없는쿠바쪽으로)에가서지내다오는것도이곳의하나의유행이라는데그런사람들같이살면얼마나좋을까?하면서꿈만꾸어대기도하구요.또우스개소리로여기사는사람들끼리이런얘기도나눕니다."지구의온난화다들걱정하지만그래도우린그혜택(?)을조금은받는사람들맞지?날씨가덜추우면겨울이그만큼짧아지는거니까말이지~"라고요.

누구말처럼’바꿀수없다면즐겨라!’를기억하면서너무늦은게아니라이제본격적으로진행되는겨울앞에서새로운각오를한번더단단히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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