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화는두가지극명한관점의차이를드러내기에아주딱인(?)영화라는느낌이듭니다.낭
만적사고에물들은사람들에겐처음엔애잔함을,그러다영화중반부부터는와호!신나는대리
만족을,종반에는감동을줄게틀림없을것이고,이성적사고의소유자들에겐처음부터끝까지
돈많은한시한부인생노인네와그의꼬임에걸려든아까운지성인이벌이는호사스런‘미친짓’
내지비현실로보일테니까말이지요.
그럼이번에는제개인적인감성은어떠했는지말씀드릴께요.솔직히저는이영화를보면서
제머릿속에이런외침이계속들려오는것같았습니다.“누구나다자기삶에백프로만족할순
없겠지만이렇게생을마칠수있음은대단한행운이아닐까?”또제가물론남자도아니고,아
직영화속주인공나이언저리에도미치진못했지만웬지두주인공의심사가완전히이해될것
같단착각에철저히빠져들며끝까지영화를감상했다고나할까요?그리고두노인이벌이는
생의마지막파티가절대로무의미한호사라곤생각되어지지않았습니다.대신그들의그러한
행위는용기있는,또지금까지소중했다고여겼던가치를비틀고,벗어던지는새로운도전으로
여겨졌지요.
자신이진정하고싶은걸못하고가족을위해희생한삶을살아왔다고믿는주인공카터는일탈
도,욕망도없지만분명히자신의철학교수가말해주었던‘버켓리스트’를기억하고있습니다.
자신의삶이한정되었다고믿고나서야그는자기자신을위한소망(바로이게버켓리스트입니다.
죽기전에자신이하고싶고,가보고싶고,경험하고싶은걸적는거요.)을종이위에적어내려
가지요.그러나그마저도자신의현실에비추어실현불가능이란결론에도달해종이를결국구
겨버립니다.
또한남자는변변한가족도없고외톨이지만돈만은억수로많은억만장자사업가에드워드입니
다.자신의병원에독방이아닌2인실에든이유는자신이한말에대한책임(사실은자기입으
로한말을돌이키기엔너무늦어버려서)때문인데아무튼그렇게겉으로무지달라보이는두노
인네가한병실에서동거(?)를시작하지요.
서민적이지만아내가직접만들어온음식을나눠먹고,가족이문병을오고화기애애한카터에비
해겉으론요란뻑쩍거리는최일류요리를직접시켜다먹지만(그에겐눈치빠르고능력있는비서
가겉에서풀대기중이고그의입맛에맞춰뭐든다해냅니다.)그마저도속에서안받아주니먹자
마자화장실변기에다토해내어야하는가련한에드워드는한마디로돈밖에모르는,철저히자
본주의가빚어낸냉혈한이구요.(게다가그의자존심과자부심은하늘을찔러서후에카터에게자
기는‘누구든지’가절대!아니고,특별한사람이라고외칩니다.)
자기의소망은가슴속에만간직하고열심히가족을위해일해온카터는자동차정비공이직업인
사람이지만상식에있어서만큼은타의추종을불허할정도로신의경지에오른사람입니다.그
의취미는바로유명한미국의‘지오파디’란상식프로그램에나오는문제를맞추고책을읽는것
인데그런그의눈에는돈만많은에드워드가안되어보일수도있겠지만절대티는내지않습니
다.그는벼가익으면고개를숙인다는걸보여주는전형적인‘범생이’니까요.
반면에드워드는돈버는것과세상의최고의커피를맛보는것밖엔다른취미도,삶의즐거움도
모르는사람인데우연히카터의‘버켓리스트’를보게되고,자신또한얼마남지않은생에있어목
숨만큼소중한돈을제대로(?)한번써보겠단소망이싹틈을느끼곤,많이부담스러워하는카터
를간신히설득해두노인네의신나는‘탐험’이시작되지요.
아!이부분에서전역시제자신이너무도통속적인사람이란걸다시한번확인해야했습니다.
그둘이전용비행기를타고온갖호사를다누리는장면을보니얼마나부럽던지말입니다.그렇
게며칠을살다내일죽는다할지라도전당연히그런호사를택할거란생각이절지긋이,하지만
아주진지하게눌렀답니다.절미쳤다고욕하셔도어쩔수가없네요.이런경우‘굵고짧게!~’란
표현이합당할진모르겠지만그런인생도멋지지않나요?-_-;;
그호사에대해선여기에적어놓으면대리만족으로기뻐하실분도계시지만그럴수없는자신의
처지를비관하고대신그런영화를만든사람들을욕하실분도계실듯해서참기로하겠습니다.
다만우리가살면서,특히여행을좋아하는분들이라면반드시죽기전에꼭가보고싶어할그런
세계곳곳의명소를돌면서좋은음식과와인,좋은숙소에서팔자아주늘어진장면들이줄줄이
이어진다는정도만위의사진몇장과함께말씀드리겠습니다.
전이영화전반적으로다좋았는데요.(전제가이성적인편이라고생각했었는데아마낭만적이
고감상적인면이더많나봅니다.)그런데대부분의영화’룰’에서벗어나지않은종반부의한
장면에대해서만큼은좀많이아쉬웠답니다.카터에게다가온절호의찬스(결혼생활40여년이
넘게오로지아내밖에몰랐다고실토한카터를위해에드워드가만들어놓은거였지요.)를통해
자기의꿈보다가족사랑을더절실히깨달게되어곧바로집으로날아가는장면은충분히모범
적이긴했지만혹시나가역시나로되니김이빠져버렸지요.ㅎㅎ
물론엔딩할시간도다되어가고그게바로여러사람을만족시킬만한결론이라는것에는저역
시이견을달재간은없지만서두그렇게말고좀색다르게만들순없었을까란아쉬움은여전히
남았단얘깁니다.자기에게온마지막기회를그런(?)식으로애써외면하는게살날얼마남지
않은좋은사람이해야할일임에는동의하지만그래두뭔가웬지…
그런데이영화를보면서제게가장감동적으로다가왔던건바로얼마전까지전혀타인이었던
두사람이의기투합하고서로를알아가고,급기야는서로를사랑하고이해하게까지되는바로
그것이었습니다.한사람이죽음을앞두고가족에연연하고그런장면들보다는자신을알아내
고자끝까지노력하고,전혀몰랐던한인간을새롭게만나고알아나가는그것이요.역시‘사람
과사람간의사랑과소통’이었던겁니다.가장가까운사람부터아는게더중요한문제라고
한다면야거기에반론을댈만한정확한근거를찾아낼순없겠지만웬지저는나를둘러싼좁은
의미의가족,지인도중요하지만전혀타인으로여겼던어떤인간에게도애정과사랑을드러내
고발견하는게궁극적으로는좀더바람직하지않을까싶거든요.절이상주의자라고흉보셔도
할수없슴입니다.^^ㆀ
이영화의두주인공을연기한모건프리맨이나잭니콜슨은각각사실적이고,또조금은과장되
어보이기도하는,연기에서는타의추종을불허하는관록있는연기파대배우들이지요.그들의
연기에힘입어더욱영화에깊이함몰될수있었음또한숨길수없는사실입니다.그리고비서
역을했던숀헤이에의진지한연기(그는TV드라마‘윌&그레이스’에선게이역으로쫀득한감
초역할을하고있는데여기에선전혀이미지가달랐습니다.)또한참좋았구요.아마도이영화
의장면들을오래도록회상하면서가슴속에저만의‘버켓리스트’를짓게될것같은예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