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진은폭설이내렸던지난1월의어느날이었구요.
요며칠,동생의이민서류를준비하느라저까지덩달아몸과마음,특히마음이무척이도바빴습니다.동생이저를믿고이곳에뒤늦게공부하러왔으니제가할수있는한정성과열정을다해서동생을도와주는것이너무도당연하다여기기에마음의부담을많이느꼈던것이지요.
공부하는데필요한새로운’스터디퍼밋’과그전에저희들이살고있는퀘벡에서필요한CAQ라는서류를준비하는데구비되어야할서류들을일일이인터넷사이트에서다운로드받아작성하고,준비하느라바빴던것인데동생은작년에도이서류가필요했었지만그땐제남편이다준비해줘서저나동생이나필요한서류를잘몰랐었답니다.
올해는남편이출장을간관계로제가처음으로직접준비하는것인데작년에저는뭘하느라남편이해줬던거지?란생각을해보다가저와동생이재작년한국에나가있을당시조카들의’스터디퍼밋’을갱신할필요가있어서그때남편이다준비해줬고,그후로이민서류는남편이도와줬다는걸기억해냈습니다.사실서류자체가그리복잡한건아니지만처음해보는것이니실수를하지않기위해서이것저것살피고,또살피게되고,그래도또실수할까노심초사하느라마음의부담을느꼈던거구요.보통은제가꼼꼼하지않고대충대충꽈인데이런일은실수하면시간이배로들고,제일도아니니더욱신경이쓰였던게사실입니다.
그래서제가준비할서류는제가다준비하고,동생이준비해야할서류들은또동생이준비하기로한다음어제동생을만나기위해시내로나갔습니다.우선은함께점심부터먹고우체국에가서이민국으로부치기로했는데밥을먹으러가기전동생이울그락불그락하면서이런말을하는겁니다.
"언니…나정말몬트리얼점점정떨어지려고하네…"라구요.제가왜그러냐고했더니"생각해봐.어쩜!공부가끝나는기간이5월중순인데CAQ는3월말까지만주냔말이야.그럼두달도못되는기간때문에100불들여또다시서류준비해서CAQ만들어야한다는결론이잖아?너무속이들여다보이는거아냐?글고아유참~"하면서답답한지잠시뜸을들이다다시시작하더군요.
"오늘아침엔또내가버스타려고헐레벌떡뛰어가는데간발의차로출발을하더니저앞에서세워주는거있지?그러곤지가나를언제봤다구글쎄나보고"넌항상늦는군!"이러는거아니겠어?기가막혀서참~내가한마디하려다말았어.힘도없고말할필요성도못느껴서….그러다버스패스를찾았더니지갑에없는거야.어젯밤뭐하느라고지갑꺼내다가떨어진건지.그래서잔돈도딱2불짜리밖에없어서4불이나냈지뭐야…"참고로여긴기사들이잔돈이없으면거슬러주지않기도하거든요.
그말에고지식한제가처음에는"혹시너가자주늦는걸그여자가본건아닐까?"라고했다가자긴그렇게늦게버스탄적도없지만그여자의얼굴을봤던기억도없다고해서또이렇게말해줬습니다."아니그럼이렇게말하지그랬어."너나알아?"하고말이야."라고요.제가그경우를당했으면저도기가막혀말이안나왔을것같긴하지만그래두동생일이니오히려화도나고더흥분이되는거였지요.
그런데그뒷말이정말더!~동생이일진사나운날을가졌단확실한증거더군요."버스에서내려지하철을타려고패스(여긴버스패스한달짜리가있고,아님버스를그냥현금내고탈때는지하철이나다른버스바꿔탈때내라고패스를주거든요.)를꺼내줬더니창구에있는여자가어젯거라고안된대.그래서내가그건내잘못이아니고버스기사가잘못준거다라고설명을해도그냥막무가내로안된다면서새표를사야한다는거야.그러고있는데나랑버스같이탔던,또같은아파트사는여자가뒤따라오기에설명좀해달라고했더니그냥훌쩍가버리는거있지?뭔인간들이그러냐?그냥같이나랑지금버스타고왔어요.이한마디만해주면되는거잖아?정말여기인간들정나미가막떨어진다니까…."
잠시저도할말이떠오르지않더군요.평소처럼고지식하게그건그게아니고,너가오늘일진이안좋은거지,그렇게나쁜사람만있는건아니고,뭔가그럴만한이유가있었을거고…하면서조리있게설명을해도지금동생귀에는제대로들릴것같지도않고,제동생이절대로남에게미움받거나경우에빠지는일하는아이가아닌건너무도잘아니저도기가막히고화도나서제대로감정이추스려지지않기도했구요.좀시간이지나서진정한다음이런저런제생각을얘기하려는데동생이…
"그런데창구안에있던다른여자가내지갑안에있는돈도본것같고날가만보더니알았다고그냥들어가라더라구.그래서겨우돈다시안냈어.아휴!오늘정말왜이러냐?"이러는데제겐동생보다차라리딸같기도한(나이차는겨우세살이지만그럴만한사연이있답니다.너무길어질까세세한얘길하긴그렇구요.^^;;)제동생이너무가엾기도하고맘이참안좋았습니다.
여기에확실히일진사나운날로도장까지꽝!찍게된일이있었으니동생이추천하면서함께밥먹으러들렀던한식당이떡허니문을닫았더군요.동생왈,"오늘정말아니다!!"라면서허탈한웃음을지으며그럼다음장소로한번가보재요.여기도문닫았나보자구요.ㅎㅎ그랬는데거긴문을열었고거기서자기가맛있게먹었다는오징어덮밥을시켜서맛있게먹는걸보니그제서야제맘이좀나아졌답니다.
그렇게동생의하소연을한참듣고,점심먹으며이런저런이야기를나누는데동생이정말웃긴이야기를또하나했습니다.다름아닌제친정어머니께서전날전화를거셨는데너무한참통화중이었다고하시면서심각하게제동생에게"너….혹시요즘누구사귀는사람있니?"이러시더래요.하하하~~드뎌울엄니께서도너무TV를많이보셨나봐요.기러기엄마가누구랑바람났다네!뭐이런기사들말이에요.동생이기가많이막혔지만애들이요즘남자친구사귄후전화통화가길어져서그런거라고설명을했고그럼에도불구하고여전히의심하시는것같아자긴정말억울하기도하고,화도났다면서"내가지금공부하느라코가다빠질지경인데왜그러시는거지?"라며거의울려고하더군요.
그래서제가또어머니께전화를드려서앞뒤설명을조근조근해드리며안심을시켜드렸고,늘그렇듯늙은줌마제동생이공부하는게안쓰럽단결론을내렸습니다.물론남들에비해혜택받은거라고볼수도있지만공부하는그스트레스가절대만만치않고,전에도한번말씀드린듯한데제동생은공부랑절대친했던아이가아니거든요.언젠가는제가농담으로이런말을하기도했답니다."네가워낙학창시절공부하길싫어해서하느님께서네게새로운기회를주신거야~"라구요.
아무튼그렇게동생의일진사나운날이그나마무사히지나간듯한데이제남은소망은하루빨리동생의새CAQ가나오고,더불어’스터디퍼밋’까지기간안에다나왔으면하는것이지요.그것도늦으면벌금까지물린다니또은근히걱정이되면서요.그러나저러나속절없이여긴눈이줄기차게내리고있습니다.어제도,오늘도또낼모레두요.ㅎㅎ
집앞의눈을치우는아버지와귀여운아이들사진인데제가집안에서사진을찍으니포즈까지취해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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