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화를감상하면서이와비슷했던영화하나가기억났습니다.톰크루즈가주연했던
‘콜레터럴’이바로그영화였는데영화의배경이뉴욕과로스엔젤레스로대도시라는공
통점과한명의주인공은사랑하는사람과행복한삶을살아가다악당들에의해사랑하
는약혼자를잃은후스스로범죄자들을응징하며‘정의’를지키려는반면,또다른주인
공은전문적킬러로서돈을받고‘정의’에반하는행동을일삼다가결국외롭게죽어간다
는플롯이묘하게겹쳐보였기때문이었습니다.
두영화다세상의‘정의’에대해회의적이라는공통점이발견되는데특히이영화에서는
스스로정의를구현하겠다는,어찌보면만인의약속인법제도를불신하고세상의‘쓰레
기들’을청소해나간다는설정이조금위험해보이는것도사실입니다.하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화려한도시의이면에감추어진어둠,다시말해무작위적인폭력과살인,허위,
잔인성을폭로하고있는액션물이면서도드라마적인요소가다분한수작이라고느껴졌는
데요.아마도그이유는그러한행위에대한당위성을따지기이전주인공의진지하고섬
세한연기에깊이감흥받고,이미널부러져있는온갖잔인하고경악할만한범죄에신물
나게지쳐있었기때문이아닐까싶습니다.
이영화의여주인공에리카역을맡은여배우조디포스터는워낙연기파로유명한배우이
기도하지만사랑하는남자를잃고공황상태를겪는연기를아주실감나게펼치면서보이
쉬한또다른매력까지풀풀날리더군요.흔히여주인공으로등장하는인물들의야리야리
하면서도성적인매력에만의지하는타영화와는확실히차별화된이영화만의매력이그
래서유난히돋보였답니다.너무여성스럽지만않은인물이사랑하는사람을살해한악당
들을응징한다는게조금은더현실적으로보이는게사실이니까말이지요.
겉으로이영화는사랑하는사람을잃은여인이자신과그의행복을빼앗아간범죄자들을
찾아복수한다는단순한복수극으로보일수도있겠지만저의감상은조금느낌이달랐습
니다.악당들을처치하고‘정의’를되찾겠다는그런단순한측면보다는우리인간모두안
에내재된선과악에대한개념의모호함,우리누구나가기회만제공된다면지극히비굴해
질수도,담대해질수도있음을드러내면서우리의내면을깊이성찰하고있다고봤지요.
지극히이성적인인간조차자기도모르는새,타성의혼돈속으로깊숙히빠져들수있음을
또이영화는느릿~하게보여주고있다고요.
또한이영화에서제가좋아하는장면들을꼽자면주인공에리카가자신이옳은일을했단
확신보다는죄의식에사로잡혀갈등하고,자신의행위를굳이정당화시키려하지않는‘솔
직함’과‘선함’을유지하고있다는걸보여준장면들이었는데요.이런모습들이바로우리
들이늘잘못을저지르면서도다시깨어날수있는가능성을보여주는것이라다행스러우
면서도,또영화를현실적으로보이게만들었다고여겨지더군요.거기에배우조디포스터
의불안에떠는눈빛과몸사위가너무생생하고사실적이어서보는이로하여금함께가슴
졸이게만든것도이영화의돋보이는연출,연기의성과라고봤습니다.또다른주인공인
형사머써역의흑인배우테렌스하워드의연기도참좋았구요.
그리고두남녀주인공이보여주는‘사랑과우정사이’의묘한분위기도이영화의또다른
매력이확실합니다.어찌보면범죄자와그런범죄를쫒는형사라는대립된위치에서있
는그들이지만그둘은상처를안고있다는공통점으로급격히가까워지고,서로를배려하
는인간미를보여주지요.이부분이또사람과사람의만남과그깊이라는것이꼭만나온
시간의길고짧음에의존하는건아니라는걸확실히보여주면서공감을이끌어냈다고봅
니다.특히엔딩장면에서말이지요.스포일러를피해상세히밝히진않겠지만일부는현
실감이없다,너무지나쳤다고평가할수도있겠지만아마많은이들이속으로박수를치며
쾌재를불렀을거라고확신합니다.시원!스럽다고요.
어차피영화란현실을외면하는것도아니요,현실만을쫒는것도아니니이런영화도나와
줘야악당들이조금겁을집어먹을수있을것같다고나할까요?법을조롱하며법의틈새
를이용하는그들에게이렇게‘막나가는정의파’들도존재한다는위협이불가피하다는?후후…
그래서모처럼뛰어난연기와감성이적절히조화된멋진드라마를본느낌은약간묵직하면
서도산뜻했답니다.어둡고고독한도시의암울함에서헤메다깨어나와영화속두주인공의
차기작품을기대하면서말입니다.
***흐르는음악은영화에나오는사라맥라클랜이부른’Answer’란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