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성인이 되던 날

하늘도축하해주는것인지4월의함박눈이또낮에잠깐소담스럽게내렸구요.

어제는우리둘째가마침내성인이되는날이었습니다.18해를살아와드디어어른대접(?)

받는날을맞은것이지요.큰아이때도그랬지만이날은그래도다른때완좀다른의미가

있어야할듯해서며칠전부터마음이좀분주해지더군요.어떤식의파티를원하느냐고아

들에게물었더니밖에서외식하지말고집에서가족끼리,거기에자기베프끼여서밥먹었으

면좋겠다고했습니다.

그래서우리가족넷에동생네셋,거기에금요일부터우리집에와서자고같이뒹굴던베프

까지함께저녁식사하고,케익에촛불켜고생일노래도불러주고,아이스크림곁들여맛있게

케익을나눠먹었습니다.식사로는남편이그유명한남편표(?)라자냐를만들었고,에피타

이저로시저샐러드와야채찍어먹을소스도만들었고,전그냥야채좀다듬고,칵테일새우와

소스차려놓은것밖에한게없구요.후후

그렇게모두아홉명이웃고,떠들면서식사하고조금쉬었다케익자르고먹으면서또선물

구경하고화기애애하게아주분위기좋았습니다.그런데이제성인이되었으니오늘부로더

욱어른스러워야한다는부담감을느끼는지평소나의영원한귀염둥이!~’였던둘째녀석이

의젓해보이려고무척애쓴다는느낌도팍팍받았는데요.

사실성인이된다는것이그렇게나축하해야할일인가에대해선전좀회의적이기도합니다.

모든일이다그렇듯이것역시긍정적인측면과부정적인측면이있다고보는데우선좋은

점은이제부터법적인성인이니자기의의사에따라원하는일을부모의제재없이할수있단

일종의해방감내지자유를느낄수있다는것이겠죠.하지만이것도또뒤집어놓고보자면

이제부터자신이한모든일에대해선자기가책임을져야하고(다른말로하자면누군가에게

책임을전가한다거나철없는짓거리가더이상용납이안된단것이겠구요.적어도법적으론

말입니다.),잘못한일에대해선합당한처벌을각오해야한다는무시무시한현실에진입했음

이니반드시좋기만한일도아니지않을까싶은겁니다.

그래도일단성인으로서자유의지를휘두르든,잘사용하든그럴자격이되었다는것에는축

하를해줘야할듯해서일단평소에주던생일선물보다는좀더호사스럽게,아니사실호사

는아니고평소주던금일봉의액수를두배로높여주고,거기에선물하나까지덤으로마련해

주었습니다.그랬더니둘째의얼굴이활짝펴지면서아주좋아라하더군요.

둘째녀석은늘생일때면따로선물을요구하지않고,그냥돈으로주시면그것으로용돈을

하겠다고하는착한(?사실큰놈도평소뭘사달라고하지않는,그런면에선정말둘다착한

녀석들이라고생각하고있습니다요.^^)아들인데이날도예상보다많이받은용돈에감격

한듯많이기뻐보였던것이랍니다.제눈에는그게또참기특하게보였고말입니다.

그렇게기쁜시간을함께들나누고동생은다음날있을마지막프리젠테이션으로마음의부

담이막중했음에도불구하고끝까지함께자리를지켜주면서틈틈이발표할것을또외우고,

막간을이용해눈붙이는걸또남편은디카에동영상으로담고조카들과깔깔거리면서쇼를

꾸미고있었습니다.자는얼굴위에휴지를올려놓고,카드를머리에끼우고말이지요.이그!

그저못말리는장난꾼이랍니다.^^

생일파티를마치고모두가다돌아간후,둘째녀석이"오늘아빠가음식준비도다해주시고,

나먹으라고평소내가좋아하는젤리도사다주시고정말감동이었어요.~"라는한마디에저

까지아릿한심사가되면서문득가족간의사랑,소중함이느껴졌습니다.가족이란건이렇

게좋은날이든,아님힘들고어려운날이든함께해주는,또그래줘야하는존재이고특히오

늘처럼기쁜날에는또이렇게함께축하해주고사랑을느끼게해주는것이라는걸요.

마음바빴던동생에게도고맙고,평소자상하진않지만애많이써준남편에게도많이고마운

마음그리고더불어흐믓한마음으로,대견한아들의얼굴을한번더쓰다듬고볼에,입술에

뽀뽀를한다음잠자리에들었습니다.마음한자락아련함은애써잊으려고노력하면서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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