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캐나다 한국교사 학술대회가 남긴 것…
BY sophia7903 ON 7. 15, 2008
사실지난6월말있었던학술대회는제가한인학교교사로일하면서처음참석하게된캐나
다내학술대회였습니다.재작년한국에서있었던‘재외동포교육지도자연수’는전세계에
있는선생님들을대상으로한것이었고요.지난번연수는해외에서한글,한국말교육으로
수고하시는선생님들의노고를치하하고,격려하려는의미가강했던반면,학술대회는실질
적인교사의역할과교육에더욱집중된듯보였습니다.
비록짧은일정이었지만제가살고있는몬트리얼처럼멀리서(토론토를중심으로봤을때)
오신선생님들은하루먼저도착하여조금더시간을함께할수있었지요.몬트리얼에서참
석한저를비롯한세분의선생님또한먼저도착하여저녁식사를함께하며여러선생님들
과한국,미국에서오신분들과도이야기를나눌시간을가졌답니다.특히국립국어원에서
오신한국의실무진두분과이야기를나누며우리한국어,한글에대해참많은생각을해
볼수있는귀한시간을가졌지요.
그분들은본격적으로우리의글과말을연구하시는분들이시니평소궁금했던점도물어보
면서,또서로의의견도교환하면서요.한국에서가아닌현지에서실제로우리의아이들,또
는한글과말에관심을가지고있는현지인들을교육하고있는우리들의입장과애로사항에
대해서도,특히인터넷의발달로우리의말과글이변해가고(?)있는점에서도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나누었답니다.
그중에서도기억에남는것이몇가지있는데,저의평소의생각과도많이일치되는듯하
여공감의장이마련되었던것또한제게는큰보람이었습니다.예를들어,저는우리아이
들이쓰고있는축약형의신조어들이마냥한글을파괴하는쓰잘데없는행동으로만은보지
않거든요.모든것이빨리흘러가고있는현실의시류를거스를수없는,어찌보면불가피
함으로부터비롯된하나의현상이아닐까로대신보고있답니다.촌각을다투는메시지전
송이나인터넷상에서의대화용으로그냥쓰이고있는,하나의도구구실로서말이지요.
한글을사랑하시는분들의노여움이전혀이해가되지않는바는아니지만,이러한현상을
굳이<한글파괴>라는강한거부감으로보기보다는시대의흐름을따를수밖에없는,하
나의<시대적요구>로볼수도있지않을까하는겁니다.물론한글을가르치는우리의입
장에서는분명히올바른한글의사용을격려하고또바르게가르쳐야한다고생각합니다.
하지만이번학술대회에서도배우고느낀것이지만우리의문법또한영어나그밖의외국
어문법에버금가는,아니어찌보면더욱어려운문법체계를가지고있는데과연그러한
문법을제대로알고사용하는우리국민들이얼마나될까의심스러울지경이었답니다.강
의를듣는내내저희선생님들의한숨소리와고뇌가여기저기에서들리고,느껴졌으니말
이지요.ㅎㅎ가르치고있는저희들조차바뀌고,새롭게제정된우리의문법체계를다알
기는고사하고,솔직히말씀드려아는것보다는모르는게더많은것이현실이랍니다.
그러기에이러한학술대회가필요한것이긴하지만글과말이라는게,특히말이라는것이
굳이어떤틀안에꼭정해질필요가있을까란생각은오래전부터하고있는중이었습니다.
예를들어,영어는모국어로쓰는사람들보다그외의나라에서영어를사용하는경우가더
많아지면서거기에맞는새로운문법(주어가3인칭단수인경우붙였던‘S’를생략하는것
같은)을모색중이고,또현재새롭게만들어져쓰이고도있으니까요.
결국말과글이라는건절대불변이아니고,시대의욕구에따라변할수있다라는게더설
득력있게받아들여지고있고,저또한이이론에찬성을하는사람입니다.우리의옛글
중에서도더이상은쓰이지않고사장된글과말들또한얼마나많은지요?말과글이라는
건사람들간소통을이루는하나의수단으로써그역할을한다고볼때당연히쓸모없는
것은사라지게된다고봅니다.
그래서제가국립국어원에서오신부장님과학예연구사님께필요없는문법은우리도이제
그만없애고간편하게배울수있는실용적인것들을교육하고,배워나가야하지않겠느냐
고건의를드렸더니동감을표해주시더군요.또아무리중요한문법이라도교육이안되어
쓰이지가않는다면아무소용이없으니이러한것들은제대로교육이되어야할테고요.
그리고저처럼이렇게외국에나와살고있는사람들이고국을방문했을때느끼는점은참
한국에영어를잘하는사람들은너무도많은데,왜아직도이정표나영어표기는어떤일관
성이결여된중구난방식일까하는것이랍니다.외국인들에게도,또저희같은교포들에게
도혼동을주는표기법이여전히존재하고있으니까요.그러한것부터통일해나가야할것
같습니다.
또저는이런생각을해봅니다.우리말과글을사랑하자외치는것까지는아주훌륭한발
상이고,좋은일이지만우리가현재쓰고있는글이나말중에서한자를전혀무시하고우리
의것으로쓸수없는것은과연어떻게해야하느냐는문제말입니다.도저히한자가아니
고서는뜻이이해가되지않는것을일일이다우리말로풀어쓰다보면전혀엉뚱한것이
될수도있기에한자사용을전면금지하자는주장은설득력이약해보이거든요.그저현학
적으로보이기위해서가아닌,그뜻을헤아리기위해필요한한자사용은용인되어야한다
고여겨집니다.
제개인적경험을이야기하자면저는중학교때배운한자로중국말은잘몰라도,어느정
도글을보면뜻은짐작할수있어다행이라여기는편이랍니다.물론중국말을조금배웠
을때에도글을알고있으니배우기가훨씬쉽기도했고요.‘식자우환’도맞는말이지만,
그래도이왕이면많이알고있는것도하나의든든한백이되지않을까요?내것만을고집
하는것은더이상세계적사고에도반하는것이라여겨집니다.그런의미에서우리가아
직사용하고있는한자어는의미의전달을위해서도계속사용해야할듯합니다.어줍잖
게풀어쓴한글을보자면그건‘한글사랑’이아니라‘한글고문(?)’같이느껴지거든요.
제가익숙하지않음에서비롯된것을너무과장해서표현하고있는걸까요?
이번교육학술대회에서우리글과말에대해숙고해볼시간을가졌던것을참으로다행스
럽고,감사하게여기며집으로돌아왔습니다.이제우리글과말을가르치며배운것을전
달하고저스스로도올바른글과말을쓰도록노력하되,현실적인것들과도잘조율하는지
혜를펼쳐야할때인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