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온후올추석처럼풍성했던추석은없었지싶습니다.우선부모님과함께보내게된
명절이라비록몸은고국을떠나와있지만한국에있었을때와별반차이가없었다는게첫
번째이유겠지요.한국에서도친척들이많지않았던저희친정은명절이라고특별히번잡
하진않았었지만아무래도명절분위기는즐길수있었는데이곳에온후그분위기라는것
에서부터다름을느끼다가부모님과함께지내게되니다시되찾았다고나할까요?
어제한인학교를마친후여기한인들이자주가는고깃집에들러갈비를사가지고집에돌
아왔습니다.핏물을빼고,특별히어머니께서가르쳐주신대로갈비찜을준비하고,또오
면서들러사온동태를포떠서동태전을부치고,잡채도만들었지요.이게바로제가명절
때면늘준비하는단골메뉴거든요.지난추석때는처음으로제가송편도만들었는데,이
미동생이송편은사가지고왔다고관두기로했습니다.또간혹산적도만드는데,어머니
께서여기는송이버섯도없으니그냥두라고해서그것도또생략하기로했구요.
오늘아침일찍아들둘과동생네로가서부모님,동생네가족과차례를드리고함께이른
아침식사를하곤바로성당으로향했습니다.성당에서는늘처럼돌아가신친정아버지와
이모를위한위령미사를드리는데그전에앞에차려진차례상에가서조상님들께절도올
렸고요.
늘추석때면성당에서는합동위령미사를올리고,미사를마친후에는잡채와떡,샐러드
로명절분위기를내는데특별히오늘은미사후에저희구역의모임이있었답니다.원래
는날씨가더차가워지기전에공원에가서고기도지글보글굽고,시원한바람도쐬면서
구역의화목을다지려고했는데날씨가따라주지않지뭐겠어요?아침부터비가오고궂
어서도저히야외진출은불가능했답니다.
그래서할수없이우리구역의어느분댁으로가기로했고,늘하던대로각자음식을한
가지씩준비해서갔지요.저는주로잡채를만들어가곤했는데,추석때면늘성당에서
잡채를먹게되니이번에는콩나물무침과해물부추파전을만들어갔고요.그렇게해서
모아놓은음식들이꽤많았고,또다들음식솜씨도좋으셔서맛있게점심식사를하면서
다른때보다더욱풍성한추석을보낼수있었습니다.마치큰집에다모여함께식사를
하는듯,뻑쩍지근한명절분위기를만끽할수있었던거였지요.
식사를마치고,도란도란이얘기,저얘기를나누고있는데신부님과사목회장님내외
분이또오셔서더욱풍성해졌고요.새로장만하셨다는에스프레소커피기계에서신선
한커피도만들어마시고,늘식후에빼놓지않는한국인들의과일디저트(신기하게여
기사람들은식사가끝나면단맛의디저트는먹지만과일은디저트로절대안먹는답니
다.^^)에또절대빼놓을수없는‘미인들의수다’(?)까지….
정말말그대로명절다운명절을보내다돌아왔습니다.보통은성당에서친교후집에
가서멀쭘하니외롭게보내든지,가족끼리아침에먹다남은차례상음식으로저녁을떼
우거나,그나마차례도안지냈으면평상시와똑같거나조금더마련한저녁을먹던지할
텐데오늘은배도,마음도많이불렀단것이지요.이웃사촌이라고,한구역의일원들끼
리정말좋은시간을보냈습니다.모처럼죄의식(?)느끼지않고실컷배부르게먹고,
웃고,떠들었던하루였기도하고요.
그런데,단하나옥의티라면날씨가거꾸로가고있는건지아니무슨9월에이리더울
수가있는거지요?더워도산뜻하게햇볕이바짝나서더운것도아니고,습도가높아
사람은근불쾌지수높게만들면서아주끈적거리는날씨랍니다.이게도대체뭔일인
지모르겠습니다.차라리화끈하게더운여름날이그리워질지경이네요.ㅠ.ㅠ
지난여름을그리워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