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부부’에 관한 슬픈 수다

이번추석명절은정말말그대로명절답게,아주잘보냈다는말씀은이미드렸지요.그런데

즐거운명절이라고행복하고신나는대화만나누었던건아니었는데요.우리이민자들이만

나면빼놓을수없는캐나다에서의삶을이야기하다보니또자연스럽게기러기엄마,아빠

에대한이야기도나왔었답니다.

제동생역시기러기엄마다보니저나동생은일반적으로생각하는기러기부부에대한생각

이나견해가좀남다른게사실인데요.이곳몬트리얼에도기러기부부가꽤나많은편이라

모이면그이야기가빠지지않는단골메뉴가되곤하는데지난일요일추석에도역시그것에

대한의견들을나누게된것이었지요.

특히구역모임에참석한한기러기엄마가자신과아이들아빠의애환에대한이야기를꺼낸

것이시발점이되어길게이야기가이어졌는데거기에동감을표하는제동생,그리고또한

명의기러기엄마까지서로의허심탄회한심정을토로했답니다.

여러이야기중에서도특히화제의중심이된것중하나는왜기러기부부당사자들은정작

괜찮은데다른사람들이더그들을안되게(?)보느냐는것이었답니다.물론아이들교육때

문에부부가떨어져지내고,아이들입장에서도한쪽부모와만지내게되니어쩔수없는결

손가정의한계는있다할지라도사람들이싸잡아가엾게생각할만큼,당장뭔일이날것

처럼화제의대상이되어야할아무런이유는없다는게그들의항변이었습니다.

특히나혼자살고있는기러기엄마나기러기아빠는주변의시선때문에정신적으로많이

힘들다는의견에다들공감하는것같더군요.자신은괜찮은데,주변에서너무지나치게(?)

신경들을써주니더욱부담스럽기도하고,일거수일투족에촉각들을세우는것같은지레짐

작에빠지기도쉽다고요.또남의일에관여하기좋아하는호사가들이늘그들을타겟삼아

혼자만의소설을써대고하는것도기러기부부가감내해야할고통(?)중하나로의견이모

아졌습니다.

거기다이번에새롭게알게된사실이있는데요.요즘한국에서는한창일해야할나이인

50,60대가장이일자리에서퇴출되는게분위기뿐만아니라실제로그렇다는것(물론

그전에도이런사실을알곤있었지만대화를나누었던한기러기엄마의남편이그런악당

역할을맡는자리에있다는걸계기로어떻게그런일들이진행되는지에대해서좀더구체

적으로알게되었습니다.)과부부가함께살지않으면문제가정으로찍혀부당한취급을당

할수도있다는거였습니다.그래서다들떨어져살고있다는걸쉬쉬할수밖에없다는것

도요.

그리고최종적으로는아이들교육을위해떨어져지내다보니부부간의대화가부족해서

서로에게괜한오해가생기기도쉽고,같이살다보면은연중풀어질것도시간과공간의

간극으로해서묵혀지다결국곪기가쉽다고하더군요.그래서정말아주쬐끄만한시작이

어처구니없는결과를가져올수도있다는걸다들두려워하는눈치였습니다.그렇잖아요?

사람사는게정말시시한일이크게번질수도있고,그때그때풀지못해서나중에감당못

할압박으로되돌아오는경우도있고말이죠.

하여간제동생을비롯한기러기엄마들은그래도자기들은자식들과함께이니훨씬낫지만

한국에혼자떨어져있는남편들에게는미안한마음과동시에애틋함을지니고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사람이워낙습관에철저히길들여지는존재인지라아이들과편하게지내다모

처럼남편이방문하면처음에는힘들기도하다고하더군요.다른게힘든게아니라아무래

도신경이많이쓰이고,그동안없었던남편이란존재에대한중압감이밀려온다는

이런저런이야기끝에그나마결론이랄수도없는결론이라면기러기부부들은내,외적인

갈등속에서여전히헤매고있는것처럼보였단것인데요.자식들의교육을위해부부의어

느정도의희생이전제되는걸부인하지는않고있고,그렇다고아이들만두고남편곁으로

떠나자니어린자식들은어려서걸리고,큰자식들은또커서걱정이되는딜레마에빠져있

,그렇다고남편이한국의일터를포기하고들어오자니그것또한여의치않고말입니다.

우선가장큰경제적손실도부정못할현실이분명하니까요.

이래저래무거운주제를가지고한참을이야기나누다가그래도역시우리의아이들이

망이지!란것에다들공감하면서자리를털고일어났습니다.결론은없지만그래도동

상련의감성을나누고위로받고그러는게바로수다의힘아니겠어요?그렇게자그마한

위로로앞으로의미래를또버텨나갈것처럼세여인은용감,결연하게일어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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