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어본 중국 현대 소설 “살아간다는 것”
BY sophia7903 ON 2. 17, 2009
학창시절중국의고전작가의작품을몇번읽어본적은있지만현대작가의작품을읽어
본건아마이책이처음이아닐까싶습니다.‘중국제3세대문학을대표하는작가’로중
국에서꼽힌다는“위화”라는작가의작품입니다.
그런데참신기한것이처음몇장을읽어내려가면서이전에분명읽었던책이다싶었는
데결국끝장에이를때까지그생각을멈출수가없었고,분명이전에읽었었던건확실
한데그게어디에서,언제였는지에대한기억은전혀해낼수가없었다는점이었답니다.
신기하면서또한어이가좀없기도하지만어렴풋이기억나는내용을다시한번숙독한
느낌은한마디로‘너무잘했다!’이었고,세월에따라책에대한감상도달라지니이참에
정말좋은책한권을다시!잘읽었다~싶습니다.
이소설은중국의전란과문화대혁명시대의민초들의고난과부침을낱낱이비추는중국
근대화의대서사시라고할만한데,이소설로위화라는작가는마침내세계적인작가로
발돋움했다고전해집니다.저또한이책을읽은후작가의섬세하면서도진솔한필력에
깊은감동을받았고,슬픈이야기를이렇게나아름답게표현할수있는작가의역량에부
러운마음을금할수가없었답니다.
그런데저는이소설을읽어내려가면서우리들의지난했던근대사와계속비교할수밖
에없었는데요.그이유는역사적배경은고사하더라도너무도닮아있는우리네삶과의
유사성때문이었습니다.가난에겨워자식을다른집에양녀로보내야했던이야기는비
단중국에서만있었던일이아닌,우리또한이와같거나비슷한현실에처했던과거가
분명있으니말입니다.그리고전쟁에서돌아와다시가족들을만났을때의감격적인상
봉역시우리와전혀무관한이야기가아니었고,그밖에도참으로여러가지면에서비
슷하니소설의내용이더욱애잔하게저의가슴을파고들었지요.
그리고또하나이소설을읽으면서저는예전에제가읽었던또다른소설을떠올렸는데
그만그제목은기억이나지않습니다.오랜세월인줄모르고주인공이다른곳을배회
하다돌아온고향에는이미자신의부모는물론,자신의배우자와자식들까지다저세상
으로가버린수백년의세월이흐른뒤였다는내용으로인생의허망함을일깨웠던그소
설이이소설과대비되면서계속제머리속을맴돌았답니다.
제가생각하는이소설의미덕은우리네인생에있어아무리고달프고,힘겨운역경이우
리를굴복시키려하더라도그것에맞서용기있게순응하다보면다‘살아진다’는단순한
듯하지만변함없는진리를우리들에게상기시키는점이아닐까싶습니다.그런점에서
제목을‘사는’게아닌,‘살아간다’라고붙인건아주적확한듯하고그표현자체가이미
우리의‘살아감’이아름다움과강함을동시에드러내는한편의파노라마라는것을아름
답고서정적인작가의문체를통해강렬하게보여주고있다여겨졌고요.또한더불어강
인한슬픔이아름다움으로승화하는것을여실히느낄수있었던작품이었습니다.
거대한운명의수레바퀴아래에서고통에신음하면서도꿋꿋하게살아남은주인공복귀
는바로우리네보통사람의운명과크게다르지않을것이라고생각합니다.겉으로봤
을때대단치않아보이는인생일지라도그안에는다나름대로의질곡과애환이서려있
는것이사실이고,이렇게저렇게운명에순응하면서살아가는것이대부분의우리이기
때문입니다.그런의미에서바로이소설이한인간의비극적삶을유유한강의흐름처
럼자연과운명에거슬리지않고도도히흐르는이미지로,체념과는또다른관조적분위
기로승화시킨훌륭한작품이라는것에한표를던지고싶은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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