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함으로 독자에게 다가서는 소설…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

박완서님의작품은읽으면읽을수록왜많은이들이이분의글을좋아하고,글에빠져드는지

이해할수있을것같습니다.우선이분의문체는그다지폼잡고,괜히어려운단어를선택

사용함으로해서사람을기죽게만드는난척이없고,그저물흐르듯유유하고도리드미컬

하게전개되되,또한편으로는냉소적인맛이마치새콤한레몬향을뿌린듯글에맛깔스러

움을더하고있어서가아닐까요?

게다가저를비롯하여많은이들이그분의작품에서가장환호하는건바로이것아닐까싶은

,솔직해도너무(이렇게표현한다고절대부정적인느낌을가지고있는건아니고,오히려

저는그분의그런자신감이더없이멋져보인답니다.)솔직한내면의사유를가식없이,또미

화시키거나극대화시키지않고아주담담하게표현해내는그기술이아주놀라우면서도실로

감탄을자아내게하는독특한매력이라고할수있을것입니다.

마치몸에힘을완전히다빼버린후에야유연하게자유자재로몸이휠수있는것처럼,이분

의글역시거품과기름기가쪽빠진담백함으로우리들의심금을울리며더욱진한감동을

해주는듯보이는데,때로거기에톡쏘는듯상큼함까지더해지니이보다더매력적일순

없지않을까싶은겁니다.

이소설은작가박완서님의첫사랑에관한내용을담고있는데,소설을읽다보면제가낳아

자랐던동대문통(정확히저의집은효제동이었지만그곳에서한이,삼백미터떨어진곳이

동대문이었으니까요)에얽힌이야기들이저의오랜추억을불러일으키며아련함을더하게만

듭니다.그런데좀더읽어나가다보면동대문뿐만아니라소설에등장하는지명들이다제게

는아주친근한곳(삼선교,돈암동등)이라더욱정감어린느낌으로책속으로마구빠져들게

되더군요.

그리고무엇보다특히이책에서발견한작가의놀라운점은자신이든,타인이든누구에게나

공평하게적용되는객관성이아닐까싶은데요.많은이들이꺼릴자신의과거사를어쩜그토

록개관적으로서술할수있으며,또그에따른자신의본심을,다른이들의심중을어찌나그

렇게적확하게묘사하는지말입니다.그건아마도의지력과내공이웬만큼이상인분들만이

가질수있는힘”이아닐까싶습니다.또절대로타인에의해휘둘리지않는단단함으로무

장된분들만이표현해낼수있는자신감의발로일듯싶고요.

자칭꽤나솔직한편(?)이라는저자신도글을읽다가끔이렇게솔직하게다밝혀도되는건

?”하는우려가살그머니들정도로이글은과거의그시절,그때로돌아가자신과첫사랑

을나누었던상대는물론,남편이된분과시어머니까지주변인들에대한작가의진솔한시각

을그대로드러내고있습니다.(어떻게50년이넘은일들을그렇게도또렷이기억해내는지이

분의기억력또한제겐놀라움이었고요.^^)

마치이렇게솔직하게다까발려도되는거요?”라고시비를거는사람들이있다면“이게바

로진정성이란거요!”내지나는지금한인간으로서스스로를적나라하게드러내보이므로

좀더진아에접근하는방식으로내글을읽는이들에게카타르시스와자아성찰의기회를선

사하고있는거라오!”라고대답하는듯실로놀라운자아탐구의기록이라할수있을듯합니다.

또한이분의소설에서빠질수없는우리들의척박했던당시의시대상을보여주므로살아남

기위해고군분투했던지난했던삶의흔적이고스란히소설속에녹아있는데,전쟁통에대학

을중퇴하고미군부대에서일했던작가자신의모습과미군부대취업후결국양색시가되

어버린이웃집처녀의이야기는첫사랑이야기와는또다른감흥을일으킵니다.

다시말해단순히첫사랑의추억만을회고하는것이아니라당시우리의피폐했던과거사를

서술하여우리들에게아련한애수를선사하는것과남루했지만삶의의지가넘쳐났던그시

절의생생한삶의현장을여실히보여주므로두가지를교묘하게씨줄과날줄로엮어내는솜

씨는과연대작가다운그녀의면모를고스란히드러내고있는것이지요.

그러므로다시한번이소설을통해감동이라는것이정색을하고,굳이목에힘을주어가며

우리들에게전달되는그런것이아닐수도있음을,잔잔하면서도은은하게,그러면서오래도

록뭉근하게우리안에침잠할수있음을절감했고,바로이러한감동은작가의역량과직결

된것이라는것을또깨닫게되었답니다.대작가라는칭호는괜히붙여지는것이아니라는

것말이지요.진정박완서님의저력이돋보이는,매력적인소설이라고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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