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한 사랑, 이기적인 사랑” 이야기 둘 “미인도” vs “쌍화점”
BY sophia7903 ON 8. 3, 2009
우연하게이두개의영화를비슷한시기에보게되었습니다.영화“미인도”는몬트리얼팬
타지아국제영화제를통해극장에서감상했고,영화“쌍화점”은동생이빌려준DVD로보게
되었고말이죠.
두영화다우리의지나간역사를바탕으로새로운사실을가미한“팩션”장르라고볼수있
는데저는이영화들을보면서영화의시각적효과에제일먼저눈과마음이갔던게사실이
었답니다.영화에등장하는배경부터의상,소품까지형형색색의볼거리가영화내용이전
에제맘에들어왔고,아주만족스러웠거든요(그리고이제우리영화들은해외관객들까지
신경쓰면서영화를만든다는느낌을강!하게받았고요.).
이곳극장에서감상한“미인도”같은경우는빼어난배경장면과영화속에등장하는김홍도
와신윤복의명화들(원작과모사품),그밖에도멋진소품들이많았지만그중에서도코스모
스가휘날리는들판을거니는신윤복이나오는장면은관객들의“와~우~”하는함성이쏟
아져나왔고,제게도역시아름다운장면으로오래도록기억될듯싶습니다.
“쌍화점”역시현란한색상의궁중의상부터배경,연회장면이참으로볼거리풍부했고,아
름다웠지만아무래도집에서DVD로시청하다보니극장에서관람할때보다는시각적인감
흥이떨어지는게사실인듯싶어많이아쉽기도했고요.하지만두영화다막상막하로제
눈을호사시켜제정신을몽롱하게만들었던건숨길수없는진실이랍니다.
그런데두영화를비슷한시기에감상하다보니두영화의닮은점과차이점이저도모르게
제마음속에각인된듯한데그래서오늘은이두영화를서로비교해살펴볼까합니다.물
론전문가의의견이아닌지극히사적인저의생각들을한번풀어보는것이니그리아시고
그저재미로봐주시기바라면서요.^^
먼저이두영화가가장닮은점은바로둘다사랑에관한이야기라는것이겠지요.그것도
신분과여건이라는장벽이가로막는,떳떳하게드러내놓고할수없었던“몰래한사랑”말
입니다.“미인도”에서남장여자신윤복이자신의여성성을일깨워준강무를사랑하는것
과“쌍화점”에서왕의호위무사홍림이자신의남성성을일깨워준왕비를사랑하는것은둘
다극도의위험을감수한사랑이었으니까요.
위험이높은만큼서로사랑하는두사람은서로를차마놓지못하고더욱갈구하게되는게
인지상정인듯합니다.우리의이야기는아니지만“로미오와쥴리엣”,“트리스탄과이졸데”
가그랬고,우리의이야기“이몽룡과성춘향”역시그러했으니까요.그러나이런사랑은대
개비극으로막을내립니다(이중“이몽룡과성춘향”은해피엔딩이었지만요).
위험이높은사랑은거의대개가이미비극성을내포하고있고,비극으로끝나므로보는이
들로하여금그런슬픈사랑이야기에더욱깊이빠져들게만들기도하지요.위의두영화
에서보여주는몰래한사랑역시결국비극적결말로끝을맺으므로우리들의가슴을저미
게만들고,우리들을슬픔의나락으로밀어넣고있습니다.
또하나이두영화가닮은점은몰래한사랑외에도또하나다른형태의사랑이라고이름
붙일만한“이기적인사랑”을이야기하고있는점이아닐까싶습니다.“미인도”에서스승인
김홍도가제자인신윤복을여자로보고사랑하는것과“쌍화점”에서왕이홍림을자신의애
인으로여기며곁에두고사랑하는것은둘다사랑받는이들이결코원하지않았던사랑이
맞고,이들을불편한삼각관계속으로끌어들이는“이기적인사랑”이라여겨지거든요.
“미인도”에서의신윤복은스승을이성적인대상으로사랑하지않았던것이확실하고,“쌍화
점”에서의홍림이왕에게품었던감정은사랑을알기이전의“성은”에감사하고,자신을아
껴주는왕에게보답하는신하로서의도리가主가아니었을까생각됩니다.진정한자신의
성정체성을인지하기이전의,부모의따뜻한정에굶주린이가표현할수있었던왜곡된형
태의친근감(절대사랑과는다른!)에다름아닌,일시적“파행”말이죠.
안타깝게도“미인도”에서의김홍도나“쌍화점”에서의왕은자신들의이기적인사랑을지키
기위해자신이사랑했던이들을끝내는불행의구렁텅이에던져버리고맙니다.김홍도는
신윤복의재능이아까워그녀가강무와떠나는것을말린게아니고자신이사랑했던여인
을차마놓지못해그들의사랑을갈라놓았고,왕역시자신을배신한홍림을용서할수없
어그가왕비와떠나는것을막고결국그의칼에죽음을맞고그를자신의칼로깊이베어
버렸으니까요.
하지만만약누군가가제게“이두영화중어느영화가더욱슬프고좋았나요?”라고질문을
던진다면저는주저없이영화“쌍화점”이훨씬더절절했고,감동적이었다고대답할것입니
다.그건“미인도”에서충분히느낄수없었던신윤복과김홍도의고뇌의진행과정이“쌍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