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유머의 진수인, 영화 “Burn After Reading”
BY sophia7903 ON 8. 17, 2009
참!제목부터너무재미나지않습니까?"다읽은후엔태워버려라!"이제목에서부터벌
써영화의은근한비틀림의냄새가솔솔풍기고있습니다.그만큼하잖은내용이라는이야
기인데정말영화를다보고나선너무도어이없고하잖아보이는하나의사건이포복절도
할해프닝으로보였지만결국은하나의통쾌한블랙유머였음을찐하게느끼게되고말이
지요.
2008년에만들어진이영화를왜지금에서야보게되었는지그게참으로이상한일이긴하
지만아무튼뒤늦게나마발견하게된걸무한한행운이라고생각하면서,제가평소좋아하던
조엘,에단코헨형제가만든이작품을기대감에꽉찬상태에서감상했는데요.결과적으
로역시!였답니다.
이영화에는소위말하는값비싼스타들이대거출연하고있습니다.브래드피트,조지클
루니,존말콤비치,틸다스윈톤,그리고마지막으로이영화의감독,극본,제작을맡은코
헨형제가아끼는(?그들이감독한작품에많이출연했다는이유와그녀가코헨형제중형인
조엘코헨의아내라는이유로)프란시스맥도맨드까지,화려한주인공들이포진하고있지요.
이렇게대스타들이많이나왔어도만약영화가형편없었다면이는‘빚좋은개살구’였겠지만,
사실이영화는일상에서빚어지는순간을포착하는그들의뛰어난감각과이를아주절묘하
게표현하는그들만의방식(주로암울하게비틀지만또한편으론통쾌함을곁들이는)
이아주잘녹아난작품이라고보여져대만족스러웠습니다.
늘처럼그들의작품은삶의우연성이일으키는상황을지극히유머스러우면서도냉소적
으로드러내므로우리에게웃음뒤에야릇한슬픔의여운을남깁니다.또한뭔가모자라
보이는듯한주인공들을내세워허위와허식에절어있는우리들을묘하게비틀고,우
리가추구하는가치가실은한없이보잘게없다는걸극대화시켜보여줍니다.
바로이영화에등장하는주인공들중에서서로모르게바람을피우는부부들이그렇고,남
자들에게어필하기위해자신의외모를통째로바꾸고싶어하는여자가그렇고,별대수롭지
않은발견을자신의치부의기회로삼으려는멍청한남자들이그런데,이들은하나같이어리
석고도피상적인면만이도드라지는사람들이라이영화를다보고난후에는이들이차
라리가여워지기까지하죠.
그리고이렇게복잡하게얽혀진삶의과정에서이들의생명이라는것이결국현대사회의
하나의소모품처럼아주하잖게여겨지는설정에이르러선슬픔이배가되며,지금까지
보여졌던블랙유머의진한허무를통해코헨형제가진정말하고자하는것이무엇이
었나숙고하게됩니다.한참을웃고난뒤에밀려드는서글픔은그래서더욱애잔해지며
이들의다른작품을또떠올리게만들고,그들의이야기에이미깊이중독되어버린제자신을
발견하게만들고요.
그래서때론그들의작품들이사실보다조금은과장된이야기들인듯보이기도하지만한
편으론타당성을배제할수없는우리들의적나라한현실을사실적으로반영하고있다고
여겨지기에계속그들의차기작품에귀추를주목하게되고,그들작품의매니아가되어가
는게아닐까싶습니다.그들의전작“NoCountryforOldMan”을보고난후에도느껴졌
던예리하고농밀한삶의성찰과그러한성찰들이노련한연출로빛나는걸보는기쁨,
뭐이런것에깊이중독되는것말입니다.
이영화를관람한후저는한가지마음의결정을내렸는데요.그들의작품을하나하나찾아
봐야겠단것이바로그것입니다.결코관객을실망시키지않는,않을작품들을감상하면서
좀더그들의작품세계를탐구해보고싶어졌기때문에요.더불어그들의블랙유머를
통해다시한번제자신의내면을또렷이들여다보고싶어졌기때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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